사진/야생화(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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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
풍장 58황 동 규 달개비 떼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꽃 하나하나를 들여다본다.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 보다도 하얗고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흔들리면 나비의 턱더듬이 같은 수술!그 하나에는 작디작은 이슬 방울이 달려 있다.혼처럼 박혀있는 진노란 암술그 뒤로 세상 어느 나비보다도 파란 나비!금방 손끝에서 날 것 같다.그래, 그 흔한 달개비꽃 하나가이 세상 모든 꽃들의 감촉을....상아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져풀잎 끝에서 꼭 한 바퀴 구르고 사라진다. 달개비신 술 래 장마 비 석 달 열흘을 내려도잉크 빛꿈버리지 않네그치지 않는 비 없고멈추지 않는 바람 없으니돌절구 옆 달개비도아무렴 그렇지귀를 쫑긋쫑긋 □닭의장풀닭의장풀(학명: Commelina communis)은 닭의장풀과의 한해살..
2024.08.06 -
풀잎
풀잎을 바라보며이 성 선 풀잎을 바라보며아름다운 삶을 생각한다. 이슬을 바라보며깨끗한 삶을 생각한다. 풀잎처럼맑은 눈빛으로 삶을 마치고 싶다. 물방울처럼울림의 삶으로 흐르고 싶다
2024.08.01 -
꽃양귀비
유월의 언덕 노 천 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사뭇 곱기만 한데파라솔을 접듯이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어쩐 까닭이뇨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파라솔을 접듯이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알겠다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알아듣겠다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곱기만 한데... 양귀비 꽃오 세 영 다가서면 관능이고물러서면 슬픔이다아름다움은 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안된다다가서면 눈멀고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활활타오르는 꽃아름다움은관능과 슬픔이 태워 올리는 빛이다. "거기 화단 가득히 양귀비가 피어 있었다. 그것은 경이..
2024.05.31 -
풀잎 이슬(草露)
풀잎 이슬김 병 근 침묵으로때론, 작은 우주로저 오묘한 광채로낮은 자세로 다 내려놓고 얼핏 인연 같은 한순간잠시 환하게 절정으로 눈부시다 바람결가파른 사선으로이내 간절하게 사라지는한 점의 영혼 풀잎 사람이 성 선 아침 이슬에 젖은풀잎 사람이고 싶다. 영혼 맑은 불꽃 타며세상을 비치고 흔들리는 그렇게 순수하게깨어 살고 싶다. 매일 빈 마음으로새벽을 맞아 하늘 향기 홀로 저 어두운 밤을 지키며홀로 저 짐승 소리를 듣고 가난한 잎새에별을 받으며 미명에 더욱 아프게 떨리는풀잎 시인이고 싶다. 풀잎 끝에 이슬이 승 훈 풀잎 끝에 이슬풀잎 끝에 바람풀잎 끝에 햇살오오 풀잎 끝에 나풀잎 끝에 당신우린 모두 풀잎 끝에 있네잠시 반짝이네 잠시 속에 해가나고 바람 불고이슬 사라지고그러나 풀잎 끝에 풀잎끝에 한 세상이 ..
2024.05.23 -
둥굴레 열매와 비이슬
둥굴레 김 윤 현 살아가는 일에 자꾸만 모가 나는 날은 둥근 얼굴로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너에게로 살금살금 다가서고 싶다 더 둥글게 열려있지 못해 우리 사이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은 계곡처럼 깊게 파인다. 잎을 꽃처럼 달고 사랑을 기다려보지만 내게는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았다 아직 내 사랑에는 모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꽃을 잎처럼 가득 차려 두기 위해서는 내 사랑이 더 둥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 서로 꽃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둥굴레둥굴레는 비짜루과(아스파라거스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과분꽃이라고도 하며, 학명은 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이다. 뿌리줄기는 원기둥꼴이며 굵고 긴 마디가 있고 수염뿌리가 많다. 줄기는 ..
2024.05.14 -
금낭화(錦囊花)
금낭화권 달 웅 댕기 붉은 산새 한 마리울다 갔다. 그늘진 숲에서바람이 불 때마다붉은 입술에하얀 밥풀을 물고숨어 웃는 새 며느리 같은금낭화, 며느리밥풀주머니라는 이름을 달았다. □금낭화(錦囊花) 금낭화(錦囊花, bleeding-hearts) 양귀비목 현호색과에 속하는 관속식물로 산지의 돌밭이나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금낭화의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주머니꽃이라는 뜻인 금낭화라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그간 중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왔으나, 지리산, 설악산 같은 곳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어 토착식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등처럼 휘어지고, 모란처럼 꽃이 아름다워서 등모란 또는 덩굴모란이라 부르기도 하며, 꽃의 생김새가 옛 여인들이..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