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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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집
존재의 집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이 맑고 고요하면 말도 고요하게 나온다. 생각이 야비하거나 거칠면 말도 또한 야비하고 거칠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존재의 집이라고 한다.
2010.04.14 -
연잎의 지혜
연잎의 지혜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 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다.
2010.04.12 -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제가 좋아하는 영어 문장에 ' one for All, All for One'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의미로 법성게에 '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라는 가르침입니다.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진정한 깨달음이고 진리의 세계입니다. 만나는 이웃뿐 아니라 그것이 바위가 되었든, 새가 되었든, 짐승이 되었든, 우리가 만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만남의 의미를 뜻있게 지니려면 보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0.04.10 -
소리 없는 소리
소리 없는 소리 누가 찾아오지만 않으면 하루 종일 가야 나는 말할 일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새삼스럽게 외롭다거나 적적함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저 넉넉하고 천연스러울 뿐이다. 홀로 있으면 비로소 내 귀가 열리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듣는다. 새소리를 듣고 바람소리를 듣고 토끼나 노루가 푸석거리면서 지나가는 소리를 듣는다. 꽃피는 소리를, 시드는 소리를, 지는 소리를, 그리고 때로는 세월이 고개를 넘으면서 한숨 쉬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므로 듣는다는 것은 곧 내 내면의 뜰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 말대꾸를 하고 난 후면 허전하기 이를 데없다. 목젖까지 찰랑찰랑 고였던 맑은 말들이 어디론지 새어 버린 것 같다. 지난여름에도 아랫절에 내려가 수련을 하는 학생들한테 서너 시간 지껄이고 났더..
2010.04.10 -
숲이 가르쳐준 것을
나는 삶의 본질과 대면해 내뜻대로 살기위해 숲으로 왔다. 만약 숲이 가르쳐준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내삶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 소로우
2010.04.06 -
미련없이 자신을 떨치고
미련 없이 자신을 떨치고 때가 되면 푸른 잎을 틔우는 나무를 보라. 찌들고 퇴색해 가는 삶에서 뛰쳐나오려면 그런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언젠가 한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201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