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동강을 트레킹 하다

2009. 6. 24. 22:28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동강을 트레킹 하다 

 2009.6.1 월요일  맑음

 

03 : 55분 숙소를 나선다.

막 숙소를 나서 영월교를 건너려는데 하늘에 패러글라이더가 날고 있다.

여명이 올 때,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 활공장에서 점프하여 바람을 타고 한 마리 작은 새가 된 멋진 사람.

동강의 비경과 영월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으리.

 

패라글라이더

 

영월대교를 건넌 후 좌측으로 꺾어 동강을 따라 걷는다.

석항천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 13번 도로를 걷는다.

동강에도 여명이 내리고 있다.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도로 옆에 조성한 화단에 피어 있는 꽃을 보며 걷는다.

무리 지어 피어 있는 매발톱꽃이 보이고, 한련화가 보이고, 사철채송화도 보인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도 보인다.

 

매발톱꽃

 

동강을 따라 걷는다. 

완택산을 따라 걷는다.

어느덧 삼옥 2리를 지난다.

거운가요가 보인다.

오른쪽 아래가 어라연 주자창이 있고, 섭 새마을이다.

거운가요 옆 정류장에  앉아서 휴식하며, 행동식으로 아침 요기를 한다.

 

거운분교 앞 매표소를 지나  흙 길을 걸어간다.

본격적이 동강트레킹을 시작한다.

 

축사 앞 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만나고 비닐하우스도 지나고 전망대도 지나 잣봉(537 M)에 도착한다.

 

                           

 

어라연은  "어린 나이에 죽은 단종의 혼령이 영월에서 경치가 가장 뛰어난 곳을 보고, 여기서 신선처럼 살고자 하였는데, 크고 작은 비단 같은 고기들이 줄을 지어  반긴 연못 같은 곳 "이라는 뜻이다. 어라연은 일명 삼선암이라고도 한다.

삼선암에 얽힌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있다.

 

잣봉 표석

                         

어라연이 있는 동강 모습

                                                      

'고기가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인 어라연 삼선암이라 부르기도 한다.

 

삼선암 위에는 소나무가 운치 있게 자라고 있다. 또한 바위 틈새에 풀이 돋아나 자라고 있다.

동강 트레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나룻배 주인 이해수 씨 집을 찾아야 한다.

나룻배가 강가에 매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강을 따라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간다. 간다.

원추리가 무리 지어 아름답게 피어 있다.

                        

동강의 원추리

 

집을 찾지 못해 조금 헤맨 끝에 어라연 상회를 발견하여 아주머니로부터 상세한 정보를 얻는다.

'등산로 아님' 팻말이 서 있는 길로 오르면 나룻배 주인집이 나온다.

 

나룻배에 오르니 이해수 씨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구수하게 하며, 능숙하게 노를 저어 삼선암을 지나 건네준다.

나룻배를 매어 놓더니 양봉하는 곳에 가 보아야 한다며 같이 동행을 한다.

강 가까이로만 걸어가라고 일러주고는 헤어진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오지에서, 

어릴 때부터 57년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많은 지혜도 얻고 세상 사는 이치도 깨달았을 것이다.

                                                    

나룻배를 젓는 이해수 씨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이 많이 줄은 덕에 강물 가까이로 걸을 수 있다.

수량이 조금만 더 많았어도 갈대숲을 헤치며 걸어가야 하는 힘든 길이 되었을 것이다.

 

하얀 모래톱을 밟으며 걸어가기도 하고, 

갈대와 잡초를 헤치고 걸어가기도 하고,

자갈밭도 걸어서 가기도 한다.

때로는 너덜지대도 걸어간다.

 

동강의 물색을 즐기며 걸어가고,

맑은 물속에서 노는 쉬리를 보며 즐거워하고,

기암절벽도 보고,

야생화도 보고,

새파란 하늘도 보고,

첩첩의 산도 보고,

태양이 빛나는 동강을 보며,

그냥 그렇게 걸어간다.

 

여울물 소리를 듣기도 하고,

새소리를 듣기도 하고,

강바람 소리를 들으며,

그냥 그렇게 걸어간다.

 

물소리가 요란하여 보니 계곡에 작은 폭포가 있다.

계곡 폭포에서 떨어지는 맑은 물을 받아 마신다,

뙤약볕 속 익어 가던 몸의 열기를 식혀준다.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운다.

                      

동강의 모래톱

                                                   

동강의 자갈밭

                                                   

동강의 너덜지대

 

봉래초교 앞에 도착한다.

문희마을을 가기 위해,  트레킹 길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성실한 마을 청년의 설명에 의하면,

'1로'는  계속 직진하여 진탄나루터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서 문희마을로 가는 길인데, 현재 나룻배 주인이 부재중인 것이 문제고

'2로'는  바로 앞에 있는 문산교를 건너 문산리 산길을 거쳐 절벽밑을 신발 벗고 강물을 건너 문희마을로 가는 길인데, 절벽밑 강물의 깊이를 몰라 건널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부재중인 사람을 마냥 기약도 없이 기다릴 수도 없고,   난관도 뚫고 신발 벗고 강물도 건너고 하는 것이 트레킹이기에 '2로'를

선택한다.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문산교를 건넌다.

