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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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제비꽃 나 태 주 그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아 쓸쓸한 날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 피었습니다
2010.05.01 -
모항에서
모항에서 김 혜 선 그대 등 뒤에서 노을을 보았네 낮출수록 잘 보이는 것이 인생이라며 낮게 낮게 가라앉았네. 번지는 노을을 보며 나는 들었네 들녘의 곡식 기우는 소리 내 빈속의 바람소리 이루지 못한 꿈 하나씩 살라 먹으며 앉은뱅이꽃으로 주저앉은 내가 세월의 그늘 밑에서 뿌려지는 햇살 한 줌 이고 사는 동안 닫아건 마음은 점점 어두워지고 자기 몸을 낮추고 있는 그대 등 뒤에서 나는 보았네 두근거리는 꽃이 되는 날 있을 거라며 그대에게 노을꽃을 만들어 주는 어둠 그대 등 뒤에서 노을을 보았네 숙일수록 잘 보이는 것이 인생이라며 깊이 좀더 깊이 고개 숙이고 있었네.
2010.04.26 -
좋은 사람
좋은 사람 김 종 원 좋은 사람은 굳이 같이 있지 않아도 그냥, 좋은 사람입니다. 사는 곳이 너무나 달라서 같이 있지는 못해도 당신은 당신 동네에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서로가 미소를 짓는 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가끔 거리에서 만나는 그런 사람은 아무리 내게 함박웃음을 보여도 반가움 보다는 어색함이 앞서는데 당신이 미소 짓는 상상을 하게되면 나도 모르게 수줍은 미소를 보이게 됩니다. 너무나 힘이들 때내게 힘이 되어주는 건 가까이 있는, 너무나 큰 함박웃음을 짓는 그 사람이 아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곳에서 내게 미소 지어주는 당신 입니다 그럴수록, 힘이 들수록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당신입니다 살아간다는게 상처와 상처끼리 만나서 그 상처를 부비며 살아가는 거겠지만 당신과 상처를 부빈다면 ..
2010.04.25 -
동백꽃
동백꽃 3 조 남 명 사계절 시퍼렇던 잎사귀 사이를 제치고 핀 장미꽃보다 더 선명한 것이 피자마자 지고 만다 느닷없이 후두둑 덩어리 채 떨어지고 마는 붉은 정열 한덩이 나딩군 꽃봉오리는 땅에서 또 한 번 피어난다 갈부터 몽우리 불러 그리 일찍 지려고 추위에 얼면서 피어났는가 체통 없는 겨울 꽃의 왕이여.
2010.04.18 -
낙화
낙화 조 지 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
2010.04.17 -
노루귀(6)
노루귀 김 창 수 무슨 그리움이 있길레 언 땅 헤치고 고개 내밀어 찬바람 부는 솔밭 너머로 먼 산의 잔설을 바라보는가? 간밤 봄비에 얼굴을 씻고 입가엔 해맑은 미소 짓지만 가슴에 맺힌 말 차마 못하고 봄바람에 입술만 파르르 떤다. 가여운 여인아! 눈물젖은 얼굴을 보이지 말고 서산에..
201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