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지나간 세월을 증언하는 삼강 나루터 주막

2009. 6. 22. 22:03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지나간 세월을 증언하는 삼강 나루터 주막

2009.5.26. 화요일  맑음

 

3일 연속 뙤약볕 속에서 백 리 길을 걸은 탓인지 피곤했었나 보다. 

04: 50분  다소 늦은 시간에 숙소를 나선다.

 

방향 감각을 잃어 지나 가는 사람에게 경찰서 가는 길을 물으니, 어디를 가느냐고 한다.

병성천을 건너 경천대를 가고자 한다고 하니 그 길보다는 더 좋은 길을 알려 줄 테니 따라오라고 한다.

아침 운동을 나온 길인데 마침 그쪽으로 간다고 한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한양 가는 옛 길이라고 한다. 

경천대를 가려면 사벌을 돌아  멀리 돌아가는 길이지만 충의사도 보고, 사벌 왕릉도 구경할 수 있으니 좋은 추억의 길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와 헤어지고 지도를 보니 916번 도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다.

상주 넓은 평야의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

  

 

 

 

경천대를 가기 위해 사벌까지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도를 보니 낙상동으로 가서 홀짝고개를 넘으면 바로 충의사가 나온다.

낙상동 입구표시가 되어 있어 벌판을 가로지르는 농로로 진입한다.

마을로 들어가 마을 외곽 농로를 걸어 산기슭 방향으로 걸어가니, 배나무 감나무에 배와 감이 토실토실 자라고 있다.

언덕을 올라서 중부내륙고속국도 밑 토끼굴을 빠져 나가니 금흔리다. 충의사가 지척이다.

홀짝고개가 토끼굴로 변해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시 왜군을 격멸한 정기룡장군 영정을 모신 충의사를 방문한다.

화달리 삼층 석탑과 사벌 왕릉을 둘러 본다.

삼덕리 삼거리다. 

우측 경천대로 가는 도로에는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어 바람에 살랑이고 있다.

 

 

 

경천대 조망대에 올라  바라보니 낙동강이 중동면 회상리 마을을 앞을 돌아 나간다.

흰모래밭도 보인다.

마을 뒤편 산은 상주활공랜드다.

날씨가 조망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전망대 뒷길로 한 참 내려가니 상주박물관이 나온다.

상주역사민속박물관에 들려 관람하고 풍양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걷는다.

선비의 마을 묵상리를 지나고 상주예술촌을 지나니 삼거리와 만난다.  

'역사의 고장 상주시 사벌면 안녕히 가십시오 ' 바위 표지석이 있고  그 옆에 시비가 서 있다.

 

 

 

운성진 옛터  /  조 희 열

 

 

성나루가 여기라지요

 

나라님께 드릴 세곡실은  큰 배

 

하늘 같은 백성 먹일 소금 실은 통배

 

멋도 싣고 오가던 운성진 옛 터가

 

 

 

풍요로움 사뭇 인정으로  배어나

 

강 건너 풍양까지 향기로 뿌렸나

 

옛 사벌국 정취 품은 상주 찾는 관문되어

 

인정 싣고 오가던 나룻배는 어데 갔나

 

 

 

상주의 옛 이름 상락 동쪽 흐른다고

 

상주지경 이르러 이제 참 강 되었다고

 

했다나요 그 이름을 낙동강이라고

 

아는지 모르는지

 

 

 

상풍교 큰 다리는

 

운성 뱃가 선창에 쌓였던 애환을

 

가만히 두 팔 벌려 상주 풍양 맞잡고는

 

영남 적실 꿈에 부푼 강물만 바라보네

 

낙동강 상풍교를 건넌다. 상풍교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니 시원하고 아름답다.

충효의 고장 예천군 풍양면이다.

풍양에서 삼강 가는 길은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어 바람에 일렁이는 아름다운 길이다.

노란 금계국 따라 걷는 길은 아름답기만 하다.

 

 

정말로 가파른 고갯길 태산준령 (청운 3리 산)을 넘는다. 

평탄한 새로 건설된 대로를 만나 걸으니 삼강마을에 도착한다.

 

낙동강 내성천 금천 세강이 만나는 곳이다.

'그리움의 고향 삼강 주막 마을'이다.