 

다리 건너 우측으로 걸어간다.

동강할미꽃 복원지 문산리다.

 

 

 

전신주를 따라 길을 내려가니, 바위 절벽이 나온다.

절벽 밑으로는 건너갈 길이 없다. 

징검다리 같은 돌들이 놓여 있는데 중간중간 돌이 물에 떠내려 갔는지 사이가 멀어 건널 수가 없다.

결국 신발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혹  물에 빠질지도 몰라 대비도 하고, 신발을 배낭에 매달고, 조심조심 물에 들어간다.

엉덩이밑 정도 물에 빠진다. 미끄러지지 않게 징검다리 바위옆을 조심조심 발을 내디디어 무탈하게 건너간다.

실감 나는 동강 트레킹이다.

그리고 또 한 번 신발 벗고 동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천을 건넌다.

다리가 지쳐 힘들어지는 17 : 15분,  백운산 등산로 입구 문희마을에 도착한다.

민박처를 정하고 목욕하고 빨래하고 식사한다.

 

오늘 걸은 길  :  영월교-38번 도로-갈림길-다리-13번 도로-삼옥 2리-거운가요-어라연매표소-잣봉-어라연상회-나루터-배로 건 넘-

                        강변 따라-봉래초교-문산교-문산리-절벽밑 강물 건넘-지류천건 넘-문희마을

금일 보행 거리 :   약 30 km

 

 

 2009.6.2 화요일   맑음

 

오늘의 트레킹 여정은 백운산 등산 후 제장마을로 하산하여 제장교를 건너 운치리까지 걷는 길이다.

백운산 등산이 주된 여정이다.

백운산은 야생화가 많고, 하산길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여유로운 산행을 하기로 당초 일정을 꾸렸었다.

또 산행 후 계속 걷는 일이 경험상 몹시 힘들다는 것과,

일정대로 진행해야 여정이 헝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체험했었다.

 

05 : 45분  민박 주인이 시간 맞추어 차려준 아침 식사를 하고,

06 : 20분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서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배웅하며, 돌탑 앞 갈래길에서 '급경사' 이정표 길로 가라고 하며,

금년 문희마을 사람들이 위험한 등산로를 많이 개보수하였다고 일러준다.

백운산은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신동면이 경계하고 있는 산이다.

 

                        

 

빨간 산딸기 익어가는 오솔길을 걷다가 돌탑 갈림길에서 우측 '급경사' 이정표 길을 따라 걷는다.

점점 가팔라지는 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숨어서 피는 야생화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 거린다.

꽃들은 이미 지고 별로 보이지 않지만,

산 새소리를 들으며,  들꽃이 피어 있으면 향을 맡고, 소위 산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오르는 등산의 묘미를 만끽한다.

으아리꽃, 우산나물, 대극, 갈퀴나물, 둥굴레. 물참대.....

 

3기의 돌탑이 서 있는 백운산 (882.4 M) 정상에 도착한다.

 

백운산 (882.4m) 정상에는 세 개의 돌탑과 표석이 서 있다

 

정상에서 조금 아래에서 내려다보니, 

구불구불 사형으로 흐르는 숨은 동강의 비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백운산에서 조망되는 동강의 비경

 

시야가 뿌옇다.

시야가 선명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백운산에서 시야가 선명한 날을 만나기가 무척 어려우니 자기 집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을 찍어 가 보라던 주인아저씨의 말이

생각난다.

1시간여 기다리나 별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하산하기로 한다. 

문희마을에서 오르는 길은 흙 길의 오솔길이라 참 좋았는데, 제장으로의 하산길은 칼등 같은 절벽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7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한 시도 발에 눈길을 뗄 수 없는 급경사 길이 많다. 

마을사람들에 의해 개보수가 되어 많이 좋아졌지만,  집중해서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길임에 틀림없다.

곳곳 아슬아슬한 절벽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동강의 비경을 눈에 담는다.

                          

동강의 비경

                                                       

동강의 비경

                              

아래 사진은 문희마을 민박집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을 촬영한 것이다.

백룡동굴 있는 위쪽 전망대에 바 새마을 보고 촬영한 듯하다.

                         

 

 

백룡동굴을 지나 가정나루 연포 소사나루의 길만 이번 트레킹에서 제외되었다.

그림으로 대신한다.

항상 여지는 남겨 놓아야 한다.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서.

 

마지막 봉우리 칠족령을 힘들게 넘어 제장마을에 도착한다.

제장교 근처에 산악회 버스가  주차해 있다.

차가운 생수도 보급받고 맥주도 한 컵 받아 마시고, "고맙습니다"  수인사하고 뙤약볓이 쏟아지는 제장교를 건넌다.

