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15)
-
갈대
갈대박 두 진 갈대가 날리는 노래다.별과 별에 가 닿아라.지혜(智慧)는 가라앉아 뿌리 밑에 침묵(沈默)하고언어(言語)는 이슬방울,사상(思想)은 계절풍(季節風),믿음은 업고(業苦)사랑은 피 흘림,영원(永遠) - 너에의손짓은하얀 꽃 갈대꽃.잎에는 피가 묻어,스스로 갈긴 칼에선혈(鮮血)이 뛰어 흘러,갈대가 부르짖는 갈대의 절규(絶叫)다.해와 달 해와 달 뜬 하늘에 가 닿아라.바람이 잠자는,스스로 침묵(沈默)하면갈대는 고독(孤獨). 수필(隨筆) 마른 갈대김 순 경 고개 숙인 마른 갈대가 강가에 서 있다. 아직도 강변 찬바람을 받으며 투구를 쓴 병사들처럼 줄지어 강어귀를 지키고 있다. 한겨울 바닷바람에 명태처럼 바짝 말랐지만 물기 하나 없는 빈 껍데기 이삭과 누런 줄기는 자리를 뜰 줄 모른다.갈대는 대나무가 ..
2024.11.24 -
찔레꽃 열매
찔레꽃 열매는 눈 속에서 더 붉다김 종 해 찔레꽃 열매는 눈 속에서 더 붉다바람에 날려흰 꽃잎 다 떨어지고꽃잎 매달린 자리오늘은 별들이 내려와 매달려 있다한번 바람 부니까지난봄 간 곳 없고사람이 살다 간 자리아슬하게 벼랑만 남아 있다붉은 열매 떨어진 자리오늘은 눈이 흰 꽃잎 오려 붙인다 찔레꽃 김 근 이 피었네!반갑게 인사했는데어느새 가고아쉬운 듯여린 열매만 매달렸다 다가가 덥석 안아 보기엔너무 청아하여멀찌감치 서서바라만 본 꽃잎 바람 앞에서는너무도 여린 잎 새자꾸만 눈물방울처럼떨어져 내리던그리움.... 찔레꽃의 전설최 영 희 봄이면 산과 들에하얗게 피어나는 찔레꽃고려시대 몽고족에공녀로 끌려간찔레라는 소녀가 있었다네십여 년 만에 고향 찾은 찔레 소녀흩어진 가족을 찾아산이며 들이며 헤매다죽고 ..
2024.11.19 -
갈대, 달뿌리풀, 물억새
□갈대 갈대천 상 병 환한 달빛 속에서갈대와 나는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안타까움을 달래며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갈대와 나는눈물에 젖어 있었다. 갈대의 춤이 홍 섭 잎을 다 던져버린 나무들이야말로흐르는 강물의 비밀을알 것 같으다사시사철 푸르른 잎 튀웠던나무들이야말로강물의 끝을 이야기해 줄 수있을 것 같으다 그러나, 온몸의 피다 던져버린 갈대의 춤은얼마나 외로우리바람 불면 우거지는슬픔의 면적은또한 얼마나 넓으리강물 흐르다 멈춘 자리에나를 멈추어 세우고정신없이 바라보는저 황홀한 춤 □달뿌리풀 □물억새억새꽃이 재 환 흰머리 휘날려도멋진 모습 변함없고억새 슬피 울면서도찾는 이 반겨주네 바람에 흔들려도비가 내려도쓰러지지 않는억척스러운 억새꽃 억새최 원 해 저물녘흰..
2024.11.15 -
열매
열매오 세 영 세상의 모든 열매들은 왜 모두둥글어야 하는가.가시나무는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날카롭지만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뾰족하지만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모가 나지 않는다. 덥석한 입에 물어 깨무는탐스런 한 알의 능금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을이 오면김 용 석 나는꽃이에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벌에게 주고 향기는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잃은 건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솔방 : 몽땅, 모두, 전부 등의 의미인 경상도 말 홍시윤 효감나무 가지 끝에홍시 하나가까치밥으로남아 있었..
2024.11.10 -
삿갓나물
삿갓풀 김 승 기 무슨 업보를 지었는가틔우는 잎마다삿갓으로 하늘 가리우고피워 올리는 꽃돌리는 바람개비 몸짓마다짙은 피비린내를 뿌리는가흐르는 구름도 멈추어노을로 확 번지는가하늘에 피를 묻혔으니삿갓으로 가릴 수밖에인과응보는 사람에게나 있는 줄 알았는데아마도 전생에 사람이었나 보다이제는 풀어야지외다리로 버티고 선 땅고달프겠지만어둔 숲 속 불을 밝히는 사랑으로전생의 업보이생에서 모두 다 풀어놓아야지 □삿갓나물백합목 백합과에 속하는 관속식물이다. 산지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줄기는 길고 땅위줄기는 길이 30cm쯤이다. 잎은 피침형, 좁고 긴 타원형 또는 넓은 피침형이고 줄기 끝에 6~8장이 돌려나며 양 끝이 뾰족하고 길이 3~10cm, 너비 1.5~4.0cm이다. 꽃은 5~7월에 돌려나는 잎의 ..
2024.11.02 -
매발톱
매밥톱꽃김 순 남 나무와 풀과 야생으로 살던매발톱이 오늘은 나에게로 다가와 손뼉치며 볼 만지며 저리도색깔 고운 꽃 잔치 벌이는데 발톱에 날 세워 제아무리 할퀴어도거긴 그저 허공일 뿐 누구라, 눈 돌리랴붉거나 노랑이거나 자주(紫朱)거나 잎은 잎대로 자연처럼자유로운 바람으로 흔들리나니 매발톱김 승 기 무얼 잡으려고 허공을 움켜쥔 채내려놓을 줄 모르느냐 그렇게 손톱 발톱을 치켜세운다고잡혀지는 허공이더냐 누구보다도 어여쁜 미모와찰진 꿀을 지녔으면서도무엇이 모자라서 베풀 줄 모르느냐 독(毒)을 약(藥)으로 어우르며 살아야행복한 삶이거든 발톱 속에 감춘 꿀벌 나비에게 마저도 내어주기 싫었더냐 움켜쥘수록 물살같이 빠져나가는 바람을보면서도 그래야 된다는 운명이라더냐 가진 것 없어도 함께 베풀며 사는생명이 많아야..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