 

"삼강교 바로 아래 백포나루가 있고 삼강나루터는 백포나루 건너편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쪽에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나룻배가 오가던 지난날에는 나루터 주막에서 나그네들이 쉬어 가던 온갖 애환이 서린 유서 깊은 곳으로 지금도 양쪽에는 주막이 남아 있다.
삼강나루터에는 삼강주막이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집이 보존돼 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34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세 강이 몸을 섞는 이곳에 자리 잡은 삼강주막은 낙동강 강줄기 1300리에 남은 마지막 주막이다. 삼강나루터는 경남 김해에서 올라오는 소금배가 안동까지 가기 전 쉬어가는 곳이자 문경새재를 넘어 서울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관문이었다. 삼강주막은 이 나루를 오가는 길손들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 주고, 보부상들의 잠자리로, 시인묵객들의 흥을 돋우는 장소로 이용돼 온 유일한 조선시대 마지막 남은 주막이다. 
세월이 흘러 소금배가 올라오지 않고 사람을 건네주던 나룻배마저 없어지자 한 때 네 개나 있던 삼강나루의 주막이 다 사라졌지만 이곳만은 남아 지나간 세월을 증언하고 있다. ‘마지막 주모’이던 고 유옥연 씨가 2005년 10월 1일 89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옛 주막 풍경이 그려진 토끼굴을 지나 들어가니 옛 주막을 복원해 놓고 주막 영업을 하고 있다.

 

 

 

 

삼강나루터 주막에 왔으니 막걸리 한잔을 해보고 싶어 초가지붕 주막 방으로 등산화를 벗고 들어간다.

방안 벽에는 ' 마지막 주모' 사진이 걸려 있고 메뉴표가 붙어 있다.

 

 

 

 '주모 한상 주세요' 메뉴는 혼자 먹기 많을 것 같다.

지짐이는 김치전이란다.

막걸리 반되에 3000량 두부 2000량  주문한다.

 

삼강 마을 입구에 삼강동가. 삼강팔경. 삼강마을 시비가 서 있다.

 

 

      삼강 마을   /  정 재 삼

 

      동에서 낙동강(안동시)

      동북에서 내성천(조천)

      서북에서 금천(산양천)    

      푸르게 하나로 어우리니

      낙동강 수 백리 수를 놓는다

      대구 팔공산맥 동남으로 삼 백리

      문경 주흘산맥 서북으로 일 백리

      동 학가산맥 동으로 이 백리

      뻗고 뻗다가 두른 병풍인 듯

      안산 원산성 구지가 남아

      예로부터 요새여라

      산과 강 셋씩 모여

      정기가 가득하니

      고려시대 용주무흘

      이조시대 용궁무흘로 칭하다가

      청풍자 할아버지 광해에 삼강이라 이름 지어

      솟는 기운 대대손손 이어가는 곳

      강 건너 품 안에 안기는 청솔 숲 사이

      풀 향기 가득 빚어내고

      강변 모랫길 따라 은빛 고기떼 놀고

      만산홍엽 산새소리 어우러지는

      신묘한 풍광은 해마다 자라

      문화마을 이름 높이 떨쳐주네

      유서 깊은 삼강 마을

      그 고명 영원히 빛나리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야 했던 곳을  삼강교로 걸어서 건넌다.

큰 물줄기 낙동강에 내성천 금천이 흘러 들어와 만난다.

 

 

 삼강교를 건너 달지제방 뚝길로 들어선다.

뚝길을 걸어 용궁향교로 가 회룡으로 가면 지름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길을 선택하여 많이 고생했다.

큰 도로를 따라 걷는 것이 편안하고 오히려 빠를 수 있다.

달지제방도로는 금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중간에 금천을 건너야 하는데 건널 수 있는 데가 없다.

나물을 뜯고 있는 할머니에게 물으니 하천 공사 중인 포클레인이 있는 물가로 내려가 보라고 한다.

건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곳으로 내려가 어떻게 하든 금천을 건넜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도를 보니 금남교가 있어 더 직진한다. 다리를 건너 용궁으로 가지 않고 무이교 쪽 농로로 간다.

우여곡절 헤맨 끝에 결국 내성천 둑길을 걸어 회룡교 밑에 도착했다.

회룡교를 건너니 민박집 간판이 보인다.

우측 내성천변의 민박집에 들어간다.

낮에 먹은 막걸리가 속을 불편하게 한다.

국수를 주문하여 간단히 저녁식사로 대신한다.

 

장안사. 회룡대 가는 빠른 길 정보를 얻고 잠자리에 든다.

 

 

오늘 걸은 길 :  상주터미널-916번 도로-낙상동-중부내륙고속국도 토끼굴-금흔리-충의사-사벌왕릉-삼덕리 삼거리-경천대-

                      상주역사민속박물관-916번 도로-상풍교-삼거리-923번 도로-삼거리-59번 도로-청운리-삼강리-삼강교-달지제방길

                       - 금남교-농로-무이교-농로-내성천 둑길-회룡교-내성천변 민박집

금일 보행 거리  :  43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