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백과

2010. 3. 23. 14:33좋은 글/좋은 글

 

                       

                           지리산 숲

 

 

 

 

 

아름다운 숲이 있고 그 안에 멋있는 길이 있을 때 우리는 그 길을 걸어 볼 만하다.  

아니 그 길은 우리를 불러들인다.

혼자서 조용히 우거진 숲속 길을 거닐 때 꽃과 열매와 잎과 향기와 맛있는 공기가 그곳에 있고

아름들이 줄기가 우리의 사색을 깊은 곳으로 몰고  간다.

지구에는 숲이 있어서 푸른 별이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행복이 아닐 수 없다.

태양의 온도를 마시는 별, 태양의 빛을 삼키는 숲, 그것이 나의 고향이라면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지구가 생겨난 이래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살아 왔으며 사라져간 것일까.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 같은 나무들이 살고 죽음으로써 지구는 살쪄가고 생기를 더해서 점점 젊어 갈 수 있었다.

        

 ...  중략  .....

        

북아프리카의 사막이 지난날에는 밀림이었다. 

밀림이 있었던 그때는 그곳이 문명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이 사막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다.

징기스칸이 살아 있었던 시대의 몽고는 사막이 아니고 밀림이었다. 

똑똑치 못한 인간의 처사에 자연은 너무나도 무자비한 보복으로 나서고 있다.

지구의 생명을 죽이는 방법은 나무와 수풀을 학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하는 우리의 조국은 우리의 손으로 지켜야 한다.

산은 그 국토의 골격이며, 시냇물은 혈관이며, 농토는 근육이며, 도로는 신경이고, 바다는 피부라고 할 수 있다.

국토의 모든 구석이 서로 손을 잡고 고르게 정돈이 되어갈 때 그곳에 사는 국민의 행복이 커갈 수 있다.

지금도 이 순간에 나무들은 커가고 있다. 

우리는 이들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하략 ....


< 임경빈의 " 나무백과" 머리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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