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걷는 길/지리산 둘레길을 걷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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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당매는 오늘도 푸른데 솔거가 그린 유마상은 어디로 갔는가
(5) 정당매는 오늘도 푸른데 솔거가 그린 유마상은 어디로 갔는가 (청계마을-단속사지-원정마을-운리마을-백운동계곡-마근담-사리) 2012. 7. 12. 목요 맑음 어젯밤, 바람 한 점 없는 습한 방에 모기향을 피어놓고, 잠자리에 누워 우중 산행을 떠 올리며 이리 뒤척 저리 뒤 척하였다. 웅석봉에서 어천 방향 길로 하산하다 임도를 만나 청계능선을 넘고 웅석남능선 기슭 임도 따라 운리 탑동마을 단속사지로 비를 맞으며 걸어 내려왔던 산행길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스쳐갔었다.. 쏟아지는 장대비 속을 임도가 아닌 험한 산길을 내려오던 중간이었다면 낭패할 번 하였다. 인생이든 산행이든 길을 찾아 걸어갈 때에는 어려움에 처할 때가 있음을 일깨워 준다. 꼭두새벽 알람벨이 울려 일어나 행장을 꾸린다. 덜 마른 옷, 축축한 ..
2012.09.04 -
(4) 산 정상에서 곰이 떨어져 죽은 웅석봉(熊石峰)
(4) 산 정상에서 곰이 떨어져 죽은 웅석봉(熊石峰) (내리 한밭마을-지성마을-지곡마을-지곡사-선녀탕-왕재-웅석봉-청계임도-탑동마을-단속사지-청계마을) 2012. 7. 11. 수요 비 비 내리는 소리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게 한다. 전나무에 비 내리는 소리는 가슴을 적신다. 아련한 빗소리 들으며 전전반측하다 밤늦게 잠이 들었다. 방 덧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에 퍼뜩 잠을 깬다. 시간을 보니 새벽 6시다. 문을 열고 방을 나서니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젊은 주인이 나오며 "비가 많이 내리니 식사하시고 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천천히 가셔도 돼요"하며 인사한다. 서울에 살다 귀농한 젊은 부부가 화목하게 사는 곳이다. 집안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안 간 곳이 없다. 허름한 농가 집 내부를 공방같이 아름답게 ..
2012.08.28 -
(3) 수수께끼의 돌무덤 전 구형왕릉을 찾아서
(3) 수수께끼의 돌무덤 전 구형왕릉을 찾아서 (세동마을-구형왕릉-왕산-쌍재-수철-지막-평촌-대장-옥산-내리 한밭마을) 2012. 7. 10. 화요 맑음 흐림 새벽 5시에 숙소를 나서 세진대를 향하여 언덕길을 오른다. 법화산 능선이 운무에 묻어 있다. 다랭이 논배미에는 벼가 새파랗게 자라고 있다. 세진대(洗塵臺) 너럭바위 위에는 수령 400년의 커다란 소나무가 우뚝 서서 법화산과 엄천강, 용유담을 굽어보고 있다. 소나무 쉼터, 너럭바위 또는 세진대(洗塵臺)라 불린다. 1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 축 처진 소나무 가지를 손으로 들추며 지나다녀야 한다. 바위 끝은 낭떠러지인지라 발길이 조심스러워진다. 너럭바위 오른쪽 바위에는 '洗塵臺'라 새겨져 있다. 축 처진 소나무 가지 사이 바라보니 멀리 운무가..
2012.08.25 -
(2) 다랭이논과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걷다
(2) 다랭이논과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걷다 (매동마을-중황마을-상황마을-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의중마을-벽송사-송대마을-세동마을) 2012. 7.9 월요 맑음 새벽 4시 30분 출발하기 일어나 행장을 수습하고 밖을 보니 깜깜하다. 어슴푸레 날이 밝아야 할 시각인데도 산속 마을이라 깜깜하다. 5시 가까이 되어 민박집을 나서 매동마을 둘레길을 걷는다. 언덕에 올라 앞을 바라보니 지리산 자락 마을과 산들이 운무에 묻혀 있다. 매동마을은 마을의 형국이 매화꽃을 닮아 매동(梅洞)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뒷산 기슭은 온통 고사리밭이다. 멀리 피어 오르는 새벽 운무를 즐기고 있는데 민박집 할머니가 걸어 올라오신다. "이른 새벽 어디 가십니까?"하고 물으니, 고사리를 꺾기 위해 밭으로 간다 한다. 매동마을에..
2012.08.15 -
(1) 노란 매화가 무리지어 피는 황매암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머리말 '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전남. 전북. 경남), 5개 시. 군(전북 남원시 43km, 경남 함양군 22.9km, 산청군 51.2km, 하동군 77.6km, 구례군 76.8.km) 총 271.5km (지선 14.9.km포함)로, 117개 마을을 지나는 22개 코스( 2개 지선 포함)로 이어져 있다.'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자락의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 또한 지리산 자락의 숱한 역사의 흔적과 문화를 볼 수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속살과 마주치며 걷는 길이기도 하다. 람천 뚝길 따라 걷는다. 산 능선위로 흰구름이 피어오른다. 황매 속에 핀 선화를 그리며 황매암 石泉의 맑은 물을 마신다. 장항마을을 굽어보고 있는 노루목 당산 소나무 쳐진 푸른 솔가지에는 무..
201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