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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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나의 꿈 卍海 한 용 운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히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당신의 책상 밑에서 '귀똘귀똘' 울겠습니다.
2012.02.21 -
새해
새해 오 보 영 늘 다니던 길 어제도 그제도 걸어가던 그 길을 새 마음으로 새 다짐으로 걸으니 새 길 새로운 길이 되누나
2012.01.02 -
새해 첫 기적
새해 첫 기적 반 칠 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2012.01.02 -
11월 풍경
11월 풍경 (宵火)고은영 억새꽃 무리지어 싸늘한 바람에 흐르나니 새들은 떼지어 사랑을 찾아 날아가네 창백한 아침이면 계절 가득 들녘에 피는 서리꽃 가난한 자들의 눈 위로 자꾸만 그리운 안부를 묻네 삭막한 거리여 식어가는 대지에 마지막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픈 기억을 안고 이별의 슬픈 하강 곡선에 제 몸을 누일 것이냐 움츠리는 가슴 찬 기류 속을 달려온 세월이여 방황하는 모든 것들과 계절도 제가 돌아가야 할 길을 알고 사랑과 이별의 아픈 선로에서 말없이 떠나 보내고 남아 있어야 할 것들의 서러움을 노래한다 겨울의 목전에 서서 아, 우리는 또 얼마나 기다려야 따뜻한 기억의 사랑을 회복할 것이냐
2011.11.21 -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 고산 윤선도 五友歌 중에서 □대나무 땅속 줄기가 그물처럼 뻗어 넓게 퍼지고 땅속 줄기의 마디 부분에서 새순(죽순)이 나와 한 달만에 높게 자라 숲을 이룬다. 대나무는 한번 자란 후 더 이상의 생장을 하지 않으며 나이테가 없기 때문에 풀로 볼 수도 있고, 겨울에도 꼿꼿하게 서 있을 뿐 아니라 껍질이 단단하여 나무로도 볼 수 있다. 대나무는 60-120년만에 단 한번 꽃을 피운 후 즉시 죽는다.
2011.11.19 -
淸茶一椀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201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