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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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에 관해 법문/법정스님 ----중략 지금까지 보왕삼매론 많이 들었죠? 이제 다시 복습 삼아서 말씀드립니다. 지금까지 들었던 것 모두 잊으세요. 그건 과거사예요.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음미하는 겁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 합니다. 사바세계가 무슨 뜻입니까. 범..
2010.02.06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Like a lion not trembling at noises, like the wind not caught in a net, like a lotus not stained by water, let one wander alone like a rhinoceros.
2010.02.04 -
청산은 비에 젖지 않는다
청산은 비에 젖지 않는다 成田 스님 비가 오는 날 월정사를 거쳐 상원사에 갔다. 무겁게 비는 내리고 있었으나 산은 오히려 청정히 깨어 있는 것만 같았다. 나무도 꽃들도 비에 젖지 않았다. 비에 젖는 것은 나뿐이었다. 계곡에 흐르는 물까지도 비에 젖은 표정이 아니었다. 계곡을 타고 더욱 더 즐겁게 내닫는 물길. 물길은 낮은 곳을 향하여 즐겁게 흘러만 갔다.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가는 즐거움을 물줄기는 보여 주었다. 만약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고 싶다면 모든 사람의 발밑으로 다니라는 말이 떠올랐다. 바다가 내게 다가왔던 의미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낮은 곳으로 흘러온 물줄기들이 가장 낮은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바다가 아니던가. 그 바다 앞에 서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경험해야만 했다. 그것은 내..
2010.02.02 -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 글쓴이 : 황필상 )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함께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옷을 새삼 갈아 입지 않고 예의 범절에 신경쓰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사람,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서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그가 여성이건 남성이건 나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이 없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지만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갖고 있으면 ..
2010.02.01 -
늙음
늙음 아, 짧도다 인간의 생명이여 백 살도 못 되어 죽어 버리는가.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결국은 늙어서 죽는 것을 사람은 내것이라고 집착하는 물건 때문에 근심한다. 자기가 소유한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 것은 모두 변하고 없어진다는 것을 알아, 집착과 욕망의 집에 머무리지 말라. 사람이 내것이라고 생각하는 물건, 그 것은 그 사람이 죽음으로써 잃게 된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현명하게 이 이치를 깨달아, 내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라. 이를테면, 잠이 깬 사람은 꿈 속에서 만난 사람을 다시 볼 수 없듯이, 사랑하는 사람도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다. 권세가 있는 사람도 한번 죽은 후에는 그 이름만이 남을 뿐이다. 내것이라고 집착하여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걱정과..
2010.02.01 -
빌려쓰는 인생
빌려쓰는 인생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정말 내 것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동안 잠시빌려 쓸 뿐입니다. 죽을 때 가지고 가지 못합니다. 나라고 하는 이 몸도 내 몸이 아닙니다. 이승을 하직할 때는 버리고 떠난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내 것이라고는 영혼과 업보뿐입니다. 영원히 가지고 가는 유일한 나의 재산입니다. 부귀와 권세와 명예도 잠시 빌린 것에 불과합니다. 빌려 쓰는 것이니 언젠가는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빌려 쓰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너무 가지려고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많이 가지려고 욕심 부리다 모두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대로 놓아두면 모두가 내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베풀면 오히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 것이라고 집착하던 것들을 모두..
2010.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