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기(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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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는 지리산
(2)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는 두류산(지리산) 2011. 2. 13. 일요 06:40분 날이 부옇게 밝아오는 새벽 민박집을 나선다. 지리산을 오르기 전에 먼저 천왕 성모를 찾아가기 위해 천왕사로 향한다. 해가 뜨지 않은 뿌연 새벽 돌계단을 밟고 올라서니 절마당이다. 절마당 왼쪽으로 올라 들어가니 천왕성모전과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바위 윗부분을 파고 그 위에 천왕 성모상을 안치하였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 천 년 동안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견뎌 온 성모상. 지난 1970년대에 이 석상을 우상이라 간주한 모 종교 신자들이 몸체와 머리 부분으로 두 동강 내어 천왕봉 아래로 굴러 떨어뜨려 행방이 묘연하였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나서, 중산리에서 태어나서 자란 현 천왕사..
2011.03.01 -
(1) 산천재를 찾아서
南冥 曺植의 발자취를 따라 지리산을 오르다. (1) 山天齋를 찾아서 2011. 2.12 토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한 지 3시간 10분 만에 원지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아직도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행장을 꾸리고 옷깃을 여민 후 덕산을 향하여 걷는다. 경남 산청군은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이 있으며, 지리산에서 발원한 엄천강과 덕유산에서 발원한 위천이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에서 합류하여 경호강을 만들어 군의 중앙을 흐른다. 단성면 일대에서 경호강은 남강으로 이름을 바꾼다. 황매산의 양천강과 지리산의 덕천강이 각각 서류 동류하여 단성면 일대에서 만나 남강으로 흘러든다. 이들 하천유역은 평탄하고 토양이 비옥하여 농사짓기에 알맞은 곳이다. 단성교를 건너 남강 뚝길을 걷는다. 남강..
2011.02.26 -
(3) 미당 시문학 마을 질마재를 걷다
(3) 미당 시문학 마을 질마재를 걷다 2011. 1.22 토요 맑음 선운사 주차장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심원행 군내버스를 탑승한다. 시간을 보니 08:30분이다. 용선교 삼거리에 정차해 줄 것을 부탁한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버스 기사가 "미당시문학관을 가시는 군요." 한다. "예." "그러면 김성수 생가를 꼭 들려 구경하세요.' 한다. 자연산 장어에 대해 물으니, 요즈음도 봄가을 두 차례 인천강에 돌무덤을 쌓아 두고 장어를 잡는단다. 밀물 썰물이 오가면서 장어들이 돌무덤으로 들어가면 돌무덤을 중심으로 어망을 치고 돌을 하나하나 걷어내고 장어를 잡는다 한다. 자연산 장어는 배가 누렇고 나머지 부분은 시꺼멓다고 한다. 000 집에 가면 자연산 장어가 있다고. 용선교를 건넌다. 옛날에는 ..
2011.01.31 -
(2) 도솔산 선운사, 보은길(소금길)을 걷다
(2) 도솔산 선운사, 보은길(소금길)을 걷다. 2011. 1. 21. 금요 맑음 07:00 숙소를 나선다. 어둑어둑한 길을 걸어 선운사 동구로 향한다.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아침 식사를 하는 식당이 없다. 동백호텔로 가보니 음식점에 불이 켜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주방에서는 음식 준비로 분주하다. 8시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하니 기다린다. 음식이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행장을 꾸려 길을 나선다. 선운사 동구 도솔천 건너에 큰 바위가 있다. 이 바위 암벽에 붙어 오르며 자라고 있는 송악이 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푸르러진다. 선운사 송악 김 길 자 빗살무늬 쏟아지는 도솔천 옥빛거울에 맑고 푸른 하늘이 내려와 솔바람 물결 타고 송악의 세월을 나른다 꽃핀석산, 단풍 같은 날 없어도 때가 되면 웃..
2011.01.28 -
(1) 고인돌, 복분자 길을 걷다
고창 고인돌 질마재 100리 길을 걷다 북극의 기습으로 한반도가 꽁꽁 얼어 붙었다. 연일 영하 16-17도의 한파가 몰려와 몸을 잔뜩 움츠러들게 한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 부터 호남 서해안 지방에 내리던 눈도 그치고 추위도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 한다. 두 해 전 쌓인 눈으로 발목까지 푹푹 빠지며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으며 변산반도를 걸었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엄청난 폭설로 길이 두절되어 되돌아 나오기도 했고, 하늘도 땅도 온통 흰색이었던 그날, 걷고 또 걸었던 그 열정의 발걸음과 숨결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는 듯하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것은 도보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를 쓴 레베카 솔닛은,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 풍경 속을 지나는 움직임은 사유의 움직임..
2011.01.25 -
(3) 첩첩산중 합천영암사지(陜川靈巖寺址)를 찾다
(3) 첩첩산중 합천영암사지(陜川靈巖寺址)를 찾다 합천 영암사지(사적 131호)는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1659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가야산과 지리산을 연결하는 중간지점에 있는 황매산(1103.5m) 남쪽 기슭으로 주위는 모두 야산으로 둘러싸인 첩첩산중이다. 이와 같은 산중 오지에 언제, 누가, 어떠한 인연으로 대가람을 창건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영암사라는 사명도 주민 간에 구전되어 오고 있을 뿐이며, 문헌상으로 전해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학교 도서관 古拓本書帖에 고려 예종 24년(1023년)에 세운 '靈巖寺寂然國師慈光塔碑' 비문이 발견되었다. 이 비문에는 적연선사가 서기 1014년 6월 영암사에서 노병으로 83세에 입적하였다고 하며 아울러 영암사 서봉에다 장사를 지냈다고 기록하고..
201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