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걷는 길/대청봉 표지석은 잘 있더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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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폭풍 한설에도 대청봉 표지석은 잘 있더이다
(3) 폭풍 한설에도 대청봉 표지석은 잘 있더이다 2013. 12.31 화요 대피소에서 딱히 할 일이 없어 저녁 6시부터 침상에 자리 펴고 누웠다. 전전반측 깨었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동짓달 기나긴 중청대피소의 밤을 보냈다. 산님들의 부산한 소리로 잠에서 깨어난다. 밖에 나갔다 온 옆의 산님이 전하기를, "국립공원직원 말에 의하면 오늘 일출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일출이 되든 안되든 세찬 바람이 불어 눈보라가 휘날리는 상고대 핀 산길을 따라 산님들이 줄줄이 대청봉을 오른다. 걸음을 떼어 놓을 때마다 바람에 몸이 휘청거린다. "폭풍 한설에도 나 여기 잘 있소" 하는 듯 상고대가 허옇게 핀 대청봉 표지석이 우뚝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미 대청봉에는 수많은 산님들이 동해를 향해 서서 일출을 기다리고 ..
2014.01.13 -
(2) 흰 연꽃으로 피어난 불뇌보탑佛腦寶塔
(2) 흰 연꽃으로 피어난 불뇌보탑(佛腦寶塔) 2012.12.30 월요 뒤척이다 잠이 들었나 보다. 코펠 덜거덕거리는 소리에 퍼뜩 눈을 뜬다. 배낭 꾸려 구곡담 계곡 길에 들어 대청봉을 향한다. 모두 하얀 눈을 머리에 인 적막한 산길이다. 박두진 시인의 '설악부雪嶽賦'가 생각난다. 설악부雪嶽賦 1 부여안은 치맛자락 하얀 눈바람이 흩날린다. 골이고 봉우리고 모두 눈에 하얗게 뒤덮였다. 사뭇 무릎까지 빠진다. 나는 예가 어디 저 북극이나 남극 그런 데로도 생각하며 걷는다. 파랗게 하늘이 얼었다. 하늘에 나는 후우 입김을 뿜어본다. 스러지며 올라간다. 고요--하다. 너무 고요하여 외롭게 나는 태고! 태고에 놓여 있다. 2 왜 이렇게 자꾸 나는 산만 찾아 나서는 겔까? -- 내 영원한 어머니... 내가 죽으면 ..
2014.01.11 -
(1)수렴동을 오르며
(1) 수렴동을 오르며 2013.12.29 일요 백담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산길은 눈에 덮여 있다. 백담계곡에 가로 놓인 강교江橋를 건너 소나무 빽빽한 은선도를 굽어보며 가파른 언덕을 넘는다. 원교를 지나니 '內雪嶽百潭寺' 일주문이다. 마음을 닦는 다리, 수심교修心橋를 건너 금강문을 들어선다. 백담다원 앞 뜰 담장가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진 빗돌이 있다. 李聖善 詩碑 나 죽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저 물 속에는 산그림자 여전히 혼자 뜰 것이다 이성선 / 山詩. 30 나 없는 세상 설악의 품에 안겨 설악산과 더불어 살다 간 설악의 시인 이성선 산. 별. 나무. 달과 함께 수행자로 살았던 시인 이성선 그의 시에서는 산내음이 난다. 그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고 눈이 푸르러진다. 겨울산 산시 13 겨울 ..
20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