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 아! 향목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울릉 비경

2012. 11. 2. 11:21도보여행기/울릉도 독도를 찾아서

(3) 아! 아!  향목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울릉 비경

       2012.10. 18   목요  흐린 후 맑음

 

울릉 일주 노선버스에 오른다.

오늘도 어김없이 노선 버스는 2007년 개통된 울릉터널 쉬운 길로 빠져나가지 않고, 8자를 그리는 두 고가다리를 빙글빙글 돌아 올라 사동고개를

넘어간다.

버스는 해안길을 달린다.

사동항 통구미 남양항 학포항을 지나  태하터널을 지난 후 산길을 오른 후 "광서명각석문" 입구 이정표를 지나 울릉도 서북쪽 해안가로 달린다. 

버스에서 내리니 100년 수령의 태하리 곰솔 숲이 반긴다. 

마을에는 태하천이 흐르고 있다.

 

태하(台霞)는 오랜 옛날 우산국의 도읍지였다.

조선조 1883년 54명의 개척민이 첫발을 내디뎠던 곳이며, 개척 초기 울릉도의 치소(治小)가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솔숲이 우거진 담장 안으로 들어서니 소나무 사이로 성하신당(聖霞神堂)이 보인다.

그 안을 보니 용모가 수려한 동남동녀(童男童女)가 모셔져 있다.

성하신당은 울릉도의 대표적인 성황당이다

매년 음력 3월 1일에 제사를 지내며 풍어, 풍년을 기원하고  배를 새로 만들어 처음 바다에 띄울 때 반드시 와서 빈다고 한다.

이 성하신당에는 조선 태종 때 울릉도 거주민을 육지로 이주시킬 당시 희생당한 동남동녀에 관한 슬픈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조선 태종 때 김인우는 울릉도 안무사를 명받아 울릉도 거주민을 육지로 이주시키기 위하여 병선 2척을 이끌고 이 곳 태하동에 도착했다. 관내 전역에 대한 순찰을 마치고 출항을 위해 잠을 자던 중 해신이 현몽하여 일행 중 동남동녀 2명을 이 섬에 남겨두고 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고 출항을 명령했다. 그러자 갑자기 풍파가 일더니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었다. 안무사는 문득 전날 꿈이 떠올라 일행 중 동남동녀 2명을 섬에 남겨두고 무사히 육지로 돌아갔다. 몇 년 뒤 다시 울릉도 안무사의 명을 받고 태하리에 도착하여 수색을 했는데, 그 때 유숙하였던 곳에는 동남동녀가 꼭 껴안은 형상으로 백골화되어 있었다. 안무사는 동남동녀의 고혼을 달래고, 애도하기 위해 그 곳에다 사당을 지어 제사지내고 돌아갔다. 매년 음력 3월 1일에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내며 풍어, 풍년을 기원하고, 처음 배를 띄울 땐 반드시 여기에서 제사를 올려 해상작업의 안전과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지금의 관례가 되었다.

 

솔 숲 담장 앞에 세워진 之岸 이기애 시인의  "성하신당 童男童女" 시가 가슴에 와닿는다.

 

성하신당 童男童女

 

사랑의 힘으로

 

 

격랑의 세월 건너가는 이여, 그렇게

 

돌아와 섬이 되는 이여

 

목을 놓고 우짖는

 

저 파도소리

 

누구의 전생인가

 

그날 그날 피어나는 꽃잎이거나

 

단 한번의 낙화에도

 

홀연히 번져나는

 

저 향기는 또

 

누구의 슬픔인가

 

다만 童男童女 우리 주검은

 

발원의 지극한 불길 되어 다시 살아나느니

 

사람아

 

우리에겐 이처럼 사랑이 있어

 

추위와 굶주림과 두려움

 

벗어나 있어

 

여기, 전설의 힘으로 지어진

 

영혼의 처소에서

 

칠 흑 어둠을 지나서도 길길이 뛰는 바다 

 

그 깊이를 다스린다

 

수령 100년의 곰솔 숲

 

성하신당 담장 안에 곰솔이 빼욱하다

 

곰솔 숲 속에 있는 성하신당

 

성하신당에 모셔져 있는 용모가 수려한 동남동녀

 

샘물

 

해안가로 나가는 태하천변에는 오징어 덕장이 이어져 있다.