동강을 따라 걸으려고 소동마을로 들어가니, 뒤에서 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던 마을사람이 이 길은 막다른 길이란다.

운치리로 가려면 되돌아나가 고소산성 아랫길로 가라고 한다.

 

운치리 마을 입구  음식점을 겸한 상구민박 집에 배낭을 푼다.

민박집 앞으로 동강이 흐르고 맞은편엔 오늘 오른 백운산이 우뚝 솟아 있다.

산자수명한 곳이다.

 

방에 들어가 발소독을 하고 약을 바른 후 방에 누웠는데 잠깐 잠이 들었었나 보다.

이상한 소리에 퍼뜩 깨어 보니,  밖에는 천둥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주룩주룩 비가 퍼붓고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오늘은 괜찮지만 내일은 비가 그쳐야 할 텐데....

민물 잡어매운탕으로 식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오늘 걸은 길 :  문희마을-백운산 정상-칠족령-제장마을-제장교-소동마을. 고소산성 사잇길-운치리 마을입구

금일 보행 거리 : 14 km

 

 2009. 6. 3.  수요일 비 온 후 흐림

 

어제저녁  천둥과 번개 강풍과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밖을 보니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비옷으로 갈아입고 배낭을 메고 우의를 입고 숙소를 나선 시간은 04 :00시다.

 

비는 오락가락한다.

1시간에 5 km를 걷는 속도로 걷는다.

어두워서 볼 것도 없고, 비가 쏟아지기 전에 될 수 있는 한 많이 가 두는 것이 유리하다.

 

어제 내린 비로 동강은 황토물로 변해 흐르고 있다.

지장천이 동강으로 합류하는 새절교에 다다른다.

지장천 물 또한 황토물이다.

                          

새절교

                                  

아침 6시 새절교를 건너 큰 느티나무가 서 있는 가수리에 도착한다.

오송정에 올라 소나무 두 그루를 감상한다.  다섯 그루 중 두 그루만 남았다고 한다.

                          

오송정 소나무- 다섯 그루의 소나무 중 두 그루만 살아 있다

                                                                   

붉은 뼝대 위의 오송정 소나무

                                

붉은뼝대를 소 적벽강이라 부르는데, 석회암 붉은 절벽 앞에 흐르는 푸른 강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어제 내린 비로 황토물이지만 원래는 푸른 강이니, 그 풍광이 작은 적벽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동강의 풍광

                                  

개바우(효자 강아지) 도 보인다. 

                         

개바우

 

 귤암리 마을을 지난다.

'다시 오고 싶은 귤암리'  '동강 할미꽃 마을, 귤암리' 입간판이 보인다.

 

 

                          

귤암리 마을

                                  

나팔봉 앞을 지난다.

 

                         

나팔봉

                               

귤암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마을 사람에게  동강 할미꽃에 관한 여러 질문을 하였더니,

지금은 할미꽃이 다 져서 볼 수 없다고 한다.

3월 말 전후가 개화 절정기란다.

귤암마을 동강 유역 석회암 절벽 틈새에서 동강 할미꽃이 자생하고 있고, 마을 사람들이 식재도 해 놓았다고 한다.

                         

동강 할미꽃이 자생하고 있는 석회암 절벽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동강따라  석회암 절벽 따라 걸어간다.

" 낙석 주의 " 팻말이 연속하여 보인다.

동강 할미꽃을 보호하기 위해 CCTV 감시 카메라도 설치된 것이 보인다.

 

비가 쏟아져서 절벽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낙석주의" 팻말이 보인다.

굴러 떨어진 돌도 보인다. 

얼른 절벽 밑을 벗어난다.

비를 피할 곳이 없어 비를 맞으며 걷는다.

비가 더욱 세차게 쏟아져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다 앞을 보니 큰 건물이 보인다.

들어가서 보니 바닥을 목재로 단장하여 건립된 신축 건물  '정선(모평) 생태체험학습관'이다

 

비가 가늘어진다. 

지도로 체크해 보니, 여기 모평에서부터 정선까지 8 km 정도 남았다.

비가 그쳐,  광하교 아래에 있는 음식점을 목표로 출발한다.

음식점에서 '된장찌개백반'으로 식사를 하고,

솔치재를 넘고,  정선교를 건너,  오후 1시경에  정선 읍내에 도착한다.

이로써 동강 트레킹이 끝난다.

 

정선 읍내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배낭을 푼다.

목욕하고 세탁한 후 방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동강 트레킹을 같이 한 후배가 외출하고 돌아오더니,

상황상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내일 아침 버스로 귀가하겠다고 한다.

 

 

 

숙소 앞 정선 재래시장에서 메밀전병과 빈대떡, 메밀 막걸리로 쫑파티를 한다.

마음이 허전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도 못내 아쉬울 것이다.

 

 

저녁에는 삽결살 구우며  술 한잔 한다.

담소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오늘 걸은 길  : 운치리 마을입구-가수리-귤암리-솔치재-42번 도로-정선교-정선읍내

금일 보행 거리 : 29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