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화려한 누리장나무 열매

2024. 9. 28. 11:06사진/나무

누리장나무

백 승 훈

 

누리장나무는

사람을 다섯 번 놀라게 한다네

 

처음엔 어여쁜 꽃에 놀라 다가갔다가

고약한 냄새에 놀라서 뒷걸음질 치게 하고

어린잎 데쳐 무친 고소한 나물 맛에 놀랐다가

꽃보다 아름다운 진주 닮은 파란 열매에 놀라고

탁월한 약효로 병을 낫게 하여

또 한 번 사람을 놀래킨다네

 

고운 꽃빛에 이끌려 무심코 다가갔다가

고약한 냄새에  화들짝 놀라 집으로 돌아온 저녁

누구나 가슴에 누리장나무 한 그루 쯤은 품고 산다는

친구의 말을 곱씹으며 나를 돌아본다

 

어여쁜 꽃이나

꽃보다 빛나는 열매는 보여준 적 없이

세상을 향해 지독한 악취만 피워댄 것은 아닌지

내 안에 살고 있을 누리장나무를 생각한다

 

5개의 붉은 꽃받침 위에 맺힌 짙푸른 열매는 꽃보다 더 화려하다.
누리장나무는 가을이 되면 짙푸른색 동그란 열매가 맺히고, 5장의 진홍색 꽃받침이 별처럼 화려하게 펼쳐져 푸른 숲속을 환히 밝힌다.
붉고 푸른 대비의 열매 - 화려한 열매를 맺는 것은 새나 동물등을 유혹하여 먹이가 되어 씨를 멀리 이동시켜 배설케 함으로써 종족을 광범위하게 번식시키기 위함이다.

 

 

"누리장나무의 열매는 꽃보다 더 아름답게 달린다.

열매가 맺힐 때면 붉은 말미잘 모양의 꽃받침을 펼치고 가운데 1캐럿(지름 6.5mm) 크기의 사파이어 파란 보석이 박힌다. 빨간 꽃받침 안에 파란 열매가 조화롭게 매달린 모양은 마치 브로치(brooch)를 연상케 하는데 붉은 바탕에 푸른 열매는 새들이 찾기 쉬운 색 대비가 되며 열매 안에는 맛있는 즙액을 잔뜩 넣어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 박상진  '우리 나무의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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