마을 사람들이 오징어를 대나무에 꿰어 연실 덕장에 내다 건다.

신선한 바닷바람과 낮과 밤의 적당한 온도차, 이것이 우리의 입맛에 맞는 오징어 육질을 생성하게 하는 요건인 모양이다.

태하리 마을의 오징어 덕장

오징어  /  박 인 걸

 

조상의 죄가 얼마나 무거우면
자자손손이 갈고리에 찍혀
칼날에 창자까지 척출당한 채
십자가 형만큼 참혹한
덕장에 엮인 채로 매달려
낯 볕에 오그라들고
밤이슬에 뒤틀리면서
한 장의 양피지처럼
짜부라진 운명이 되었는가.
무한한 생육과 번성을 꿈꾸며
제제(濟濟) 없는 자유의지로
통제받지 않던 자율이
유혹 앞에서 허물어져서일까.
미끼에 숨은 바늘을
아무런 경계 없이 집어삼킨 것이
선악과를 따 먹은 하와처럼
후손 대대에 원죄가 되어
대물림을 하는 것일까
우매한 집단이여
깨우칠 길 없는 서글픔이여
낚시 바늘을 경계하라는
경고문을 붙일 길 없어 괴롭다.

 

바닷바람이 시원히 불어오는 해안가에 다다르니 멀리 해안 절벽 앞에 설치된 나선형 계단과 철제 다리가 보인다.

 

태하는 원래 황토가 많이 났다고 하여 하여 황토구미라고 부르는 마을이다.

해안가 절벽 아래에 파인 굴 안 바위 벽 일부는 주황색에 가까운 황토로 덮여 있다.

동굴 안은 자잘한 돌이 깔려 있고 돌을 쌓아 만든 돌탑들이 가득하다.

 

조선 조정은 울릉도 개척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수토(搜討) 정책을 유지했다. 왜구의 침입이 빈번해져 울릉도 주민을 모두 육지로 이주시키고 관리를 파견해 순찰케 하였는데, 조정에서는 삼척영장을 수토관(搜討官)으로 임명해  3년에 한 번씩 이 섬에 주기적으로 순찰하게 하였는데 그 순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곳의 황토와 향나무를 증거물로 바치도록 하였다고 한다.

 

황토구미 전설

삼척의 어느 사또가 관기를 데리고 선유놀이를 갔다가 급작스러운 돌풍을 만나 이 울릉도에 표착하게 되었다. 그 당시 이 섬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다. 준비된 식량이 있을 리 만무한 이곳에서 모두가 굶주림에 허덕이게 되었다. 이리저리 먹을 것을 구하려 헤매었으나 먹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가 허기에 지쳐 있었는데, 그중 누군가가 황토를 발견하고, 궁한 나머지 이 흙이라도 하고는 입에 조금 넣어 씹어 보았더니 그런대로 먹을만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흙을 먹고 모두가 연명을 했는데, 먹어 본 그 맛이 모두가 다르더라고 해서 이곳을 가리켜 황토구미라고 불렀다고 한다.

 

해안 산책로로 가는 나선형 계단과 철제 다리

 

황토굴 전체 모습

 

황토굴

 

하늘은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와  뒤덮이기 시작한다.

태하향목관광 모노레일을 타고 향목 전망대에 가기 위해 매표소에 들르니 먼저 해안산책로를 둘러보고 오라고 한다.

생각건대 사람이 더 모이면 운행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해안산책로를 가기 위해 나선형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한 번 돌아 오를 적마다 해안의 풍광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올망 졸망한 첩첩의 산들이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로 인하여 신비로워진다.

