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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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토왕성폭포 (雪嶽山 土王城瀑布)
토왕성 폭포를 바라보며 윤 경 렬 이백을 불러내어 술동이 대작하니 술잔에 어리는 무지개 하늘로 오르니 신광폭 신들린 춤 치마는 이백척인들 젤 수 있을까 하늘의 은하수는 예서 목욕하노니 여산폭이여 크다 자랑 마소 태양계 토왕성이 예인가 하노라 명승 제96호 □설악산 토왕성폭포 (雪嶽山 土王城瀑布) 토왕성폭포는 외설악에 위치하고 있으며, 노적봉 남쪽 토왕골에 있다. 토왕성은 『여지도서』『양양도호부』고적조에 “토왕성(土王城) 부(府) 북쪽 50리 설악산 동쪽에 있으며, 성을 돌로 쌓았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세상에 전해오기를 옛날에 토성왕이 성을 쌓았다고 하며, 폭포가 있는데, 석벽사이로 천 길이나 날아 떨어진다.”고 기록 되어있다. 『양양부읍지』에도 같은 기사가 실려 있는데, 모두 토왕성으로 되..
2018.10.14 -
계곡
계곡에 하루 / 김덕성 산도 어쩌겠는가. 쏟아 붓는 불볕더위를 땀은 눈시울 적시며 비 오듯 하고 산새들도 오수를 즐기는지 고즈넉한 산 다만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만 요란스럽게 다가오는데 나는 어렸을 때처럼 발을 물에 담구며 물장구를 치니 계곡에서 노닐던 옛 선비들이 부럽지 않다 산들 부는 실바람 청량한 음악소리 이마의 땀방울을 씻는다
2018.08.19 -
눈개승마
눈개승마 앞에서 김 숭 기 엊그제 꽃 피었단 소식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더니 이미 한쪽은 알 품어 배가 불러오고 첫정을 내준 다른 한쪽에선 싯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어느새 사랑을 했었나? 순식간에 꽃 피어 이삼일 반짝 향기 풀풀 날리더니 남자의 순정 빼앗아 가로채고는 언제 사랑을 했느냐 매몰차게 뒤돌아서는 여자의 등 뒤에서 사랑이 하염없이 울고 있다 정을 나눈 후 신랑 잡아먹는 버마재비의 사랑 같다 눈개승마 장미과의 유일한 암수딴그루 자연이 요지경 속이란 건 진즉이 알았지만 식물세계에서조차 슬픈 수컷의 숙명 내 자식 낳아준다는 명분 하나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사랑 친부모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처가에겐 목숨 내놓고 잘해도 여차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판 모계사회 남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하는 사내의 운..
2018.08.18 -
가래나무
나무처럼 法頂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꺾여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 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덕을 지닌 나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백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래나무 가래나무는 중국 원산의 호두나무와 비슷하다. 우리나라 중부로부터 만주까지의 산기슭 ..
2018.08.18 -
사과꽃
부활처럼 깨어나 김귀녀 창문 밖에서 자작자작 소리가 들린다 봄비 내리는 소리 거실에 앉아 사과꽃이 하얗게 피는 소리 거품을 품어내는 바다처럼 출렁거릴 봄날을 듣는다 무성한 푸른 잎새 사이로 아른거리는 햇빛의 반점들을 받아먹으며 부활처럼 깨어나, 봄 지나 여름 오고 가을 되면 탐스러운 사과가 자욱이 익어 매달리는 것 상큼하게 숙성되는 아우성 발갛게 익어가는 소리 첫서리 내리는 날, 다디단 주홍처럼 붉디붉은 사과 향기 텃밭에 가득 차리라 □사과꽃 사과꽃 은 짧은 가지 끝에 5~7개가 산형으로 달린다. 색깔은 흰색 또는 연분홍색이다. 꽃자루는 길이 2~3㎝이고 털이 있다. 꽃받침통은 종 모양이며 길이 4~5㎜이고, 솜털이 밀도 높게 자란다. 꽃받침잎은 난상 피침형이고 길이는 8~11㎜이다. 뾰족하고 양면에 털..
2018.04.24 -
산자고
산자고 김 승 기 꽃눈 밀어 올리는 봄과 겨울의 치열한 싸움터 눈얼음을 녹여내는 얄상한 꽃줄기 하나 어떻게든 살아야 하는 내딛는 발걸음이 늘 살얼음판이었다 바람이 살갗을 할퀼 때마다 쳐다보면 시퍼런 하늘 겨우 사나흘을 맑은 꽃 한 송이 보려고 겨울강을 건넜는데 사계절이 모두 밤 찬연히 빛나는 눈물 같은 별빛이 거기 있었다 밤이 깊어야 아침이 온다고 했는가 핏빛으로 얼룩지는 얼굴 위에 새벽이 열리고 구멍 뚫린 겨울이 저만치 가고 있었다 □산자고(山慈姑) 산자고(山慈姑)는 이름처럼 고부간의 아름다운 사랑을 나타내는 식물이다.효성 지극한 며느리가 등창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등창을 치료할 약재를 찾아 나섰고,산 속을 헤매다가 양지바른 산등성이에서 별처럼 예쁘게 핀 작은 꽃..
2018.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