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기/駕洛國의 편린을 찾아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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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허왕후의 신행길을 찾아서
(9) 허왕후의 신행길을 찾아서 2012. 3.24. 맑음 간밤에는 깊은 잠을 잤다. 이른 새벽 일어나 밖을 나서니 몸이 새털처럼 가볍다. 쾌청한 하늘과 새벽의 맑은 바람이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애송하는 시 조태일 시인의 '국토서시(國土序詩)'를 읊조리며 오늘 또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국토서시(國土序詩) 조 태 일 발바닥이 다 닳아 새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야윈 팔다리일망정 한껏 휘저어 슬픔도 기쁨도 한껏 가슴으로 맞대며 우리는 우리의 가락 속을 거닐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버려진 땅에 돋아난 풀잎 하나에서부터 조용히 발바둥치는 돌멩이 하나에까지 이름도 없이 빈 벌판 빈 하늘..
2012.05.02 -
(8)불모산 장유암을 찾아서
(8) 불모산 장유암을 찾아서 2012. 3.23 흐리고 비 05:30 외동에 있는 숙소를 나서니 해가 뜨기 전이라 깜깜하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진다.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장유행 시내버스에 오른다. 한참을 달려 장유면 대청 1교를 지나 갑오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부귀를 뜬 구름같이 보고 티끌세상을 초연하여 불모산으로 들어가 장유(長遊)하여 나오지 않으므로 장유화상으로 부르게 된, 아유타국 태자이며 허황옥의 오빠인 허보옥이 창건했다는 장유암을 찾아가는 길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갑오마을 아파트 앞에서 장유암 도로 표식을 따라 1시간 정도 걸으니 대청계곡 입구에 장유암(4.5km) 이정표가 보인다. 입구 빗돌에는 " 이곳으로..... 살다보면 언덕도 있을 거야 어디가 길인지도..
2012.04.29 -
(7) 神魚가 遊泳하는 가락 고찰 銀河寺
(7) 神魚가 遊泳하는 가락 고찰 銀河寺 2012. 3. 22 흐리고 비 새벽 숙소를 나서 금관가야 최대의 생활 유적지인 봉황대를 찾아 나선다. 복원한 해상 포구에는 나룻배가 매어 있고, 고상가옥들이 수면에 반영되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망루를 지나 구릉에 오르니 황세장군과 여의낭자의 전설과 관계된 황세바위가 보인다. 봉황대에 오르니 돌덩이가 널브러져 있다. 나무들에 둘러싸여 조망이 시원하지 않다. 여의각, 그리고 가야시대의 주거지를 복원한 고상가옥을 지난다. 여기저기 내려가는 길이 많아 새벽 산책 중인 사람에게 수로왕릉 가는 길을 물어본다. "어디에서 오셨어요?" "서울에서 왔습니다." "혼자 오신 것 같아요?" "예, 옛 가락국 답사여행을 다니는 중입니다." "그렇군요. 여행은 혼자 다녀야 ..
2012.04.20 -
(6) 용이 누운 듯, 하늘을 나는 듯 - 金海臥龍梅를 찾다
(6) 용이 누운 듯, 하늘을 나는 듯 - 金海臥龍梅를 찾다 와룡매를 찾아 김해경전철 박물관 역에 내린다. 앞을 바라보니 눈앞에 해반천이 흐르고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김해천문대와 분산성이 선명하게 보인다. 쾌청한 날씨다. 다리를 건너 약 200여 미터 걸어가니 김해건설고등학교가 나온다. 교문을 들어서니 본관가는 진입로 양쪽으로 매화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진입로 왼편으로 들어서니, 꿈틀거리는 용이 누운 듯, 하늘을 나는 듯 와룜매가 군락을 이루어 줄지어 서 있다. 이 와룡매는 수령이 100여 년 된 고매(古梅)다. 꽃망울만 가득 매단 와룡매도 있고, 꽃이 만개하여 흰 눈이 덮은 듯 보이는 와룡매도 있다. 만개하여 어울려진 홍매 백매가 황홀하고, 활짝 핀 만첩홍매는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꿀을..
2012.04.12 -
(5) '아요디아'의 雙魚紋 - 神魚
(5) '아요디아'의 雙魚紋 -神魚 삼랑진읍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이다. 부산 구포행 열차에 오른다. 삼랑진에서 원동 물금의 철길은 낙동강변 깎아지른 벼랑을 달리는 그림 같은 풍경이 있는 곳이다. 옛 영남대로 잔도(棧道)인 '작원잔도'와 '황산잔도'에 철길이 나 있다. 어제 늦은 오후 원동역에서 삼랑진 올 때는 낙동강 물 등 위로 석양이 금빛 되어 부서졌는데, 오늘 삼랑진에서 구포로 갈 때는 은빛이 부서지고 있다. 강변의 풍경이 느리게 왔다가는 쏜살같이 사리 지곤 한다. 낙동강 풍광을 보며 상념에 잠기는 동안 열차는 구포역을 들어서고 있다. 구포역에서 부산 전철로 갈아타고 , 대저역에서 다시 김해 가는 경전철로 환승한다. 한참 후 경전차는 가야의 古都 김해 고층아파트 숲으로 들어서 달리더니 이내 박..
2012.04.12 -
(4) 萬魚石의 맑은 종소리 들리는 萬魚寺
(4) 萬魚石의 맑은 종소리 들리는 萬魚寺 - 낙동강 철길 옆의 원동 매화마을을 찾다 만어사 가는 길목에 있는 낙동강 철길 옆의 원동 매화마을을 찾기로 한다. 13:00시 통도사 신평터미널에서 양산행 버스에 승차한다. 양산에서 "원동역 가는 버스로 환승하려면 이 정류장에서 내리세요"라고 버스 기사가 친절히 알려준다. "버스시간은 잘 모르겠고 기다리면 온다"고 한다. 버스 오기를 무작정 기다려야 하나 하고 생각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니 정류장 내에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이 보인다. 알림판에는 '40분 후 도착' 불이 들어왔다. 원동마을 행 버스에 승차하니 물금을 지나 굽이굽이 마을을 돌아 1시간 여 걸려 원동초등학교에 앞에 도착한다. 원동역에 가서 삼랑진 가는 무궁화 열차 시간을 문의하니, 아예 역무원이 ..
201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