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무(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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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잎 으름덩굴
으름덩굴 손 정 모다섯 갈래손바닥 닮은 잎새로덩굴마다 손 내밀어하늘 향해가만히 귀 기울이다가연보랏빛 우아한 맵시로바람이 지나다니는 길목민감한 레이더처럼 더듬더니솔숲에서 훌쩍이는가슴 잃은 산새고독을 건져 올린다산중의 정밀로떨어져 내리는개화의 설렘마음껏 몸 태우며음미하다가휩쓸리는 바람결 타고청아한 음률로 흩날린다. 으름김 승 기 지내고 보니모든 것이 손바닥 위에 있더이다아무리 어르고 윽박질러도잎이 돋고 꽃도 피더이다덩굴지는 세월의 더께 위에서바나나같이 소시지같이달콤 짭짤한 열매 열리더이다순간순간 가슴을 찌르던 설움과 아픔부드럽고 하얀 손길로어루만지며 달래어도검은 씨로 맺히던 눈물과 웃음,아람으로 벌어져하늘 밖으로 떠나가고 나면아득한 추억이 되더이다길고 좁다란 골목길에서도비 오고 바람 불고 눈 내리고그..
2024.10.12 -
구기자나무 꽃
구기자 꽃백 승 훈 볕 좋은 가을날논산 바람길을 걷다가어느 집 울타리에선가보랏빛 구기자꽃을 보았네 주황색 감을 주렁주렁 달고 선 감나무들과제풀에 붉어진 사과들이 탐스러운 과수원을 지나며누군가 꽃보다열매가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말할 때우연히 나의 눈에 띈 구기자 꽃 불로장생의선홍빛 구기자 열매제아무리 고와도나 없이는 어림없는 일이라고항변하듯 피어 있던구기자 꽃그 보랏빛에 찔려온종일 가슴 아리던 날이었네 □구기자나무구기자나무(枸杞子--)는 가지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분포한다. 열매는 구기자(枸杞子)라 부른다. 높이는 1~4미터이며, 가늘고 회백색을 띤 줄기에 가시가 있다. 줄기는 비스듬하게 자라면서 끝이 밑으로 처진다. 잎은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이다. 길이는 3~8센티미터쯤..
2024.10.09 -
꽃보다 화려한 누리장나무 열매
누리장나무백 승 훈 누리장나무는사람을 다섯 번 놀라게 한다네 처음엔 어여쁜 꽃에 놀라 다가갔다가고약한 냄새에 놀라서 뒷걸음질 치게 하고어린잎 데쳐 무친 고소한 나물 맛에 놀랐다가꽃보다 아름다운 진주 닮은 파란 열매에 놀라고탁월한 약효로 병을 낫게 하여또 한 번 사람을 놀래킨다네 고운 꽃빛에 이끌려 무심코 다가갔다가고약한 냄새에 화들짝 놀라 집으로 돌아온 저녁누구나 가슴에 누리장나무 한 그루 쯤은 품고 산다는친구의 말을 곱씹으며 나를 돌아본다 어여쁜 꽃이나꽃보다 빛나는 열매는 보여준 적 없이세상을 향해 지독한 악취만 피워댄 것은 아닌지내 안에 살고 있을 누리장나무를 생각한다 "누리장나무의 열매는 꽃보다 더 아름답게 달린다.열매가 맺힐 때면 붉은 말미잘 모양의 꽃받침을 펼치고 가운데 1캐럿(지름 6.5..
2024.09.28 -
쉬땅나무
여름 비 - 山詩15이 성 선 대낮에 등때기를 후려치는 죽비소리 후두둑문밖에 달려가는 여름 빗줄기 □쉬땅나무장미과의 갈잎떨기나무로 개화기는 6-7월이고 결실기는 9-10월이다.키가 작은 나무로, 관상수로 심기도 하고 생울타리를 만들기도 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둥근 껍질눈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이다. 작은 잎은 13-25개로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작은 잎 앞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에 별 모양의 털이 있다. 줄기 끝의 원추꽃차례에 자잘한 흰색 꽃이 촘촘히 모여 달린다.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길이 4-6mm이며 털이 있다.
2024.08.08 -
누리장나무 꽃
바위 아래 작은 샘물도 흘러서바다로 갈 뜻을 가지고 있고,뜰 앞의 작은 나무도하늘을 꿰뚫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리장나무누리장나무(Clerodendrum trichotomum)는 꿀풀과의 잎 지는 넓은잎 떨기나무이다. 한국 원산으로 전국 각지의 야트막한 산이나 바닷가, 계곡 등 어디서나 잘 자라며 일본과 중국에도 서식한다. 잎과 줄기 등 나무 전체에서 누린내가 나서 누리장나무라 부른다. 달리 부르는 이름이 개똥나무, 누린내나무이다. 나무 밑에서 줄기가 많이 갈라지며 키는 대개 2 미터 정도로 자라는데 간혹 5 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다.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며 길이 8~20 센티미터, 너비 5~10 센티미터쯤 된다. 약초명이 취오동(臭梧桐)이듯 잎이 오동나무처럼 크다. 끝이 뾰족하고 가장..
2024.08.02 -
가죽나무
숲에 가서 그 기운을 흠뻑 마셔라. 햇빛이 나무 사이로 흘러들어 오는 것과 같이 자연의 평화가 우리에게 흘러들어 올 것이다. 바람이 신선함을 그리고 에너지와 열정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걱정은 가을의 낙엽과 같이 떨어져 없어질 것이다.- 죤 뮤어(John Muir) 새가 앉은 나무김 용 택 나무는 정면이 없다.바라보는 쪽이 정면이다.나무는 경계가 없다.자기에게 오는 것들을다 받아들이며 넘나든다.나무는 볼 때마다완성되어 있고볼 때마다 다르다.새가 앉으면,새가 앉은 나무가 되고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나무가 된다나무는 어린 손자를 안은할아버지처럼 인자하다. □가죽나무중국, 대만, 한국 북부 원산지의 나무이다. 가짜 죽나무라는 뜻에서 온 이름이며, 가중나무라고도 한다. 한자어로는 가승목(假僧木)·저수..
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