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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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화개(水流花開)
수류화개(水流花開) 사람은 어떤 묵은 데 갇혀 있으면 안 된다.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살아있는 꽃이라면 어제 핀 꽃과 오늘 핀 꽃은 다르다. 새로운 향기와 새로운 빛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일단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갇히고 만다. 그러면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이다.
2010.03.31 -
만남
만남 사람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것만으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동물적 나이만 있을 뿐 인간으로서의 정신 연령은 부재다. 반드시 어떤 만남에 의해서만 인간이 성장하고 또 형성된다. 그것이 사람이든 책이든 혹은 사상이든 만남에 의해 거듭거듭 형성해 나간다. 만난다는 것은 곧 눈뜸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세계가 새롭게 열리고 생명의 줄기가 푸르게 용솟음친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비로소 인식하는 것이다. 산문스런 시정의 거리에는 저마다 누구를 만나러 감인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생명의 환희와 감사의 마음이 따르지 않는 것은 다만 마주치는 것이요, 사교일 따름이다. 만나는 데는 구도자적인 엄숙한 자세가 있어야 한다.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삶을 이루어 나갈 것인가? ..
2010.03.31 -
최초의 한 생각
최초의 한 생각 명상은 조용히 지켜보는 일이다. 사물의 실상을 지켜보고 내면의 흐름을, 생각의 실상을 고요히 지켜보는 일이다. 보리달마는 "마음을 살피는 한 가지 일이 모든 현상을 거두어들인다"라고 했다. 지식은 기억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지혜는 명상으로부터 온다. 지식은 밖에서 오지만 지혜는 안에서 움튼다. 안으로 마음의 흐름을 살피는 일, 이것을 일과 삼아 해야 한다. 모든 것이 최초의 한 생각에서 싹튼다. 이 최초의 한 생각을 지켜보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안으로 충만해지는 일이다. 안으로 충만해지려면 맑고 투명한 자신의 내면을 무심히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명상은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는 훈련이다. 명상은 절에서, 선방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활짝 열기 위해 겹겹으로 둘로싸인..
2010.03.30 -
아름다운 마무리
우리들 삶에서 때로는 지녔던 것을 내던져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움켜쥐었던 것을 놓아 버리지 않고는 묵은 수렁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다. 우리들이 어쩌다 건강을 잃고 앓게 되면 우리 삶에서 무엇이 본질적인 것이고 비본질적인 것인지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무엇이 그저 그런 것인지 저절로 판단이 선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의 자취가 훤히 내다보인다. 값있는 삶이었는지 무가치한 삶이었는지 분명해진다. 언젠가 우리에게는 지녔던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가 온다. 반드시 온다! 그때 가서 아까워 망설인다면 그는 잘못 살아온 것이다. 본래 내 것이 어디 있었던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그러니 시시로 큰마음먹고 놓아 버리는 연습을 미리부터 익혀 두어야 한다. 그래야 자혜로운 자유인..
2010.03.25 -
나무 백과
지리산 숲 아름다운 숲이 있고 그 안에 멋있는 길이 있을 때 우리는 그 길을 걸어 볼 만하다. 아니 그 길은 우리를 불러들인다. 혼자서 조용히 우거진 숲속 길을 거닐 때 꽃과 열매와 잎과 향기와 맛있는 공기가 그곳에 있고 아름들이 줄기가 우리의 사색을 깊은 곳으로 몰고 간다. 지구에..
2010.03.23 -
여행
스스로 껍질을 벗는 유칼립투스 나무 - 호주 블루마운틴 여 행 法頂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 허구한 날 되풀이되는 따분한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다. 봄날의 노고지리가 아니더라도 우리들의 입술에서는 저절로 휘바람이 새어 나온다. 훨훨 떨치고 나..
2010.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