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오대천을 따라 상원사에 가다

2009. 6. 26. 11:05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오대천을 따라 상원사에 가다

 2009.6.4.  목요일  맑음

 

03 : 20분 숙소를 나서 작별 인사를 나눈 후 홀로 깜깜한 42번 도로를 걷는다.

요란한 개 짖는 소리가 나며 멀리서 파란불 두 개가 빙글빙글 왔다 갔다 하니 무서움을 느낀다.

헤드랜턴으로 비추어 보니, 요란히 짖고 있는 개의 두 눈이다.

 

고개를 넘어서니 동강이 나타난다.

내리막 길을 속도를 내며 걸어간다.

 

새들이 울기 시작한다.

온갖 새들이 지저귄다.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몇 개의 고개를 넘고 넘어 굽이굽이 돌아가니, 동틀 무렵 시야가 확 트이며 풍광이 아름다운 남한강과 오대천이 합류하는

나전리에 도착한다.

 

남한강과 오대천이 합류하는 나전리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그동안 단양에서 부터 함께 해 오던 남한강과 이곳에서 헤어진다.

한강수야!  잘 가라. 서울에서 다시 보자.

 

엊그제부터 내린 비로 인하여 오대천은 황토색으로 변해 있다.

오대산 서대 너와집 모퉁이 작은 옹달샘 우통수에서 발원한 오대천은 상원사 월정사를 지나 평창군을 남류하여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한강의 제1지류로 길이가 61.25 km이다.

우통수는 원래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졌으나 태백의 검룡소로 자리를 뺏겼다.

 

백석폭포가 멀리서부터 보인다.

산 꼭대기부터 구불구불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보인다.

 

백석폭포

 

이 백석폭포는 오대천 물을 관을 통해 끌어올려 119 m 절벽에서 떨어뜨려 만든 인공폭포이다.

이 인공폭포 뒤편으로 백석봉(1,170M)이 있다.

 

오대천

                                         

여울목과 급류의 오대천 래프팅은 스릴이 있을 것 같다.

가리왕산 등산 안내도가 보이고, 숙암계곡 단암계곡 장전계곡 등 캠핑의 보고를 지난다.

초롱꽃도 보고 매발톱도 본다.

계곡의 폭포도 본다.

 

장전계곡 입구

                                                         

래프팅과 캠핑의 명소 오대천길 풍광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덧 장전계곡 입구에 도착한다

시간은 08 ; 30분이다.

장전계곡 이끼폭포 4.9km 이정표가 보인다. 이끼폭포에 가 보고 싶지만 왕복 거리가 만만찮아 여의치 않다.

입구 슈퍼에서 컵라면을 시켜 먹고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다.

 

새파란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수항리를 지난다.  두타산자연휴양림 표지판이 보인다.

 

파란 하늘에 뭉개구름이 피어오르는 수항리 마을

                                      

거문리 거커리마을 지나, 진부에 가볍게 안착하니 14 : 30분이다.

오대천 풍광 때문인지 오늘은 별로 힘들지 않게 걸었다.

 

 오늘 걸은 길 :  정선읍-42번 도로-나전교-갈림길-59번 도로-백석폭포-숙암리-장전계곡입구-화의리-수항리-거문리-진부읍

금일 보행 거리 :  43 km

 

2009. 6. 5.   금요일   맑음

 03 : 30  숙소를 나선다.

오대천을 따라 걷는다.

영동고속국도 아래를 지난다.

새벽안개가 짙게 깔린 오대천이 신비스러운 모습을 연출한다.

 

새벽 안개가 깔린 오대천

월정삼거리를 지나니 동이 트오고 있다.

오대산 민박촌 입구  문이 열린 음식점에 들어가니, 주인은 '산채비빔밥'만 가능하단다. 

아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땅끝마을부터 걸어왔고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걸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은  놀라는

표정이다.

 

"밥값을 받지 않아야 되는데 첫 손님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하며, 누룽지와 생수를  꺼내 주며  "어르신네,  좋은 여행되시기

바랍니다."라고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전나무 길이 시작된다.

 

전나무가 도열한 길

 

 "천년의 숲길" 이 나온다.

"월정대가람"  탄허스님의 친필 현판이 달린 일주문을 지난다.

