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생화(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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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물봉선 / 김 승 기 예전에는 논밭둑 도랑가에서도 지천으로 피었지요 장마철에 홍수 일면 물에 쓸려 허리 부러져도 금새 뿌리 뻗어 새롭게 꽃을 피웠지요 가슴에 품은 정열 건드리면 터져 버릴까 꽤나 조바심도 떨었지요 이제 깊은 산에서 살아야 하는 몸 지나간 꿈으로 남았네요 더 외로워지겠어요 씨방 하나 제대로 맺지 못하고 뿌리로만 뻗는 몸 될지라도 내가 있어야 하는 곳 당당하게 꽃 피우겠어요 날로 더럽혀져 어지러운 세상 내 몸 자리잡을 한 줌의 땅덩이 남지 않을지라도 가장 청정한 물가만을 골라 터 잡고 꽃 피우는 고집 버리지 않겠어요 □물봉선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유독성 식물이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이나 들의 습지 또는 도랑가와 산골짜기의 냇가에 자생한다. 전체에 털이 없으며, 부드럽고 연하다. 줄기는 물기..
2012.09.24 -
둥근이질풀
향일암에서 만난 둥근이질풀 / 김 승 기 사고로 다친 몸 며칠 동안 땀을 쏟아도 그리움의 뿌리 뽑히지 않더니, 백중날 보내온 향기 묻은 이메일 하나 일주문 계단을 밟는 발걸음이 가볍다 밝은 웃음 반가워 꺼끌꺼끌한 손으로 악수를 청한다 나비 매미 잠자리 메뚜기 이 세상 모든 곤충들이 우화를 시작할 때 애벌레 번데기의 거친 껍질을 깨고 나왔듯이 부드러운 네 꽃잎도 처음 세상에 나올 때는 내 손바닥처럼 거칠었겠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내미는 까칠한 손 변명삼아 자기위안을 하며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향일암의 일출, 바다를 뚫는 햇덩이만큼이나 백중날의 보름달만큼이나 언제 어디서 보아도 환한 얼굴 애써 그리움 뽑아버릴 이유가 없지 관음전 오르는 바위동굴 문을 들어서면 모든 것이 극락세계라며 꺼칠꺼칠한 내 손을..
2012.09.24 -
단풍취 열매 20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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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비비추 열매 20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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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발풀
노루발풀 / 김 승 기 깜깜한 솔숲 송진내를 맡아야만 꽃을 피우느냐 지상 고뇌의 소리를 날마다 하늘에 올리는 소녀의 기도 합장한 손이 노루발을 닮았네 물소리 얼어붙는 겨울산을 푸르게 품어 안으며 깨어 있었더냐 얇디얇은 비늘잎 한 장 그 넓은 치맛자락으로 따뜻하게 온 산을 덮었네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하얀 종소리 벅찬 가슴으로 아프더냐 깊은 산 속 외로운 겨울강을 일찍 서둘러 건너왔으면서도 느리고 느리게 새잎 틔우며 한여름 되어서야 풍경으로 우느냐 노루를 닮아서 순하게 맑은 눈동자여 산 그림자 비치는 우물 안 감춰둔 꽃술은 언제 보여 주려느냐 □노루발풀 노루발풀과의 상록성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 산지의 숲 그늘에 자생한다. 잎은 밑동에서 모여나는데 둥근 모양 또는 넓은 타원형으로 끝이 뭉툭하고, 밑동..
2012.07.16 -
바위채송화
바위채송화 2(후회) 이 민 영 그대 떠나는 날 비어있는 숲 길 아무도 없는 길 아니고 그뒤 한 켠 뒤 바위뒤엔 홀로 제가 있었습니다 여름이 더워서 님이 더워서 꼬발 딛고 내내 하얀 나리로 피웠습니다 싫다고 했을때 그때 한 번 더 다시 한 번 더 사랑한단 말 주셨다면 돌아서는 멍울 파랗게 울지 않을것입니다 뒷모습 보내는 가슴 위로 하얀 눈이 내립니다 송이 송이로 하얗게 여름이 내립니다 □바위채송화 돌나물과로 산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줄기 밑 부분이 옆으로 뻗으면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 10cm 정도 높이로 선다. 적갈색 줄기에 촘촘히 어긋나는 퉁퉁한 다육질의 선형 잎은 채송화와 비슷하다. 7-8월에 가지 끝의 취산꽃차례에 자잘한 노란색 꽃이 촘촘히 모여 달린다. 포는 꽃보다 약간 길고, 선형 ..
201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