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적 답사기(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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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혼을 간직한 '尋牛莊'
민족의 혼을 간직한 '尋牛莊' 서울 성북구 성북동 222-1, 2 번지에는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7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만해한용운심우장'(萬海韓龍雲尋右莊)이 있다 성북로에서 심우장 이정표가 가리키는 좁고 허름한 계단 골목길을 5분여 걸어 오르니 '尋牛莊' 택호가 대문에 걸려 있다. 만해는 3·1운동으로 3년 옥고를 치르고 나와 성북동 골짜기 셋방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 벽산(碧山) 김적음이 자신의 초당을 지으려고 준비한 땅 52평을 내어주자 방응모 등 몇몇 유지들의 도움으로 땅을 더 사서 집을 짓게 된다. 조선총독부 건물과 마주 보기 싫다고 남향한 주춧돌을 만해가 북향으로 돌려놓고 총독부와 등을 진 북향집을 지은 일화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 심우장은 1933년부터 1944년까지 만해가 ..
2011.09.12 -
천년 느티나무가 지키는居頓寺址
천년 느티나무가 지키는居頓寺址 묵은 침묵은 하늘을 무수히 오르내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바람과 재잘대는 물소리에나뭇가지들이 가볍게 흔들리고 깨어진 기와조각 몇개와 세월이 반은 가져가버린 주춧돌의 흔적. 옛날에는 규모가 잘갖추어진 절이었나 보다. 봄에는 진달래만발하고 가을엔 단풍들이찬란하게 피어 옛날에는 무척아름다운 절이었나 보다. 사계절 한 번도 색 변할리 없는 단청과 법당 벽에는 훌륭하게그려진 관세음보살상이 그려져 있었을지도몰라. 바람이 오동나뭇잎을쓸어내는 겨울밤엔 처마의 풍경 소리가하늘을 이고 와서 번뇌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염불 소리는 고향 가듯풀숲으로 다가와서는 흐르는 물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리고 이제 수억겁 고독의 시간을지 내와서도 언제나 푸름을피워내는 푸른 산 둘레를 바라보고 있다..
2011.08.30 -
진리의 샘물이 솟는 法泉寺址를 찾다
진리의 샘물이 솟는 法泉寺址를 찾다 진리의 샘물이 솟는 절, 法泉寺 옛 절터는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에 있다. 법천사지 가는 마을 입구에는 노거수가 우뚝 서서 길손을 맞이한다. 노거수 앞에는 '서원'이라 새겨진 마을 표지석이 있다. 뜨거운 8월의 뙤약볕이 쏟아지고 있다. 발굴작업을 끝내고 잘 정비된 절터 축대 계단을 걸어 오른다. 자잘한 들꽃들이 수줍은 듯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산기슭 제일 높은 곳 '지광국사 현묘탑비' 앞을 바라보니 너른 들판 뒤로 나지막한 산 능선이 흐르고, 그 너머 멀리 산 능선이 겹쳐 보인다. 빼 욱한 당우들이 들어 선 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다른 감동이 있다. 폐허가 된 옛 절터의 여백과 공간 무언지 모를 편안함이 있고, 침묵하며 서 있는 깨어진 비신(碑身)에서 긴 세월의..
2011.08.29 -
하남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과 어용샘
하남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과 어용샘 선법사 가는 길은 객산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계류를 따라 좁은 길을 한참을 가야 한다. 장마와 폭우로 계류 옆 좁은 길은 많은 상처를 입었다. '선법사'라 쓴 돌표지석을 지나 경사진 길을 걸어 올라가니 목탁소리가 들려온다. 극락전에 오르는 입구 계단을 지나 산기슭을 따라 돌아 오른다. 눈을 들어 앞을 보니 갑자기 울창한 수림 속 심산유곡에 들어온 것 같다. 작지만 수려한 곳 나무줄기에도 바위에도 푸른 이끼가 끼었다. 바위 절벽 위에서 작은 폭포가 떨어지고 있는데 '객산폭포'라 부른다. 폭포 옆으로 두 개의 삐죽한 형상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바위 윗면에 ' 마애약사여래좌상'이 있다. 폭포 아래 보호각안에는 바위틈으로 물이 끊임없이 흘러 내려서 움퍽 파인 바위에 ..
2011.08.15 -
하남 동사지와 삼층석탑 오층석탑
河南 桐寺址 와 삼층석탑. 오층석탑 백제와 고려가 같이 숨 쉬는 땅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 춘궁동의 지명유래는 조선시대부터 일컬어 오던 춘장동의 춘자와 궁말의 궁자를 합쳐만든 이름이며, 궁안, 춘장, 버구리, 선상동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제 초기의 도읍인 위례성이 이곳에 있었다는 설도 있다. 고골저수지를 지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밑의 토끼굴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백제시대의 절터 사적 제352호로 지정된 桐寺址가 있다. 남한산성과 이성산성이 바라보이는 분지. 천년 세월의 흔적을 담은 석탑 주변으로는 하얗게 핀 개망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석탑 손 상 근 열리지 않는 문이 있습니다 두드려도 귀 멀어 듣지 못하는 가슴이 있습니다 해 묵은 책 속 한 구절 시귀(詩句)처럼 꺼내기 어려운 향기가 있습..
2011.08.15 -
효행본찰 화산 용주사를 찾아서
孝行本刹 花山 龍珠寺를 찾아서 병점역에 내려 후문역 앞에서 버스로 환승한 후 융건릉 정류장에 하차한다. 열심히 융건릉 정문에 도착하니 출입문은 닫혀있고 자물통으로 굳게 잠겨 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입니다"라는 알림판이 철문에 걸려 있다. 융건릉(隆健陵) - 사적 제206호 장조(사도세자)와 그의 비 헌경왕후(혜경궁 홍 씨)를 합장한 융릉(隆陵)과 그의 아들 정조와 효의왕후를 합장한 건릉(健陵)을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에 있다. 융릉 조선 정조의 아버지이자 사도세자로 알려진 조선 장조(莊祖, 1735년~1762년)와 혜경궁 홍 씨로 널리 알려진 헌 경의황후(獻敬懿皇后, 1735년~1815년)가 함께 모셔진 능이다. 1899년 대한제국 고종은 왕계 혈통상 고조부인 장헌세자를 장..
201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