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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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中月
井中月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 우물 속 달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이 좋아서 항아리에 물과 함께 달을 가득 담았다 절에 돌아와 비로소 알았다네 물을 쏟고 나면 달빛도 사리지는 것을
2012.07.23 -
우주 골짜기
우주 골짜기 -山詩 34 이 성 선 옹달샘 가에서 갓 피어난 동자꽃이 샘물을 들여다 본다 샘물이 물 마시러 찾아온 사슴을 쳐바본다 작은 우주 골짜기
2012.07.22 -
여름비
여름비 -山詩 15 이 성 선 대낮에 등때기를 후려치는 죽비소리 후두둑 문밖을 달려나가는 여름 빗줄기
2012.07.22 -
청허가(淸虛歌)
淸虛歌 西山大師 淸虛休靜 君抱琴兮倚長松 長松兮不改心 我長歌兮座綠水 錄水兮淸虛心 心兮心兮 我與君兮 그대는 거문고를 안고 큰 소나무에 기대었나니 큰 소나무는 변하지 않는 마음일세. 나는 길게 노래하며 푸른 냇가에 앉았으니 푸른 시냇물은 맑고 빈 마음일세. 마음이여, 마음이여, 나 그대와 함께 하리라.
2012.07.16 -
禪詩 - 태고 보우
去年牧牛坡上座 溪邊芳草雨霏霏 今年放牛坡上臥 綠楊陰下署氣微 牛老釜知東西牧 放下繩頭閑唱無生歌一曲 回首遠山夕陽紅 春盡山中處處落花風 지난 해 소 먹이며 언덕 위에 앉았을 때 냇가에 풀은 향기롭고 부슬부슬 비 내렸지 올해엔 소 풀어 놓고 언덕 위에 누웠더니 푸른 버들 그늘 아래 더운 기운도 스러졌네 소가 늙어 어디에 풀어 먹일지 모르겠으니 고삐를 놓아버리고 한가로이 무생가 한 가락을 노래하노라 고개 돌리니 먼 산에는 붉은 노을이 걸렸고 봄 다한 산속에는 곳곳에 낙화 바람이 불어온다 - 태고 보우
2012.07.16 -
산을 배우면서부터
산을 배우면서부터 이 성 부 산을 배우면서부터 참으로 서러운 이들과 외로운 이들이 산으로만 들어가 헤매는 까닭을 알 것 같았다 슬픔이나 외로움 따위 느껴질 때는 이미 그것들 저만치 사라지는 것이 보이고 산과 내가 한 몸이 되어 슬픔이나 외로움 따위 잊어버렸을 때는 머지않아 이것들이 가까이 오리라는 것을 알았다 집과 사무실을 오고 갈 적에는 자꾸 산으로만 떠나고 싶어 안절부절 떠나기만 하면 옷 갈아입은 길들이 나를 맞아들이고 더러는 억새풀로 삐져나온 나뭇가지로 키를 조금 넘는 조릿대 줄기로 내 이마와 뺨을 때려도 내맞는 즐거움 아름답게 살아남았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오르락내리락 더 흘릴 땀도 말라버려 주저앉을 적에는 어서 빨리 집으로만 가고 싶었다 산을 내려가서 막걸리 한 사발 퍼마시고 그냥 그대로 잠들..
201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