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무(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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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소나무(8)
소나무 유 자 효(1947- ) 생각이 바르면 말이 바르다. 말이 바르면 행동이 바르다. 매운바람 찬 눈에도 거침이 없다. 늙어 한갓 장작이 될 때까지 잃지 않는 푸르름. 영혼이 젊기에 그는 늘 청춘이다. 오늘도 가슴 설레며 산등성에 그는 있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7)
소나무 정 두 리(1947- ) 나이테를 보지 않고 눈어림으로 알 수 있는 버젓한 어깨 튼튼한 다리가 보기 좋다. 꽃보다 더 나은 푸른 솔이 좋다. 이런 거구나 이래야 하는구나. 냄새도 빛깔도 이름과 닮은 의젓한 나무. 네 모습을 보면서 소나무야 꿈까지 푸르게 꾸고 싶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 (6)
어떤 소나무 박 인 걸 언제나 그 자리에서 오로지 위로만 향하여 더딜지라도 서두르지 않으며 느긋함과 침착함으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언제나 독립자세로 무리하지 않으며 아주 생산적으로 한 뼘씩 오를 때마다 내실을 튼튼히 하며 힘차게 딛고 선 영역은 아무도 넘겨다보지 못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밤 내심 불안함으로 부러지지 않기를 간구했더니 아침 햇살에 더욱 빛난다. 영혼 없는 식물이 우람한 거목이 되어갈 때 영혼 있는 나의 모습이 너에게 부끄럽기만 하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5)
산 조 지 훈 산이 구름에 싸인들 새 소리야 막힐 줄이 안개 잦아진 골에 꽃잎도 떨렸다고 소나기 한주름 스쳐간 뒤 벼랑 끝 풀잎에 이슬이 진다 바위도 하늘도 푸르러라 고운 넌출에 사르르 감기는 바람 소리 산길 조 지 훈 혼자서 산길을 간다.풀도 나무도 바위도 구름도 모두 무슨 얘기를 속삭이는데산새 소리조차 나의 알음알이로는 풀이할 수가 없다.바다로 흘러가는 산골 물소리만이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스며드는그저 아득해지는 내 마음의 길을 열어 준다.이따금 내 손끝에 나의 벌거숭이 영혼이 부딪쳐푸른 하늘에 천둥 번개가 치고나의 마음에는 한나절 소낙비가 쏟아진다.
2019.09.11 -
설악산 소나무(4)
금강소나무 靑山 손 병 흥 육각형 거북등 껍질에 붉은 용 비늘 갑옷을 입은 하늘 떠받치고 있는 천길 벼랑 바위틈에 우뚝 선 몸도 붉고 속도 붉으며 겨울눈까지도 붉은 소나무 금강산부터 강릉 경북 울진 봉화에 걸쳐 자라나는 하늘을 향해 옹이 발판 삼아 줄곧 위로 서서 뻗은 두루미처럼 곧고도 길쭉하게 쭉쭉 빠진 금강소나무 겉이 붉은색을 띤다 하여 적송이라고도 하고 속도 겉과 비슷한 누런 황금빛이라 황장목이요 강한 재질의 나무인지라 강송으로도 불리 우는 대장부 기운 넘쳐나는 붉은 황토 빛 으뜸 소나무
2019.09.10 -
설악산 소나무(3)
소나무를 만나 박 곤 걸(1935-2008) 바람을 다스리지 못하곘거든 산으로 가서 소나무를 만나 말 대신 눈으로 귀를 열어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을 절제하고, 절단하고 바람이 부는 날 하늘에다 온뭄으로 수화하는 나무의 설법에 큰절하고 잘 늙은 소나무가 손짓해 주는 그 곁에 가서 뿌리를 내려라 어드덧 산을 닮아 푸른 자태가 제격이면 바람도 솔잎에 찔려 피를 흘린다
201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