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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꽃
참 오래 걸렸다박 희 순 가던 길잠시 멈추는 것어려운 게 아닌데 잠시 발 밑을 보는 것시간 걸리는 게 아닌데 우리 집마당에 자라는애기똥풀 알아보는데아홉 해나 걸렸다. 마음을 비우는 시이 해 인 차창 밖으로 산과 하늘이언덕과 길들이 지나가듯이우리의 삶도 지나가는 것임을 길다란 기차는연기를 뿜어대며 길게 말하지요 행복과 사람근심과 걱정미움과 분노 다 지나가는 것이니마음을 비우라고큰 소리로 기적을 울립니다.
15:30:39 -
수양(垂楊)벚꽃
수양 벚꽃안 중 태 그대는 머리 길게 늘어 뜨리고이토록누굴 기다릴까 봄바람 향기로머리 감고 4월 청명 하늘은 푸른데고운 님은 오질 않네 님 기다리는 마음봄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그리움의 무게 이기지 못해속은 타 들어가는데 햇살은벚꽃잎에 살포시 내려앉아얼굴 문지르며 위로하고 수줍은 듯 고개 숙인내 누이 같은수양 벚꽃이어라
2025.04.13 -
보름달, 초승달, 그믐달
보름달 기도이 해 인 둥근달을 보니내 마음도 둥글어지고마음이 둥글어지니나의 삶도 금방 둥글어지네 몸속까지 스며든달빛에 취해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노래를 하고 온 우주가 밝아지니나의 기도 또한 밝아져서웃음이 출렁이고또 출렁이고 달함 민 복 보름달 보면 맘 금세 둥그러지고그믐달과 상담하면 움푹 비워진다 달은 마음의 숫돌 모난 맘환하고 서럽게 다스려주는달 그림자 내가 만난서정성이 가장 짙은 거울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보름달을 그 달의 특징과 연관 지어 부르는 달 별명을 지었다 1월 - 울프문(Wolf Moon) : 추운 겨울 먹이를 찾아 서성이는 늑대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시기2월 - 스노문(Snow Moon) :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시기3월 - 웜문(Worm Moon) : 따뜻해지면서 땅..
2025.04.05 -
물억새
억새 꽃 그리움이 원 문 석양의 은빛 물결하늘에 닿은 듯수놓은 새털구름내려앉는다 높았던 파란 하늘구름 헤친 높은 하늘가을 하늘은 그렇게억새꽃을 못 잊는지 억새밭의 새털구름석양에 안기고은빛 잃은 억새꽃그 노을 바라본다 강과 억새추 창 호 마음이 울적할 뗀 강가에 나가보자강물의 품속으로 물새 떼 날아들고그 옆엔 억새 한 무리 긴 겨울을 가고 있는 사나운 바람들이 시위하듯 불어오고회색빛 하늘이 사방을 들쑤셔도한때의 난감한 고난 물 흐르듯 흐를 진데 무엇을 탓할 것인가 굴곡 많은 인생길가슴과 가슴을 잇대 한 세월 견디고 있는억새의 깊은 속내에 펼쳐 든 꿈의 길을 그리움도 기다림도 사람이 하는 일짱짱한 햇살 내릴 내일을 그려 가며무작정 걸어도 좋을 강가를 걸어보자 □물억새 전국의 강가나 습지에 자라는 사초..
2025.04.05 -
화천 조경철천문대 밤하늘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조 병 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그 말과 만나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시의 들판이 될 때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나의 하늘이널 생각하는 말로 가득히 차서그게 반짝이는 넓은 별밤이 될 때난 행복했다 행복을 모르는 내가그 행복을 네게서 발견하여어린애처럼 널 부르는 그 목소리가바람이 되어기류(氣流) 가득히 네게 전달이 될 때난 행복했다 아, 그와 같이 언제나먼 네가 항상 내 곁에 있는 생각으로그날그날 적적히 보낼 때공허(空虛)처럼 난 행복했다 "어쩌면 나는 광대한 우주의 모래밭에서 한 줌도 되지 않는 모래를 손에 쥔 채 노니는 어..
2025.03.25 -
어느 날의 동해 해변
바다로 가면박 인 혜 거센 파도를 내며온몸으로 울면서도바람이 쉼 없이 달리는 것은동쪽 끝의 빛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바다는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있었다 적은 가슴 바다에 담그면넓은 마음 내게 보여 주었지폭풍을 뚫고 가는 그곳에는새벽 별이 먼저 기다리고 있다 산맥과 파도도 종 환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능선에 눈발 뿌려 얼어붙을수록산은 더욱 꼿꼿하게 아름답다눈보라 치는 날들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놓은외설악의 저 산맥 보이는가모질고 험한 삶을 살아온 당신은그 삶의 능선을 얼마나 아름답게 바꾸어 놓았는가험한 바위 만날수록 파도는 아름답다세찬 바람 등 몰아칠수록파도는 더욱 힘차게 소멸한다보이는가 파도치는 날들을 안개꽃의터져 오르는 박수로 바꾸어 놓은 겨울 동해바다암초와 격랑이 많았던 당신의 삶을당신은 얼..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