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산수의 본고장 단양에 가다

2009. 6. 23. 13:46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산수의 본고장 단양에 가다"

 2009.5.28. 목요일  맑음

 

03 : 35분 헤드랜턴을 켜고 숙소를 출발한다.

백두대간 깊은 산속 길을 걷는다.

동로 읍내를 지나 백두대간 령 벌재를 넘기 위해 굽이굽이 산길을 돌며 오르막 길을 걷는다.

바람이 차다.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한다.

백두대간의 새소리가 더욱 투명하고 맑게 들려온다. 

높은 곳에 사는 새일수록  소리가 더욱 투명해 지고 맑아지는 것일까?

그럴 것 같기도 하다.

 

벌재 표석

 

해발 625 m 벌재에 도착한다.

오미자가 자생하는 백두대간에 문경 오미자길을 조성해 놓았다. 

 

황장산은 황장목이 유명하다.

황장목은  우리나라의 금강형에 속한 소나무로 대표적인 적송이다.

 

우리나라의 소나무는 지역에 따라  5가지형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1. 동북형 : 강원도 북부 함경도  나무줄기가 굵다

2. 금강형 : 강원도 금강산계, 경북 문경 새재 부근   나무줄기가 비교적 좁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적송이다

                 황장목 금강송 춘양목으로 불린다.

3. 중.남부 평지형 : 나무줄기가 굽어 있다

4. 위봉형 : 전라북도 위봉산  나무줄기가 다소 굽어 있다

5. 안강형 : 대구 포항 간 안강지방  나무줄기가 굽어 있다

 

내리막 길을 한 참 걸어 내려 간다.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으로 들어선다.

황장산쉼터다. 음식점과 민박집이 많다.

방곡리 방곡도예촌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물레 가운데 사발을 놓고 돌리면 아무리 빠른 회전에도 떨어지지 않지만,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두 바퀴도 돌지 못한다.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것이 곧 물레의 정신인 것이다.

 

방곡삼거리를 지난다.

한 도공이 가마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 보인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도공이 가마에 불을 지피는 모습

 

사인암은 단양팔경 중 하나이다 

사인암 전경

 

                                                            

사인암

 

                                                                   

사인암은 남조천 변에 우뚝 솟아있는 커다란 바위로 높이 70m의 기암절벽이다.

사인암 앞을 흐르는 계곡이 아름답다 하여 운선구곡이라 부른다.

암벽에는 우탁선생의 시가 암각 되어 있고, 사인암 앞 바위에는 바둑판이 암각되어 있다.

청련암 이곳저곳 둘러보고 기와불사를 한다.

우탁선생 시비에 있는 시를 옮겨 본다.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소뜰마을 앞을 지나는데 '두음 마을 자랑비'가 서 있다.

그 비문이 아름다워 옮겨 본다.

            

천마처럼 휘달리는 소백의 웅비

남으로 남으로 기어이 하늘에 닿았어라

천 년이더냐 만 년이더냐

때로는 지순한 소원으로

때로는 성난 함성으로

한강물 굽이굽이 마침내 지심으로 피었어라

올곧은 선비의 지조 말조차 울리던 곳

인정은 봄꽃처럼 피어 골골이 아름답고

사랑은 물결처럼 한시도 마르지 않아

흥겨운 노랫가락 거리마다 흘러넘치던 곳

천상의 낙원인들 어디 이 보다 복됐으랴

이제

누천년 이어온 터전 위에 그 보금자리

소뜰마을이라 이름하여 세로이 세우노니

자유와 평화의 푸른 깃발이여

천년세세 드높이 드높이 휘날리거라

풍요와 부귀의 넉넉한 복락이여

만만 대에 길이길이 이어지거라

계유년 가을 두음마을

   

대강을 지나고 단성역을 지난다. 

죽령천이 아름답다

죽령천

 

남한강이 보인다.

단양역  테마공원에는 단양팔경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단양역

 

 

 

 

단양역사에 들어가 아이스케이크와 생수를 구입하여,  먹고 마시며 열기를 식힌다.

양말도 벗고 발을 식힌다.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상진교를 건너  우회전하여 남한강을 따라 걷는다.

 

 

 남한강변을 따라 조성한 장미꽃터널 길을 걸어서 시내로 들어간다. 

 

남한강변을 따라 조성된 쟝미꽃터널

 

                                                   

터미널 근처 마트에서 행동식과 물티슈, 약국에서 닥터밴드와 소독수를 구입한 후 식사한다.