 

월정사 일주 월정대가람

 

                                          

오대산 월정사 '천년의 숲길'

 

                                                            

자동차길을 우회시키고  전나무 길 " 천년의 숲길"을 복원하여 놓았다. 

전나무가 빽빽이 도열한 싱그러운 흙길과 그 옆 숲 속으로 생태학습 관찰로 가 있다.

눈이 서늘해지고 정수리가 뻥 뚫리는 듯하다.

생태학습 관찰로 숲 속길을 걷는다.

다람쥐 한 마리 '쪼르르' 달려와 나무를 타고 오른다.

 

"전나무는 소나무과에 속하며 상록침엽수(사계절 푸른 뾰족한 잎)이고, 높은 산에 곧고 높게 자라며,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암꽃으로 날아가 솔방울 같은 열매를 맺는다." 설명문이 달려있다.

 

들꽃들도 보고 새소리도 들으며 전나무 숲 속에 푹 빠져든다.

 

월정사!

천왕문 금강문을 지나 적광전에 참배한다.

경내를 둘러본다.

 

적광전과 국보 제48호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

 

                                              

국보 48-2 석조보살좌상

 

                                                                

불유각이다.

불유를 바가지에 떠 마셔 본다.

불유의 맛을 느껴본다. 

 

불유각

 

                                            

전각 뒤를 돌아  부도탑을 지나가니 전나무가 도열한 아스팔트 길과 만난다.

조금 가니 아스팔트 길은 끝나고 흙길이 시작된다.

 

상원사 가는 황톳길

 

                                                     

상원사를 오르는 길이다.

월정사에서 템플스테이 하는 선남자 한 분이 걸어오며 합장하며 지나간다. 

합장하며 답례한다.

 

주차한 후 차에서 내린 등산객이 나에게 다가오며,

"어느 길로 등산할 겁니까?" 한다.

"저는 등산은 하지 않고 도보여행을 하고 있는 중인데 두로령을 넘을 겁니다." 

" 어디서부터 걸어왔어요?"

" 남쪽에서부터 걸어왔습니다."

" 남쪽이 어디인지. 그럼 어디까지 가는데요?"

"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갑니다"

" 아 그러면 신문에 났던 사람인가요?"

" 아닙니다."

 

" 어느 코스로 등산하십니까? "물으니

" 동대산으로 가서 한 바퀴 돌려하는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요."

" 연세가 많으신 것 같은데 등산을 오랫동안 하신 모양이에요?"

" 한 50년 했어요.  한국의 산 855 산을 올랐어요."

"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 박 x x입니다."

" 죄송합니다. 몰라 뵈었습니다. "

 

70을 훨씬 넘기셨다는 산행의 베테랑,  고수 전문산악인과의 만남이다.

동대산 등로 입구에서 헤어진다.

"좋은 산행되십시오."  수인사를 건넨다.

 

오대천 물소리가 우렁차다.

오대천을 건너는 섶다리가 보인다. 섶다리를 건너 생태 숲 속길로 들어서서 걷는다.

지금까지의 걸은 여정을 떠올려 보며 천천히 걷는다.

오늘은 오대산 상원사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생각이 굳어져 간다.

 

상원사 입구  관대걸이 옆 "소풍 가"에서 컵라면과 찹쌀떡을 구입하여 요기한다.

먹다 남은 찹쌀떡을 배낭에 넣고 상원사에 도착한다.

종무소에 들려 스님으로부터 하룻밤 유숙을 승낙받고, 방을 안내받아 배낭을 벗는다.

 

경내를 두루 둘러보고 동기와 불사를 한다.

적멸보궁을 가기 위해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관절에 약간 이상이 느껴져 되돌아온다.

지금은 쉬고 머무는 시간이다.

 

 

 

너무도 지금까지 쉬지 않고 많이도 걸어왔다.

흐르는 강물도 쉬어가 듯 잠시 머 룰러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으며, 들었으며,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것을 버렸는지.

'가슴을 적시는 부처님 말씀' 작은 책자를 구입하여 2층 다원에서 차를 마시며 읽는다.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하는 저녁 예불에 참석한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조용히 나를 돌아본다.

 

상원사 영산전 앞의 이름 없는 돌탑

                             

오늘 걸은 길 : 진부-59번 도로-월정삼거리-59번 도로-간평교-삼거리-446번 도로-월정사-상원사

금일 보행 거리 :  20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