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156)
-
속리산 상고암 천년송과 삼타수 발원지
솔아 푸른 솔아 온 기 은 솔아 푸른 솔아 오백 년 모진 세월 그 속에서 몰아치는 광풍(狂風)을 차가운 설한풍(雪寒風)을 어떻게 너는 견뎌낼 수가 있었을까 솔아 푸른 솔아 낭떠러지 바위틈 새 그곳에서 너 홀로 생명줄 부여잡고 타는 목마름 그 갈증에도 어떻게 너는 뿌리 내릴 수가 있었는가 솔아 푸른 솔아 너의 눈물 너의 고통 모두 감추고 비를 친구 삼아 바람을 음악 삼아 어떻게 너는 가슴으로 보듬을 수가 있었는가? 꿈과 희망모여 소용돌이 칠 달래 강신 대 건 속리산 천황봉기슭 상고암 약수터, 달래강의 발원지잰 몸짓 급한 물길거쳐, 여유로움으로 바뀐 물흐름도처의 숱한 사연 담고, 떠들썩한 전설 쓸어안으며갓 시집온 새색시 수줍음으로 외사리에 머문 물길괴강에 숨은 흙진주 寶庫담고, 수주팔봉 굽이쳐달래강 향한, ..
2019.09.13 -
굽은 소나무
나무에 대하여 정 호 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곧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나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8)
소나무 유 자 효(1947- ) 생각이 바르면 말이 바르다. 말이 바르면 행동이 바르다. 매운바람 찬 눈에도 거침이 없다. 늙어 한갓 장작이 될 때까지 잃지 않는 푸르름. 영혼이 젊기에 그는 늘 청춘이다. 오늘도 가슴 설레며 산등성에 그는 있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7)
소나무 정 두 리(1947- ) 나이테를 보지 않고 눈어림으로 알 수 있는 버젓한 어깨 튼튼한 다리가 보기 좋다. 꽃보다 더 나은 푸른 솔이 좋다. 이런 거구나 이래야 하는구나. 냄새도 빛깔도 이름과 닮은 의젓한 나무. 네 모습을 보면서 소나무야 꿈까지 푸르게 꾸고 싶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 (6)
어떤 소나무 박 인 걸 언제나 그 자리에서 오로지 위로만 향하여 더딜지라도 서두르지 않으며 느긋함과 침착함으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언제나 독립자세로 무리하지 않으며 아주 생산적으로 한 뼘씩 오를 때마다 내실을 튼튼히 하며 힘차게 딛고 선 영역은 아무도 넘겨다보지 못한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밤 내심 불안함으로 부러지지 않기를 간구했더니 아침 햇살에 더욱 빛난다. 영혼 없는 식물이 우람한 거목이 되어갈 때 영혼 있는 나의 모습이 너에게 부끄럽기만 하다.
2019.09.12 -
설악산 소나무(5)
산 조 지 훈 산이 구름에 싸인들 새 소리야 막힐 줄이 안개 잦아진 골에 꽃잎도 떨렸다고 소나기 한주름 스쳐간 뒤 벼랑 끝 풀잎에 이슬이 진다 바위도 하늘도 푸르러라 고운 넌출에 사르르 감기는 바람 소리 산길 조 지 훈 혼자서 산길을 간다.풀도 나무도 바위도 구름도 모두 무슨 얘기를 속삭이는데산새 소리조차 나의 알음알이로는 풀이할 수가 없다.바다로 흘러가는 산골 물소리만이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스며드는그저 아득해지는 내 마음의 길을 열어 준다.이따금 내 손끝에 나의 벌거숭이 영혼이 부딪쳐푸른 하늘에 천둥 번개가 치고나의 마음에는 한나절 소낙비가 쏟아진다.
201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