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생화(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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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웅석봉의 속살을 보며 산길을 걷는다. 짙푸른 녹음,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수, 때로는 폭포. 나뭇잎은 퍼붓는 비를 맞으며 환호하고 있다. 이끼긴 바위 야생화가 숨어 있다. 비를 맞아 푸른 물기를 뿜어내는 끝이 뾰족한 타원형 잎을 단 산수국 남색꽃이 둥글게 모여 핀 산방꽃차례가 가지 끝에 달려 있고, 가장자리에는 꽃잎처럼 생긴 하얀 장식꽃이 둘러 피어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산수국 최 원 정 푸른 나비 떼 지어 꽃으로 피었다 그 꽃 위로 하늘빛 내려와 나비방석 빚어 놓았으니 잠시 쉬었다 가자 다리 쭉 뻗고 앉아서 긴 호흡으로 가뿐 숨 고르며 갈 길, 서둘지 말고 가만히 봐 푸른 나비가 꽃으로 핀 저 고요한 날갯짓
2023.06.06 -
도라지 꽃
도라지 꽃 박 동 수 푸른 하늘 한 모금 아릿한 별 하나 가슴에 묻어 둔 영원한 사랑 그 열정으로 7월의 한낮 뜨거운 기다림은 태고적 부터 이어 온 불멸의 자태 사진 촬영( 2012.7.9 ): 지리산 둘레길에서 □도라지 초롱꽃과로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밭에서도 많이 재배한다. 40-80cm 높이로 곧게 자라며, 줄기를 자르면 우유 같은 흰 즙액이 나온다. 줄기에 어긋나는 긴 달걀형의 잎은 끝이 뽀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뒷면은 회청색이다. 7-8월에 가지 끝에 보라색 또는 흰색 꽃이 위를 향해 핀다. 공처럼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가 터지면서 종 모양의 꽃이 피는데 꽃잎은 가장자리가 5개로 갈라져 위로 젖혀진다. 뿌리는 캐서 나물로하거나 기침을 멎게 ..
2023.05.31 -
세잎종덩굴
가을 김 현 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세잎종덩굴 세잎종덩굴은 숲 속에 나는 낙엽덩굴나무이다. 길이는 1m 정도이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세 장의 작은 잎으로 된 겹잎으로, 양면에 잔털이 있고 가장자리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에 긴 털이 밀생한다. 꽃은 6~8월에 흑자색으로 잎겨드랑이나 줄기 끝에 한 송이씩 달린디. 학명이나 영명에서도 ‘Korean clematis’ 라 부르는 우리 고유..
2019.09.08 -
눈빛승마
8월의 시 오 세 영(1942- )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눈빛승마 미나리아제비과로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2m 정도로 자라는 줄기는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에 어긋나는 잎은 2-3회3출엽이다. 작은 잎은 달걀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결각 모양의 톱니가 있다. 7-8월에 줄기 끝의 원추꽃차례에 자잘한 흰색 꽃이 모여 달린다.
2019.09.07 -
흰물봉선
여름밤 류 근 택 고요 속 여름밤은 새악씨 숨결 물소리 흘러 물봉선 여린 표정에 여름밤이 익어 청산도 익어 울 넘어 회리봉 이운 꽃 꿈 속의 노래 무서워 소스라쳐 깨어나면 꽃 잎 따 깁고 기운 우의(羽衣)엔 새벽닭 우는 소리 향이 흐르는 꽃 무리에 덮씌운 문양도 고운 안개 속 오가며 눈여겨 피우던 꽃송이 물먹은 별빛 바라 웃음짓네. □흰물봉선 산골짜기의 냇가나 습지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 40-70cm 정도 높이로 곧게 서는 줄기는 부드러우며 털이 없고 마디가 퉁퉁하게 튀어나온다. 줄기에 어긋나는 잎은 넓은 피침형으로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8-9월에 가지 윗부분의 작은 꽃자루에 물봉선과 비슷한 모양의 흰색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꽃잎에는 붉은색 점이 많으며 꿀주머니는 끝이 안쪽으로 말린다.
2019.08.31 -
달개비
달개비 김 승 기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발밑에서 채일 때마다 포르릉 날아오르는 파랑나비의 날개짓 별빛으로 꼭꼭 채워주던 꿈을 꾸는 닭의장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구부정해진 아버지의 허리 바로 세우는 지팡이였는데 언젠가 제초제에 묻히고 난 뒤 썩어 문드러진 그 자리에 허물어지는 빈집만 휑하니 남아 있고 값비싼 행세하며 집 안에까지 밀치고 들어오는 양달개비 앞에서 파랗게 아롱지는 꿈도 사라져야 하는가 지금부터라도 가꾸어야지 헐벗은 땅 메말라 가는 세상 넋 놓고 바라볼 수는 없는 일 허물어진 빈집 다시 세우고 농약에 찌든 때 씻어내야지 때로는 고달프고 가끔은 피도 흘리겠지 그래도 우리들 마음 속에 꽃밭을 만들고 벌 나비 불러들여야지 자식에게 들려줄 파랑나비의 아름다운 동화를 위하여 □달개비 닭의장풀과의 한해살..
2019.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