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풍경(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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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태하마을 오징어덕장
오징어 박 인 걸 조상의 죄가 얼마나 무거우면 자자손손이 갈고리에 찍혀 칼날에 창자까지 척출당한 채 십자가 형 만큼 참혹한 덕장에 엮인 채로 매달려 낯 볕에 오그라들고 밤이슬에 뒤틀리면서 한 장의 양피지처럼 짜부라진 운명이 되었는가. 무한한 생육과 번성을 꿈꾸며 제제(濟濟)없는 자유의지로 통제받지 않던 자율이 유혹 앞에서 허물어져서일까. 미끼에 숨은 바늘을 아무런 경계 없이 집어삼킨 것이 선악과를 따 먹은 하와처럼 후손 대대에 원죄가 되어 대물림을 하는 것일까 우매한 집단이여 깨우칠 길 없는 서글픔이여 낚시 바늘을 경계하라는 경고문을 붙일 길 없어 괴롭다.
2012.10.29 -
지리산 무제치기폭포
무제치기 폭포 권 경 업 겹 무지개 참나무 숲 내음 물보라로 번지는 무제치기 치밭목 가는 길 초록 바다에 7월의 하늘이 떨어지고 있다 2012.9.17 태풍 '산다'가 지나간 직후, 장관을 이루고 있는 지리산 무제치기 폭포 어둑어둑한 깊숙한 계곡을 내려서니 폭포수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웅장하게 계곡에 울려 퍼지고 있다. 눈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바위 벼랑에는 무제치기 3단 폭포수가 뇌성을 내며 비류직하(飛流直下)하고 있다. 장엄하다. 무제치기폭포 뇌성(雷聲)을 내는 폭포수에 귀가 먹먹해지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폭포수가 나의 온몸에 쏟아져 내리는 듯하다. 별천지에 있는 듯 온갖 시름과 번뇌가 깨끗이 씻기어 나간다. 지리산 무제치기 폭포 무제치기 폭포는 3단으로 포말을 날려서 스스로 무지개를 치는 폭포라 하..
2012.09.24 -
잠자리와 엉겅퀴
길가는 자의 노래 /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나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2012.07.15 -
원추천인국 201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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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
봄바람은 / 강 인 호 들녘은 연두로 물들여놓고 풀꽃은 지천으로 피워놓고 논물 찰랑찰랑 일렁여놓고 나뭇가지 저리 흔들어놓고 어디로 갔는가 봄바람은
2012.06.01 -
숲 2012.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