철다리를 건너 해안 절벽을 돌아 나가니 강풍이 휘몰아친다.

모자 턱 끈을 바짝 조인다.

파도가 몰려와 해안가 바위에 부딪쳐 흰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고, 검은 바위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며 스러진다.

바위를 때리는 철썩철썩 들려오는 해조음(海潮音)을 들으며 강풍 속을 걸어 해안 산책길 절벽을 돈다.

무리 지어 해맑게 핀 왕해국

울릉도 바닷가에 자라는 해국은 꽃이 크고 빛깔도 선명한 왕해국이다.

털로 덮인 주걱 모양의 잎은 줄기에 촘촘히 나 있고 꽃대도 나지막하여 해풍에 능히 견딜 수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가파른 암벽의 척박한 바위틈에서 자라는 해국이 더 맑고 기품이 있어 보인다.

 

 해국    /   김 근 이
바다만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수평선을 사모하여
다가갈 수 없는 그곳에
그리움을 심어 놓았습니다
바위틈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봄여름 태양의 정성으로
키워온 꿈을
가을 이른 새벽 서리로
꽃을 피웠습니다
화사한 외로움의 꽃을
피웠습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에
몸을 적시며
수평선 위로 날아오르는
물기 젖은 그리움을 접어
파도 소리로 잠재웠습니다
  

태하항 해안 풍광

 

 

 

해안 산책로 풍광 들

 

 

왕해국이 해풍을 맞으며 맑고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해안 산책길 끝에 다다르니 산으로 오르는 까마득한 계단이 보인다.

다시 돌아가 모노레일을 탈까 하다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걸어서 태하등대로 가기로 하고 앞장서 오른다.

언덕 위를 올라서니 이정표가 사라진다.

어림짐작하여 산 위로 향하는 오솔길 따라 오른다.

숲 속에서 하얀 물결이 일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부지깽이나물(섬쑥부쟁이) 밭이다.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들이 바람이 불적마다 하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힘들게 올라온 노력을 보상해 주는 듯,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숲 속 오솔길은 고즈넉하여 심상을 맑게 한다.

부지갱이 나물 밭

 

 

 

모노레일을 내려서 오는 길과 만난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아름드리 상록수가 우거져 햇빛을 가리는 어둑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향목 전망대" 이정표가 가리키는 나무계단을 올라 돌아 나가니  원형의 하얀 태하등대가 보이고 멀리 향목정이 보인다.

향목정이 언덕 위로 보인다

 

향목 전망대

향목 전망대에 서서 오른쪽 울릉도 북면 해안을 바라보니,  아! 아!   울릉 비경이 펼쳐져 있다.

아!  이 시원한 눈 맛

눈이 시리다.

바다를 향해 뿔처럼 솟아 오른 송곳산, 그 앞으로 노인봉, 현포항 , 그리고 깎아지른 해안 절벽 향목령

파도가 밀려와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화룡점정 코끼리 바위가 코를 박고 바닷물을 마시고 있다.

한국 10대 비경으로 뽑힌 곳이기도 하다.

바로 눈앞에는 보이는 해안 절벽 위로 솟은 산이 향목령(300m)이다.

향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향나무재"라 불러오다가 일제 강점기 한자어 표기 때 향목령(香木嶺)으로 되었다.

성인봉에서 미륵산 주능선이 흐르다 미륵산에서 지맥으로 갈라져 초봉을 거쳐 향목령에 이르렀고, 대풍령으로 이어지다 대풍감 바위 절벽되어

바다에 떨어진다.

 

 

 

공암 또는 코끼리바위로 불린다

"코끼리 바위" 라 처음 이름 지은 여영택 시인의 시를 옮겨 본다.

 

코끼리 바위 

 

성인봉에서 풀을 뜯다가

나리분지에서 감자를 뒤지다가

송곳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보니

출렁거리는 물결소리 들리기에

산자락에 내려온 코끼리.

