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생화(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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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 열매와 비이슬
둥굴레 김 윤 현 살아가는 일에 자꾸만 모가 나는 날은 둥근 얼굴로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너에게로 살금살금 다가서고 싶다 더 둥글게 열려있지 못해 우리 사이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은 계곡처럼 깊게 파인다. 잎을 꽃처럼 달고 사랑을 기다려보지만 내게는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았다 아직 내 사랑에는 모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꽃을 잎처럼 가득 차려 두기 위해서는 내 사랑이 더 둥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 서로 꽃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둥굴레둥굴레는 비짜루과(아스파라거스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과분꽃이라고도 하며, 학명은 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이다. 뿌리줄기는 원기둥꼴이며 굵고 긴 마디가 있고 수염뿌리가 많다. 줄기는 ..
2024.05.14 -
금낭화(錦囊花)
금낭화권 달 웅 댕기 붉은 산새 한 마리울다 갔다. 그늘진 숲에서바람이 불 때마다붉은 입술에하얀 밥풀을 물고숨어 웃는 새 며느리 같은금낭화, 며느리밥풀주머니라는 이름을 달았다. □금낭화(錦囊花) 금낭화(錦囊花, bleeding-hearts) 양귀비목 현호색과에 속하는 관속식물로 산지의 돌밭이나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금낭화의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주머니꽃이라는 뜻인 금낭화라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그간 중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왔으나, 지리산, 설악산 같은 곳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어 토착식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등처럼 휘어지고, 모란처럼 꽃이 아름다워서 등모란 또는 덩굴모란이라 부르기도 하며, 꽃의 생김새가 옛 여인들이..
2024.05.12 -
애기똥풀
노란 애기똥풀 이 생 진 풀숲에 노란 꽃그것들은 노란 모자 쓴 유치원 아기들 같다나는 새소리를 듣는데노란 꽃, 저들은 무엇을 듣고 있을까나는 사십 년 전 일을 생각하고 있는데저들은 올봄에 태어났으니그만한 과거가 없어서인가바람에 머리를 흔든다어린애처럼 예쁘다나도 흙 속에 발을 묻고 싶다그러면 가는 뿌리가 나겠지머리 위에 노란 꽃이 피고노란 꽃들이 나를 보고 아는 척했으면 좋겠다우는 꽃이 보고 싶다정말 우는 꽃을 보면 어떻게 달래지나도 우는 수밖에 없지함께 울었으면 좋겠다줄기를 따면 노란 눈물이 난다입술에 대면 쓰다애기똥풀이 말하는 것 같다그 애는 혼자 놀고 있었다내가 보기엔 쓸쓸해 보였지만애기똥풀 그 노란 꽃 하고 놀고 있었다그 애는 어려서부터 꽃하고 놀길 좋아했으니성공한 셈이다 □애기똥풀애기똥풀은 양귀비..
2024.05.04 -
쥐오줌풀꽃
쥐오줌풀꽃 백 승 훈 묵정밭 한 모퉁이에 쥐오줌풀 꽃 피고 작은 멋쟁이 나비 한 마리 꽃 위를 날고 있다 자잘한 꽃들이 모여 신부의 부케처럼 꽃다발을 이룬 쥐오줌풀 꽃 약으로 쓰는 뿌리에서 쥐오줌 냄새가 난다고 붙여진 이름이라지만 그 고운 자태에 어울리지 않게 쥐오줌풀이라니! 그 붉은 꽃 앞에 서면 자꾸만 미안해진다 □ 쥐오줌풀 쥐오줌풀(Valeriana fauriei)은 인동과 마타리아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 일본, 타이완 등지에 분포한다. 높이는 40-80cm이고 뿌리에서 강한 냄새가 난다. 번식은 보통 옆으로 뻗는 땅속줄기로 한다. 잎은 마주나고 깃 모양으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붉은빛이 돌며 5-8월에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피침형이며 털..
2024.04.23 -
민들레 홑씨
민들레 꽃씨들은 어디로 곽 재 구 그날 당신이 높은 산을 오르던 도중 후, 하고 바람에 날려 보낸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하릴없이 무너지는 내 마음이 파, 하고 바람에 날려 보낸 그 많은 민들레 꽃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낙하산 윤 두 혁 까만 몸 머리엔 하얀 솜깃 꽂고 나는야 한 알 민들레 꽃씨. 동네 아가들 호, 입김에 하늘에 둥실 예쁜이, 그 고운 입으로 붙여준 이름 한길가 먼지 속에 누웠어도 지금, 나는 아흔 셋 알알이 흩어진 내 형제들 생각 꽃구름 보며 별을 헤며 돌아올 봄 기다려 노란 꽃잎 노란 나비떼 꿈꾸는 나는야 낙하산을 타고 온 한 알, 민들레 꽃씨.
2024.04.18 -
개별꽃
개별꽃 김 윤 현 한 발짝 물러나면 생은 꽃이 되고 하늘에 오르면 반짝이는 별이 된다 두 발짝 물러나 바라보면 꽃은 별처럼 반짝이고 별은 꽃처럼 아름다워진다 행복은 꽃씨만 하다는 생각에 홀로 피어도 외롭지 않아서 그럴까 작은 소망이 뿌리내려 꽃잎이 하얗다 스스로 피고서는 함께하는 나날이 땅에서는 꽃이 되고 마음에서는 별이 된다 □개별꽃 학명은 Pseudostellaria heterophylla로 석죽과에 속하는, 중부 이남의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귀여움이다. 높이는 10-15cm이다. 방수형의 뿌리는 1-2개씩 붙어 있고, 줄기는 1-2개씩 나오며 흰털이 나 있다. 잎은 마주나며 위쪽 잎은 크며, 피침형으로 아래쪽 잎은 좁아져서 잎자루 모양이다. 꽃은 흰색으로 잎겨드랑이에 1송이씩 ..
20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