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느티나무가 지키는居頓寺址
천년 느티나무가 지키는居頓寺址 묵은 침묵은 하늘을 무수히 오르내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바람과 재잘대는 물소리에나뭇가지들이 가볍게 흔들리고 깨어진 기와조각 몇개와 세월이 반은 가져가버린 주춧돌의 흔적. 옛날에는 규모가 잘갖추어진 절이었나 보다. 봄에는 진달래만발하고 가을엔 단풍들이찬란하게 피어 옛날에는 무척아름다운 절이었나 보다. 사계절 한 번도 색 변할리 없는 단청과 법당 벽에는 훌륭하게그려진 관세음보살상이 그려져 있었을지도몰라. 바람이 오동나뭇잎을쓸어내는 겨울밤엔 처마의 풍경 소리가하늘을 이고 와서 번뇌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염불 소리는 고향 가듯풀숲으로 다가와서는 흐르는 물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리고 이제 수억겁 고독의 시간을지 내와서도 언제나 푸름을피워내는 푸른 산 둘레를 바라보고 있다..
201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