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화진포호를 걷다

2009. 6. 27. 17:33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화진포호를 걷다

2009. 6. 8. 월요일   맑음

 

04 : 00 숙소를 나선다.

청초호를 조금 걸어가니 고성군 토성면이다

야산을 지나고,  용지호를 지나니  넓은 들판이 나타난다.

동녘에는 이미 해가 높이 솟아 있다.

파란 모가 심어져 있는 논에 해가 반영되어  불덩이처럼 빛나고 있다.

 

파란 모가 심어져 있는 논에 해가 해가 반영되어 불덩이처럼 빛나고 있다.

 

마음은 천천히 걸으려 하나 발걸음은 빨라지기만 한다.

아무래도 빨리 끝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모양이다.

봉포리 캔싱턴리조트 앞을 지나니 도로변의 노란 금계국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아름다운 동해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청간정에 올라보니,  동해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파도가 몰려와 백사장 위에 부서진다. 

뒤를 돌아보니 들판 건너 저 멀리 울산바위 뒤로 백두대간 능선이 흐른다.

 

청간정

 

천학정에 둘러보고, 송지호를 지나간다.

좌측으로 백두대간 능선이 달리고 있고 우측으로는 백사장과 철조망이 달리는 가운데로 쭉 뻗은 대로를 걷는다.

무념무상으로 걷는다.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이 길가에 늘어선 노란 금계국을 살랑살랑 흔들어 노란 물결을 만들어 놓는다.

 

백두대간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백사장과 철조망

 

간성읍 삼거리에  24시 찜질방이 보인다.

읍내에 들어가 ' 돤장찌게백반'을 먹고 수통에 물을 채우고, 길을 떠난다.

 

쉬지 않고 걸어, 거진을 지나고 화포리를 지나고  금강삼사를 지난다.

화진포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붉은 해당화도 가끔 보이기 시작한다.

때로는 꽃은 지고 둥근 열매만 탐스럽게 다닥다닥 달려 있다.

화진포호 둘레에 해당화가 만발하였을 때는 가히 장관이었겠다. 

듬성듬성 핀 꽃과 열매만 보일 뿐이다.

계절과 날씨와 때에 따라 물색과 경관은 많은 변화와 조화를 부린다.

화진포호의 멋진 풍광은 꼭꼭 숨어 있는 듯하다.

 

 

화진포 해당화

 

개장을 준비 중인  화진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천천히 걸으려 노력했으나  한달음에 달려온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화진포 해수욕장

 

                                      

해양박물관을 지나고 초도해수욕장을 지나,  초도삼거리에 있는 모텔에 유숙키로 한다.

방으로 들어가 짐을 풀고 창문을 여니, 해풍과 함께 바다가 확 밀려든다.

끊임없이 철썩이는 파도 소리도 밀려든다.

 

찬물에 샤워하고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여러 음식점을 찾아보았으나 영업하는 집이 없다.

방으로 돌아와 배달 주문을 한다.

 

지도를 펴 놓고 내일의 여정을 정리한다.

멀고 먼 길을 걸어,  내일이면 최종 목표 지점에 도착할 것이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덤덤할 뿐이다.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은 후,  애기를 어르고 있는 주인 할머니에게 통일전망대 들어가는 절차를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문의하니,

"계속 길을 걸어가다 보면 누가 붙잡는 사람이 있시오." 한마디 하고는 끝이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해조음 소리를 들으며 꿈속으로 빠져든다.

 

오늘 걸은 길 : 속초엑스포-7번 도로-봉포리-청간정-천학정-송지호-간성읍-화포리-1번 도로-화진포호-초도삼거리

금일 보행 거리 : 41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