코를 물에 잠그고

바닷물을 한참 마시다가

조그만 눈을 희번덕

수구선이 좀 낮아졌나

흘겨보는 코끼리.

 "아직 더 한참 들이마셔야 줄겠구나"

귀를 떨어 보이는 코끼리.

< 코끼리 바위 : 천부에서 송곳산 가는 도중에 있음. 필자가 이름 짓다. 1971.3.27. 토. 맑음 >

 

전망대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대풍령(待風嶺)에서 뻗어나간 울릉도 서쪽 끝 박쥐 같이 생긴 해안 절벽이 대풍감(待風坎·152m)이다.

옛날 돛단배는 바람이 불어야 항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육지에 가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며(待風) 구멍(坎)을 뚫어 배를 매어뒀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옛날 어른들의 구전에 의하면 이곳에 산불이 발생했는데 불에 타는 향나무 향기가 일본의 가까운 지방까지 도착했다고 한다.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된, 면적 11,900 제곱평방미터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는 바닷가 가파른 절벽이다. 심한 해풍의 영향으로 향나무들은 크지 않으며, 이곳에는 향나무가 집단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집단과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향나무의 원종이 이곳에 그대로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향나무마다 갖가지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으며 괭이갈매기들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향나무를 석향(石香)이라 한다.

석향은 생존 조건이 열악한 암벽에서 해풍에 시달리며 겨우 수명을 이어왔다.

매우 더디게 자라 크기가 작지만 그만큼 목질이 단단하고 향기가 짙다.

괴목 중에서 으뜸으로 꼽히고, 목질의 색채도 좋아 공예품으로 인기가 높다.

 

대풍감

 

박쥐모양을 하고 있어 "박쥐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천연기념물 표지석

 

<대풍감의 향나무 1;사진 출처 : 문화재청 >

 

< 대풍감의 향나무 2;사진 출처: 문화재청 >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점점 동쪽으로 밀려간다.

언뜻언뜻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향목전망대 끝 바닥은 유리로 깔아 깎아지른 해안 절벽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발을 내 디딜 때 소름이 솟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언덕 위의 향목정에 올라 보온병의 뜨거운 물로 커피를 타 마시며 울릉 비경 속에 한참 동안 빠져 든다.

향목정 기둥 사이로 보이는 해안 절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향목정"에서 바라보이는 울릉 비경

 

하얀 원형 등대 뒤 먹구름이 밀려가며 푸른 하늘이 빛나기 시작한다.

먹구름 속의 하얀 등대가 퍽이나 인상적이다.  

태하등대로만 알고 있었던 이 등대의 정식 명칭은 "울릉도 항로 표지관리소"이다.

울릉등대 또는 태하등대로도 불린다.

울릉등대는 유인등대로 1958년 최초로 점등되어 울릉도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파수꾼 역할을 해오고 있다.

등탑은 백색 원형콘크리트 구조로 높이는 7.6m이며, 2003년 10월 국내기술로 개발한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등명기로 교체하여 

50km 먼바다까지 불빛이 도달한다고 한다..

울릉 등대

 

관광객 일단이 오고 있다.

전망대에서 사진 한 장씩 찍고  잠시 후 떠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셨는지요?" 하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자기들이 내려가면 모노레일이 출발한다고 하여, 관광객 일행을 따라 오솔길을 걸어 정류장으로 향한다.

모노레일을 타니 5-6분 만에 내려온다.

 

관음도를 가기 위해 태하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천부항에서 하차한다.

석포 가는 버스시간이 13:30분이어서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

지난번 아껴 두었던 따개비 칼국수를 먹기 위해 천부항 골목으로 들어서니 "신애분식" 음식점은 문을 닫고 오늘 영업을 하지 않는다. 풍랑으로 따개비를 채취하지 못하였나...

 

천부항 일주도로 옆에 있는 "가보자 식당"에 들어가 백반 정식을 주문한다.

