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기(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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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래정活來亭의 차향茶香을 그리며
활래정活來亭의 차향茶香을 그리며 - 조선시대 차문화의 명소 활래정 선교장의 차실인 활래정은 열화당과 함께 선교장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연잎이 무성한 연못, 소나무를 심은 인공 섬인 당주當洲, 연못에 돌기둥을 세워 연못 안으로 돌출한 누樓형식의 정자가 물 가운데 떠 있는 듯 아름답다. 선교장 뒤 언덕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송림松林은 오늘도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태장봉으로부터 끊임없이 내려오는 활수活水는 연못으로 모여든 후 경포호수로 흘러간다. 활래정으로 들어가는 월하문月下門 문설주에는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가 읊은 시가 새겨진 편액이 걸려 있다. 鳥宿池邊樹 僧鼓月下門 새는 못가의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 아래의 문을 두드린다 월하문月下門 “鳥宿池邊樹 僧鼓月下門” 새는 못가의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 아..
2013.06.14 -
(4) 사무치게 그리운 섬 독도를 가다
(4) 사무치게 그리운 섬 독도를 가다 2012.10. 19. 목요 맑음 새벽에 눈을 뜨니 5시 30분이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고 도동항으로 나간다. 휘황한 전등불이 빛나는 뱃전으로 향하니 어슴푸레 도동항이 밝아오고 있다. 오징어 회를 주문하니, 대야에 살아있는 오징어를 건져 능숙한 솜씨로 배를 갈라 내장을 적출하고 한 번에 껍질을 벗긴다. 기계에 넣으니 채가 되어 나온다. 오징어회와 초장을 구입하여 숙소에 돌아와 컵라면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한다. 오늘은 사동항에서 오후 2시30분 출항하는 독도행 배에 승선해야 하므로 봉래폭포만 가볍게 다녀오기로 한다. 폭포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풍혈, 취수장을 지나니 울울한 삼나무 숲이 나온다. 줄기가 곧게 뻗은 푸른 삼나무 숲이 아침 햇..
2012.11.06 -
(3) 아! 아! 향목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울릉 비경
(3) 아! 아! 향목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울릉 비경 2012.10. 18 목요 흐린 후 맑음 울릉 일주 노선버스에 오른다. 오늘도 어김없이 노선 버스는 2007년 개통된 울릉터널 쉬운 길로 빠져나가지 않고, 8자를 그리는 두 고가다리를 빙글빙글 돌아 올라 사동고개를 넘어간다. 버스는 해안길을 달린다. 사동항 통구미 남양항 학포항을 지나 태하터널을 지난 후 산길을 오른 후 "광서명각석문" 입구 이정표를 지나 울릉도 서북쪽 해안가로 달린다. 버스에서 내리니 100년 수령의 태하리 곰솔 숲이 반긴다. 마을에는 태하천이 흐르고 있다. 태하(台霞)는 오랜 옛날 우산국의 도읍지였다. 조선조 1883년 54명의 개척민이 첫발을 내디뎠던 곳이며, 개척 초기 울릉도의 치소(治小)가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솔숲이 우..
2012.11.02 -
(2)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성인봉을 오르다
(2)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성인봉을 오르다 2012. 10. 17 화요 흐린 후 비 우리나라 동해의 끄트머리에는 두 개의 섬이 있는데 울릉도와 독도이다. 울릉도는 신생대 제3기와 제4기에 있었던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鐘狀火山의 정상부로, 조면암. 안산암.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두화산맥이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동해상에 울릉도를 솟게 하고, 그 여세를 몰아 동남 해상에 독도를 비롯한 많은 화산을 분출시켰다. 울릉도는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5각 형태로 형성되어 있다. 섬의 중앙부에는 최고봉인 성인봉(986.7m)이 있고, 그 북쪽 비탈면에는 칼데라화구가 무너져내려 생긴 나리분지·알봉분지가 있다. 나리분지 안에는 중앙 화구구(火口丘)인 알봉(卵峰·538m)이 있다. 중앙에 있는 알봉을 중앙 화구구로 ..
2012.10.28 -
(1) 석향(石香)이 손짓하며 반기는 울릉도 도동항
울릉도. 독도를 찾아서 (1) 석향(石香)이 손짓하며 반기는 울릉도 도동항 2012. 10. 16 화요 맑음 울릉도(鬱陵島) 오 세 영 밝음을 지향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빛을 좇아 이렇듯 멀리 동으로 동으로 내달았을까. 밝음을 사랑하는 마음이 또 얼마나 애틋했으면 청정한 해류 따라 이렇듯 먼 대양에 이르렀을까. 그 순정한 사념(思念) 변함없이 받들기 위해서 뜻은 한 가지로 높은 데 둘이니 너를 만나기 위함이라면 동해 거친 격랑에 몸을 맡겨 세상의 그 오욕칠정(五欲七情)을 모두 비워야 비로소 가능하구나. 신(神)이 이 지상에 떨어뜨린 한 알의 진주처럼 국토의 순결한 막냇누이여.. 울릉도여. 육지라면 언제라도 배낭 메고 훌쩍 떠날 수 있지만, 아내가 가장 가 보고 싶어 하는 울릉도 독도 탐방은 그리 ..
2012.10.25 -
(9) 허왕후의 신행길을 찾아서
(9) 허왕후의 신행길을 찾아서 2012. 3.24. 맑음 간밤에는 깊은 잠을 잤다. 이른 새벽 일어나 밖을 나서니 몸이 새털처럼 가볍다. 쾌청한 하늘과 새벽의 맑은 바람이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애송하는 시 조태일 시인의 '국토서시(國土序詩)'를 읊조리며 오늘 또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국토서시(國土序詩) 조 태 일 발바닥이 다 닳아 새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가락 속을 거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버려진 땅에 돋아난 풀잎 하나에서부터 조용히 발바둥치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이름도 없이 빈 벌판 빈 하늘..
201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