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이슬(草露)

2024. 5. 23. 10:01사진/야생화

풀잎 이슬

김 병 근

 

침묵으로

때론, 작은 우주로

저 오묘한 광채로

낮은 자세로 다 내려놓고

 

얼핏 인연 같은 한순간

잠시 환하게 절정으로 눈부시다

 

바람결

가파른 사선으로

이내 간절하게 사라지는

한 점의 영혼

 

인간의 한평생을 옛 성현은 '초로인생(草露人生)'이라 했다.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이 잠시 머물다 가는 덧없는 인생을 비유한 말이다.
풀잎 끝 이슬 방울 속에 우주가 들어 있다.

 

풀잎 사람

이 성 선

 

아침 이슬에 젖은

풀잎 사람이고 싶다.

 

영혼 맑은 불꽃 타며

세상을 비치고 흔들리는

 

그렇게 순수하게

깨어 살고 싶다.

 

매일 빈 마음으로

새벽을 맞아 하늘 향기

 

홀로 저 어두운 밤을 지키며

홀로 저 짐승 소리를 듣고

 

가난한 잎새에

별을 받으며

 

미명에 더욱 아프게 떨리는

풀잎 시인이고 싶다.

 

아침 이슬과 벌

 

풀잎 끝에 이슬

이 승 훈

 

풀잎 끝에 이슬

풀잎 끝에 바람

풀잎 끝에 햇살

오오 풀잎 끝에 나

풀잎 끝에 당신

우린 모두 풀잎 끝에 있네

잠시 반짝이네

 

잠시 속에 해가

나고 바람 불고

이슬 사라지고

그러나 풀잎 끝에 풀잎

끝에 한 세상이 빛나네

어느 세월에나 알리요?

 

풀잎 끝에 맺힌 아침 이슬

 

'사진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잎  (0) 2024.08.01
꽃양귀비  (1) 2024.05.31
둥굴레 열매와 비이슬  (0) 2024.05.14
금낭화(錦囊花)  (0) 2024.05.12
애기똥풀  (0)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