반찬을 차려 놓고는 잠시 기다리라 하더니 미역국을 가져온다.

돔의 머리뼈를 넣고 푹 고은 국물로 끓여낸 미역국 맛이 뇌리에 남을 만큼 일품이다.

 

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니, 석포 가는 버스는  40분 더 기다려야 한다.

원래는 여기서부터 걸어서 죽암마을, 삼선암, 선창, 관음도를 거쳐, 와달리 옛길(울릉 둘레길)을  걸어 내수전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아내의 체력에 문제가 있어, 선창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관음도만 걸어서 다녀오기로 변경한다.

시간이 남아  천부항 옆 해상공원으로 걸어가니  먹구름은 어느새 물러가고 흰 구름이 피어오르며 새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흰 구름과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해상공원의 오징어 조형물이 아름답게 보인다.

테트라포드에 밀려온 파도가 하얗게 부서진다

 

해상공원의 오징어 조형물

 

왕해국이 무리 지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해상공원

수중전망대 위로 솜덩이 같은 구름이 하늘에 깔려 아름다운 풍광을 먄들고 있다.

왕해국

 

해안가의 왕해국

 

현재 건립 중인 수중전망대

 

석포마을 들어가는 입구 선창에서 하차한다.

선창 선착장 너머 멀리 섬목과 관음도가 바라보인다.

 

절벽아래 해안 도로를 걷는다.

깎아지른 벼랑에는 보랏빛 왕해국이 무리 지어 피어 있다.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 가까이 해태바위가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머리 부분이  해태의 모습과 흡사하다.

선창 선착장 저동과 선창간 카페리가 다닌다.

 

 

  

해태바위

 

  

 

 

 

 

아! 동해로 동해로 헤엄쳐 나가는 거북 - 섬목

일주도로에서 바라보이는 관음도는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본섬과 떨어져 있다.

섬목은 석포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관음도 직전에서 끊어졌는데 길게 뻗은 산줄기가 마치 섬의 목처럼 생겼다고 해서 "섬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섬목 아래에는 관선터널이 뚫려 있다.

이곳을 지나면 섬목선착장에 다다르고 길은 끊긴다.

그러나 지금 내수전-섬목간 도로가 공사 중이어서  쉴사이 없이 덤프 트럭이 관선터널을 오가고 있다.

머지않아 울릉도 섬 일주도로가 완성될 것 같다.

 

 

울릉도 3대 비경은 삼선암, 관음쌍굴, 공암이다. 

섬목에서 바라보이는 울릉도 3대 비경의 하나인 삼선암의  풍광이 아름답다.

멀리 서는 2개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3개로 되어 있어 더 경이로운 삼선암에는 지상으로 놀러 온 세 선녀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나란히 붙은 두 개의 바위에는 풀과 향나무가 자라고 있으나,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끝이 가위처럼 벌어져 있는 일선암에는 풀 한포기도 자라지 않는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의 빼어난 경치에 반한 세 선녀가 이곳에서 자주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는데, 한번은 놀이에 열중하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는 것이다. 
삼선암 중 일선암이 막내선녀이며, 이 막내가 좀 더 놀다 가자고 졸라대어 하늘로 올라가는 시간을 놓친 탓에 옥황상제의 노여움도 가장 많이 받아 풀도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섬목에서 바라보이는 삼선암

  

 

 

관음도(깍새섬)