숙소를 정하고 찬물에 샤워하고, 세탁하고, 발을 소독한다.

지도를 펼치고 내일에 대한 일정을 정리한 후,

일찍 잠자리에 든다.

오로지 휴식만이 나를 지탱해 준다.

 

오늘 걸은 길 :  적성1리-동로읍-59번 도로-벌재-방곡삼거리-1번 도로-사인암-927번 도로-대강-5번 도로- 단양역-상진대교-

                       삼거리-59번 도로-장미꽃터널-단양터미널

 

금일 보행 거리 :  35 km

 

2009.5.29.   금요일  맑음

 

04 : 35분  숙소를 출발하여 40분을 걸으니 도담 삼봉에 도착한다.

 

도담 삼봉

 

  

충북 단양군 매포읍 하괴리 남한강 흐르는 강 한가운데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도담 삼봉이다.

가운데가 주봉인 남편봉이고,  남봉은 첩보 또는 딸봉,  북봉은 처봉 또는 아들봉이라 부른다.

이곳은 단양팔경 중 제1경으로 조선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젊은 시절 이곳에서 세속을 떨치고

사유하던 유서 깊은 곳이다.

퇴계 이 황선생은 도담 삼봉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였다.

 

산은 단풍이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 삼봉에 저녁노을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김거사의 들집을 찾아가며  /   정 도 전

 

가을 구름이 넓고 넓어 큰 산이 텅 비었네

잎은 소리 없이 온 땅을 붉게 물들이네

말을 개울 다리 위에 세워두고 돌아갈 길을 물으니

이 몸이 그림 속에 있는지 알지 못하네               

 

석문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른다.

석문은 단양팔경 중 하나로 남한강변에 수십 척에 달하는 거대한 돌기둥의 무지개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석문

 

                                                            

석문사이로 보이는 도담리 마을이 신비롭다.

석문아래 작은 동굴은 우거진 나뭇잎으로 인하여 볼 수가 없다.

되돌아 나와 전망대에서  서서 도담리 마을을 바라보니 남한강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 풍경이 아름답다.

도담리 마을

 

고수교를 건넌다. 

구불구불한  낭떠러지 강변길을 따라 가파른 길을 한 참 걸어가니, 이제는 내리막 길이다.

평평한 길에 다다르니 사평리고 또 걸으니 가곡면이다.

 

강물은 가곡면에서 숨을 고르며 머물러 간다.

강물을 보아라.  항시 여울목처럼 급하게만 흐르지 않는다.

급하게 흘렀다가  또 머물면서 쉬어도 가고 있지 아니한가.

비로소 나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너무나 급하게 쉬임 없이 길을 걸어왔다.

하루쯤 머물다 가라고 강이 나에게 깨우쳐 주는 듯하다.

예! 영월에서 하루 머물다 가겠소.

 

뙤약볕 속 무더위 속에  꾸준히 걸은 탓인지 향산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은 향산리 3층탑이 있는 곳이다. 

마을로 조금 들어간다.

 

 

단양 향산리 삼층석탑

 

향산 마을 길을 되돌아 나오는데 집 대문 위로 빨간 장미가 피어 있다. 

 

군간교를 건너 우측으로 꺾어서 건넌다. 영춘교를 건너면 오늘의 숙박지 영춘이다.

마침 구인사 가는 동서울 발 직행버스가 오고 있다. 

손을 드니 세워준다.

기사가 너무나 고맙다. 

구인사는 당초 일정에 없었지만  기사 덕분으로, 덤으로 관광하게 된 것이다.

걸어서 갔다 오기는 너무 힘든 거리다.

구인사는 국토종단 길이 아니다

 

구인사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구인사는 소백산 기슭에 세워진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이다.

40여 개동의 고층 건물과 현대식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고, 한 번에 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법당을 가진 사찰이다.

 

구인사는 설법보전이 대웅보전이다.

설법보전 벽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구인사 설법보전

 

 

 

 

 

구인사의 일부만 둘러보고, 군내버스를 타고 영춘읍에서 하차한다.

영춘읍내에서 숙박할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걸어오면서 보았던 영춘교 앞의 모텔로 돼돌아가서 일박한다.

 

오늘 걸은 길 :  단양터미널- 도담 삼봉-석문-단양터미널-고수교-사평리-가곡면-향산마을- 영춘교

금일 보행 거리 :   26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