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드디어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하다

2009. 6. 27. 18:59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드디어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하다 

 2009.  6. 9.  화요일   흐림 

 

그동안 몸에 밴 습관 때문인지 새벽 2시에 눈이 뜨인다.

이리 뒤척 저리 뒤 척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3시 30분 불을 켜고 일어나 앉고야 만다.

창문 밖을 내다보니 불을 환히 켠 고기잡이 배들이 조업을 하고 있다.

파도소리가 '처얼썩 처얼썩' 들려온다.

 

오늘이 도보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1시간만 걸어가면 통일전망대 출입신고하는 곳이다. 

다시 11km 거리에 통일전망대가 있다. 

 

9시부터 통일전망대 출입신고 사무를 본다고 들었다.

숙소에서 1시간 전에 출발하면 충분하지만, 기다리기 힘들어 배낭을 메고 숙소를 나선다.

시간을 보니 05 : 50분이다.

 

날씨는 잔뜩 흐려 있다.

철조망이 쳐 있는 해안길을 따라 천천히 대진항으로 걸어간다.

철조망너머로 대진항 등대가 보인다.

 

철조망너머로 대진항이 보인다

 

해안도로를 천천히 걸어 내려가니 대진항이다.

어제 배달주문한 음식점 이름이 보인다.

아침 식사를 할까 하고 기웃거려 보니 문이 열려 있지 않다. 

 

대진항

 

대진항 뒷골목으로 들어가니 문을 연 음식점이 있다.

마지막까지 지조를 지켜 "된장찌개백반"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금강산콘도를 지나, "통일전망대 출입신고하는 곳"에 도착한다.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시간을 보니 아침 8시다.

30여분 기다리니 차도 들어오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진다.

8시 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한단다.

 

도보로는 통일전망대에 출입할 수 없고,

오로지 차량만이 가능하단다.

 

통일전망대

 

 

카플차량을 주선해 주어 합승하고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내려 통일전망대로 걸어 올라간다.

 

철조망너머 멀리;낙타등 같이 굽은금강산;구선봉이;보인다.

 

해남 땅끝마을 땅끝탑에서 출발한지 30일 만인, 몸무게가 8kg이 줄어든 2009년 6월 9일 9시 30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  

해발 70미터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에 도착한다.

가슴이 뭉클거리고 힘은 더욱 솟구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허전해지고 차분해지고 편안해진다.

그동안 끊임없이 박동하여 준 나의 심장과, 길고 긴 어려운 길을 한마디 불평 없이 걸어준 나의 두 다리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남북 분단으로 철책이 가로 놓여 더 걸어가고 싶어도 이제는 더 걸어갈 수가 없다.

이 길이 열려 있다면, 앞에 보이는 해안길을 따라 통천 원산 함흥 청진 나진을 지나, 두만강을 따라 백두산까지 걸어가고 싶다.

날씨는 잔뜩 흐리지만, 철책선너머 멀리 점점이 섬들로 이루어진 해금강이 희미하게 보인다. 

낙타등 같이 굽은 금강산 구선봉도 보인다.

통일의 그날이 오기를 염원해 본다.

 

오늘 걸은 길  ; 초도삼거리-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

금일 보행 거리 :  4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