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생화(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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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중나리
길은 처음부터 그 곳에 있었다 정 일 근 너에게로 가는 길이 나에게 있었고 나에게로 가는 길이 너에게 있었다 지금 가장 멀고 험한 길을 걸어 너는 너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작별하자 이승에서의 길은 여기까지다 길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것이니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것이니
2012.06.26 -
눈개승마
눈개승마 김 승 기 엊그제 꽃 피었단 소식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더니 이미 한쪽은 알 품어 배가 불러오고 첫정을 내준 다른 한쪽에선 싯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어느새 사랑을 했었나? 순식간에 꽃 피어 이삼일 반짝 향기 풀풀 날리더니 남자의 순정 빼앗아 가로채고는 언제 사랑을 했느냐 매몰차게 뒤돌아서는 여자의 등 뒤에서 사랑이 하염없이 울고 있다 정을 나눈 후 신랑 잡아먹는 버마재비의 사랑 같다 눈개승마 장미과의 유일한 암수딴그루 자연이 요지경 속이란 건 진즉이 알았지만 식물세계에서조차 슬픈 수컷의 숙명 내 자식 낳아준다는 명분 하나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사랑 친부모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처가에겐 목숨 내놓고 잘해도 여차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판 모계사회 남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하는 사내의 운명이 울..
2012.06.01 -
감자난
당신은 누구십니까 권 경 업 누구십니까 혹여 키 낮은 풀꽃 아닐런지요 겨우내 아린 꽃물 품어 보아줄 이 있건 없건 조그만 꽃부리 애써 여는 당신은 세상의 아름다움 위해서입니다 소리 낮추어 피는 감자난초 족두리풀 듣기에도 어색한 개불알꽃 고슴도치풀 이름 한 번 불릴 일 쉽지 않은 이 땅에 말 없는 노랑제비꽃 연보라 노루귀, 꿩의바람꽃 천덕꾸러기 엉겅퀴 들꽃이라도 세상의 아름다움 위해서입니다 무심히 스치는 길섶, 하찮다지만 먼지만한 씨앗으로 세상에 오던 날 하늘에는 바람, 땅에는 비 내렸습니다 척박한 땅 싹 틔워 질긴 뿌리 내리라는 그 가르침 당신은 누구십니까 □감자난 난초과로 산의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땅속의 감자처럼 생긴 둥근 헛 비늘줄기에서 1-2장의 피침형 또는 긴 타원형 잎이 나와 비스듬히..
2012.06.01 -
풀솜대
풀솜대 김 숭 기 봄이 왔다고 하루아침에 꽃이 피겠느냐 얼었다 녹았다 하며 꽃샘추위 지장보살의 마음으로 다독여야 하는 거지 꽃이 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열매 맺히겠느냐 진주를 품는 조개처럼 생살 찢기며 여름내 햇빛으로 온몸 태워야 하는 거지 산다는 거 목숨 놓는 순간까지 온힘 쏟아야 하는 거지만, 솜털옷 꼭꼭 여민 채로 곧장 앞으로만 달려야겠느냐 톡톡 불거지는 새순 폭폭 터지는 꽃망울 빠알갛게 열매 익을 때까지 어두운 그늘 속에서도 햇살 드는 기다림의 빈틈 내주어야 하는 거지 □풀솜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지장보살」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 숲속 그늘 밑에 자생한다. 전체에 거친 털이 나고, 땅속줄기는 통통하고 길며, 옆으로 뻗는다. 땅위 줄기는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비스듬히 자라면서 털도 많..
2012.06.01 -
물참대
물참대 이 영 지 파아란 천국에서 새하얀 꽃잎들이 파랗다 못해서도 불퓨룬 새하아얀 잎에는 하얀천국이 촘촘하게 활짝펴 □물참대 댕강말발도리로 불리기도 한다. 범의과의 낙엽 관목이며 높이 1-3m로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산골짜기에 자란다. 수피는 회색 또는 흑회색이며 불규칙하게 벗겨진다. 어린가지는 적갈색이고 광택이 나며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며 길이 5-10cm의 난형 또는 난상 피침형이다.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표면에 성상모가 약간 있으며 뒷면에는 털이 없고 잎자루는 길이가 1-4mm이다.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 백색의 양성화가 산방꽃차례로 모여 핀다. 꽃잎은 5개이며 길이 6mm 정도의 길이 6mm 정도의 아원형 또는광타원형이고 양면에 털이 있다. 수술은 10개이며 수술대는길이..
2012.06.01 -
삿갓나물
삿갓풀 /김 승 기 무슨 업보를 지었는가 틔우는 잎마다 삿갓으로 하늘 가리우고 피워 올리는 꽃 돌리는 바람개비 몸짓마다 짙은 피비린내를 뿌리는가 흐르는 구름도 멈추어 노을로 확 번지는가 하늘에 피를 묻혔으니 삿갓으로 가릴 수밖에 인과응보는 사람에게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마도 전생에 사람이었나 보다 이제는 풀어야지 외다리로 버티고 선 땅 고달프겠지만 어둔 숲 속 불을 밝히는 사랑으로 전생의 업보 이생에서 모두 다 풀어놓아야지 □삿갓나물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삿갓풀」이라고도 부르며, 우리나라 각처의 깊은 산속에 자생한다. 땅속줄기는 길고 땅위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돌려나는데 넓은 피침형 또는 좁고 긴 타원형으로 양끝이 뾰족하다. 5~7월에 황록색 또는 진황색의 꽃이 돌려나는 잎의 중앙에..
201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