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천년 고찰 관음성지 오봉산 낙산사에 들르다

2009. 6. 27. 10:25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천년 고찰 관음성지 오봉산 낙산사에 들르다

 2009. 6. 7.  일요일  흐림

 

03 : 15분 민박집을 나서기 위해 현관문을 여니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창문을 열고 바라보니, 비가 아니라 계곡물 흐르는 소리다.

헤드랜턴을 켜고 깜깜한 길을 걷는다.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서림마을에 도착한다.

인진쑥 가공 공장이 많이 보인다.

조침령 가는 길이 나타난다. 조침령엔 운무가 잔뜩 묻어 있다.

새벽의 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새벽의 들 풍경

 

영덕리 저수지를 지난다.

양양에너지월드를 지나 언덕에 오르니 양수발전소 위로 운무가 피어오르고 있다.

 

양수발전소 위로 운무가 피어오르고 있다.

 

                                   

공수전리에 도착한다.

하얀 밤꽃이 피어 있는 큰 밤나무가 보인다.

물이 흥근한 파란 논둑길이 있는 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용소골 계곡 공수전계곡 입간판이 보인다. 

구룡령에서 내려오는 이 길은 어디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물이 흥근한 파란 논둑길이 있는 들 풍경

 

                                     

송천리 민속떡마을에 입구에 도착하니 8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입구 삼거리에 송천 민속떡 판매소가 보인다.

승용차에서 내린 부부는 송천 민속떡을 먹기 위해 아침도 안 먹고 왔다고 한다.

떡을 사고 앵두를 산다.  빨간 앵두가 너무나 아름답다.

나도 떡 한팩과 앵두를 사가지고, 탁자에 앉아 아침으로 먹는다.

 

 

송천 민속떡과 앵두

 

                                   

남은 떡과 앵두를 배낭에 넣고 출발 준비를 한다.

어디서부터 걸어왔느냐고 묻는다. '갈천리'라고 하니,  "이른 아침인데 벌써 오십 리 길을 걸어오셨군요' 한다.

 

"이제는 아침도 먹었으니, 속초까지 잰걸음으로 걸어야지' 하고 속으로 말한다.

무아지경 속에 리드미칼 하게 걷는다.

" 통일전망대 75km  간성 43 km  속초 16 km"  이정표가 보인다.

  

 

'통일전망대 74 km' 이정표

 

                                            

'통일전망대 74 km' 

가슴이 벅차 오른다.

통일전망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그동안 겪어왔던 수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마음이 담담해지고, 편안해진다.

 

낙산사 원통보전

 

                                         

'오봉산 낙산사' 일주문을 지나 소나무가 울울한 길을 걷는다.

언덕에 노란 금계국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다.

2005년 4월 5일 동해안 산불로 소실됐던 천년 고찰 낙산사 전각은 복원이 거의 되었고,

 다만 아직도 민둥산 모습이 보이니 울창한 송림숲 복원이 남은 과제인 듯하다.

 

화재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만든 관음지

 

                                

의상대와 해송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동해의 기암절벽 위에 서 있는 홍련암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의상대

 

 

의상대에서 조망되는 홍련암

 

                                             

물치항 등대 길을 돌아 큰길로 나오니 도로변에 '곰치국 전문' 음식점이 보인다.

곰치국을 하얗게 끓여 줄 것을 부탁한다.

주인아저씨가 나에게 오더니,

"어디 등산을 다녀오세요? "
"도보여행 중입니다."

"어디서부터 걸어오셨어요?"

"해남 땅끝마을에서 부터 왔습니다."

옆으로 앉으며, 도보여행을 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고, 나이 60인데 지금도 도보여행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눈에 어린 이슬을 보이고 싶지 않은 탓인지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기에 떠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 마음 이해하기에 가슴이 뭉클거린다.

 

물치항; 등대 가는 길

 

                                    

속초 엑스포 공원 옆 모텔에서 배낭을 푼다.

 

오늘 걸은 길 :  갈천리 왕산골-서림마을-공수전리-송천리-44번 도로-침곡교-7번 도로-양양낙산사-물치항-속초 엑스포공원

금일 보행 거리 : 43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