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태하마을 오징어덕장
2012. 10. 29. 10:41ㆍ사진/풍경
오징어
박 인 걸
조상의 죄가 얼마나 무거우면
자자손손이 갈고리에 찍혀
칼날에 창자까지 척출당한 채
십자가 형 만큼 참혹한
덕장에 엮인 채로 매달려
낯 볕에 오그라들고
밤이슬에 뒤틀리면서
한 장의 양피지처럼
짜부라진 운명이 되었는가.
무한한 생육과 번성을 꿈꾸며
제제(濟濟)없는 자유의지로
통제받지 않던 자율이
유혹 앞에서 허물어져서일까.
미끼에 숨은 바늘을
아무런 경계 없이 집어삼킨 것이
선악과를 따 먹은 하와처럼
후손 대대에 원죄가 되어
대물림을 하는 것일까
우매한 집단이여
깨우칠 길 없는 서글픔이여
낚시 바늘을 경계하라는
경고문을 붙일 길 없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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