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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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후예, 추우 秋憂
별의 후예 임 영 준(1956- ) 한때원망스러웠던눈물순수의흔적밤하늘 가득깃들어무시로 찾아주는행운이라선택받은 우린별의 후예 추우 秋憂 윤 의 섭(1968- )밤하늘 구름 사이 별이 몇 개 비치고바람이 술렁이니 나뭇잎이 흔들린다소쩍새 우는소리 숲 속에서 들려와고달픈 나그네의 가슴을 젖게 하네지나온 길 험하여 고난이 쌓였어도후회는 하지 않고 꿈을 찾아 지샌다내일도 산길에 찬이슬 밟고고독에 우는 길을 떠나려 한다소나무 대나무오동나무 가까이에눈바람 피하면서 겨울을 보낸 후눈 속의 새봄 맞아 매화 마중 나오면그때나 또다시 고독을 풀어볼까?
2019.12.30 -
마당을 쓸기 掃地
마당을 쓸기 掃地 마당을 쓸고 마당을 쓸고 마음속을 쓸어낸다. 마당은 말끔해지지 않아도 마음속은 깨끗해진다네 마음을 비우면 無相說法 우리의 이름이 살아 있을 때 아무리 화려해도 솟구쳤다가 가라 앉아 물 위에 흩어지는 물보라처럼 죽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려져 버린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2019.12.15 -
'바다처럼 넓은 인생 海海人生' 외
바다처럼 넓은 인생 海海人生 우리 인생은 우주의 만법과 함께 돌아간다 올 때가 있으면 갈 때도 있고 모인 것은 흩어진다네 '무상(無常)'이라는 놀이는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어라 하늘의 책에는 글이 없다네 無字天書 사람마다 그 속의 오묘함을 묻고자 하지만 하늘의 책에는 글자도 없고 글도 없고 헤아림도 없네 가진게 하나 없어라 無所有 우리는 모두 드넓은 우주를 떠도는 고독한 나그네랍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갈 때도 빈손으로 가야 하는 법이죠 돌아갈 때는 모든 걸 내려 놓고 떠나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가진 것 하나 없이 거칠 것 하나 없이 훌훌 털고 가볍게 떠나요
2019.12.14 -
'12월의 아침' 외
12월의 아침 김 덕 성새벽이 깨어나는떠오르는 물안개 고즈넉이 내려앉으며들꽃을 깨우고불어오는 찬바람을 휘감기며속삭이는 솔잎청청한 모습이 의젓하다 한산한들 어떠리모두 털어 버린 빈 몸으로소망을 바라보며내일의 만삭을 위해 사는 나목초겨울 열리는 오늘나목처럼우리의 소망이 열리는12월 첫날 축복의 아침이어라 12월 오 경 택 시한부 생명의 운명 같은한 장이 펄럭 거린다그 여름작열하던 태양도윤회의 전설 속으로 숨어들고코끝으로 왔다가 자연의 섭리를 채색하던 가을은 떠날 채비에 분주하다미처옷 벗지 못한 나뭇잎 하나다시 올 생명 잉태에파르르 떨고무성했던 땅의 숨소리 죽여 가던마지막 한 장내 몸 보다 무거운 탄식에펄럭 거린다또가나보다 12월 오 세 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스스로 선..
2019.12.01 -
갈대
갈대허 친 남길고 오랜 세월이나의 생각을 말리고 있다비천한 한 살이로울음을 시작한 긴 광음 저쪽하늘에 푸른 꿈을 띄우고고뇌와 열정을 불태웠던젊은 날의꿈들을 말려가고 있다오랜 시간 뜨거운 담금질로티 없는 연철을 만들 듯끓이고 태워 고뇌를 비워왔다태우면 태운 만큼 가볍고비우면 비운 만큼 선명해지는공空의 평안함이여성성한 백발이 너울대는팔순의 속을 비우고 있는 갈대여이 가을 스산한 바람에모든 번뇌를 날려버리고 싶다
2019.11.20 -
홍시
홍시주 근 옥범종소리 울릴 때마다점점 붉어지는 산기슭가지 끝의 홍시 홍시류 제 희아슬하게, 맨몸으로몸져 누웠다. 얼마나 된서리 더 맞아야단맛으로 우러날까 시고 떫은 우리네 삶도
201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