관음도는 면적이  21,600평, 높이가 106m, 둘레가 약 800m이다. 울릉도의 부속 도서 중 죽도, 독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하지만 현무암이 깎아지르듯 둘러싸고 있어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동백나무, 억새풀, 부지깽이나물, 쑥 등 각종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평지가 제법 넓으며 물도 나오는 섬이지만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옛날에는 깍새(슴새)가 많았다고 한다. 울릉도 개척 당시 경주에서 입도한 월성 김 씨라는 사람이 고기를 잡다가 태풍을 만나 이 섬으로 피해 들어왔는데, 추위와 굶주림에 떨다가 밤에 불을 피워 놓으니 깍새(슴새)가 수없이 날아와서 잡아 구워 먹었더니 맛이 좋았다고 하여 "깍새섬"이라고 한다. 육지에서는 보이지 않는 관음도 절벽 아래쪽에 울릉도 3대 비경 중의 하나인 관음쌍굴이 있다. 높이 약 14m의 큰 굴 두 개가 나란히 뚫려 있는데 옛날 해적들의 소굴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배를 숨기고 있다가 지나가는 배를 약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한 두 동굴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배 위에서 받아먹으면 장수한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충에서 내려 목재데크 계단을 따라 걸어가니 보행연도교 입구에 다다른다.

다리를 건너 가파른 목재테크 계단을 올라서니 산책 탐방로 길이 열린다.

탐방로 따라  섬쑥부쟁이가 군락을 이루어 흰꽃을 피우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인 '섬꼬리풀'과 '섬시호'를 복원하여 놓았다.

한적한 섬의 정취를 느끼며 풀 숲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병초도 보이고 야생화도 보이고 햇빛에 반짝이는 하얀 억새꽃도 보인다. 

아름다운 죽도가 바다에 그림처럼 떠 있다.

섬목과 관음도를 연결하는 보행연도교

 

탐방로

 

섬쑥부쟁이

 

 

 

  

 

  

 

  

죽도

 

 

저동항 해안선

 

 

 

  

 

  

 

  

 

  

 

 

  탐방로를 따라 걷다 억새가 핀 언덕 위에서 섬목을 바라보니 거대한 거북형상이 눈앞에 그려진다.

목을 쭉 뺀 거북이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가는 형상이다.

아!  동으로 동으로 헤엄쳐 가는 장엄한 거북이다.

글자 그대로 울릉도의 비경이다.

 

 

  

 

  

목을 쭉 뺀 거북이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섬목

 

 

15:50분 석포에서 출발하여 천부항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선창으로 향한다.

서서히 그늘이 들기 시작하는 해안길 따라 멀리 삼선암을 바라보며 걷는다.

바닷가 바위틈에 해국이 피어 있다.

갈 적에 보이지 않던 해국이 올 적에는 보인다.

해안가를 서성이며 선창 선착장에 철썩이는 해조음을 듣는다.

어둠이 내리는 삼선암

 

해국

 

 

선창 : 선착장

 

울릉도 / 김 동 주                                       
뭍에서 보고 듣고 담아 온 것
다 버리라고
울렁울렁
쏟아지는 삶의 회색빛 멀미
어쩌면 우린 우두커니 서있는 테트라포트 행렬보다
더 목매인 기다림을 찾는지 모른다
다 버려서라도
찾아야 될 게 무엇인지
여객선에 탑승한 사람은 눈 감고 침묵한다

 

460만 년 전
동도와 서도가 한 몸에서 떨어진 후
죽도록 보고파
죽도록 사랑해
죽도인 울릉도를 낳았는지

 

제 몸 녹여
화산의 뜨거운 눈물로 솟아난
성인봉은 바다를 더듬어
저의 아비어미 독도의 하루를 귀에 적는다
200만 년을 기다림으로 버텨온
200만년을 사랑으로 살아온
삼봉도 역사를 파도가 한 장씩 넘긴다

 

사랑이란 이토록 누군가를 위하여
저의 뼈를 녹여내는 거라고
기다림이란 이토록 누군가를 향하여
눈물을 단단히 굳히는 거라고

 

명이나물, 둘레길 화산석, 등대, 나리분지, 
섬에서 먹고 보고 듣고 담아 온 것
모두 녹아 파도로 출렁거린다
울릉도는
우리에게 저 기다란 침묵의 테트라포트 행렬보다
더 무거운 기다림을 배우라 속삭인다
뭍의 섬, 아파트에서도
가슴은 온통 죽도의 綠音진 눈물로
여전히 울렁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