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신비로운 마이산, 불가사의한 마이산 석탑

2009. 6. 21. 13:49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신비로운 마이산, 불가사의한 마이산 석탑 

 2009.5.21. 목요일  비 온 후 흐림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약해 지기를 기다린다.

하의도 우의로 갈아 입고 신발에 각반까지 두른다.

우의를 배낭위에 입고 숙소를 출발한 시간은 평소보다 많이 늦은 07 : 20분이다.

옥정호를 따라 걷는다.

 

운암삼거리에서 749번 도로로 접어들어 입석리를 향하여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비가 쏟아지다 약해지다 한다.

옥정호가 바라보이는 언덕 기슭에 비바람이 쏟아진다.

자주빛 엉겅퀴 꽃이 홀로 우뚝 솟아 의연히 비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의연히 서 있다.

참으로 당당한 자태다.

층층이 피어있는  층층나무 흰꽃이 아름답다.

 

국사봉 산장을 지난다. 입석리에 '국사봉'이라 써진 바위 옆으로 돌아가니 공터가 있고 음식점이 있는데 조망이 좋다.

붕어섬은 옥정호가 속살을 들어 낼 정도로 저수량이 작아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사봉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등로 입구 계단으로 가는데 들개 서 너 마리가 몰려오며 입구를 막으며 짖어댄다.

스틱을 휘둘러도 달아나지 않아 돌멩이를 던져 쫓아 버리고 산을 오른다.

이동통신 단말소를 지나 한참을 오르니 포토존이 나온다.

입석리 까지 걸어 온 도로가 한눈에 훤히 보인다.

 

 

 

구름이 피어 호남정맥 산 봉우리로 올라간다.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하고 다시 내려오며 다시 포토존에서 사진을 촬영한다.

 

 

 

비가 그치고 안개가 걷힌다.

 

 

산봉우리로 피어 오르는 구름이 만드는 조화가 아름답다.

 

옥정호 / 박소룡

인적이 끊인 호숫가에
등을 기대고 사는 사람들은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흘러도
잔물결로 소리없이 외롭다.

이승과 저승의
우회로를 거닐며
겨울 여름, 봄 가을
네 계절을 지새운다.

푸르른 물결 위로
사랑도 청춘도 함께 띄워 놓고
아무것도 없는 짐생처럼 산다

이름 모를 풀들과
이름 모를 들꽃은
피고 지는데
외로움은 강물 되어 흘러가는구나

별빛마저  일렁이는
이밤
옥정호는 외롭다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국사봉 전망대를 내려와 조금 걸으니, 새로이 길 옆 언덕에 전망대를 건립 중이다. 진입로 마무리 공사만 남겨 놓았다.

 

내량삼거리에서 식사를 할려니 아직 음식점이 문을 열지 않았다.

717번, 13번 도로를 취하여 석등이 있는 용암리로 걸어간다.

오늘은 신평을 거쳐  사선대를 보고 관촌 시내까지 가는 여정이다.

신평까지 가는 이 길은 차량 통행을 거의 볼 수가 없다.

고개를 오르 내리는 도로다.

용암리 마을로 조금 들어가니 용암리 진구 사지 석등이 보인다.

 

 

 

오늘은 비를 맞으며 걸어서 그런지  걷는데 힘이 든다.

어깨는 무거워 오고, 다리는 지친다.

용암리 부터 섬진강을 따라 걷는다. 

오후 2시가 되니 비가 그친다.

섬진강에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도 비 온 후라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신평농공단지를 지나고 관촌역을 지나 사선대 유원지로 내려간다.

사선대는 네 명의 신선이 놀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진안에서 발원한 오원천(섬진강)의 경치 좋은 유원지이기도 하다.

오원천(섬진강)은 이 사선대를 지나면서 기암절벽을 만나 멋진 경치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멋진 경치를 이룬 곳에 음식점과 민박집이 있다.

관촌 시내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중 한집에서 민박을 정하고 저녁식사를 한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난 탓인지, 주인이 대접한다고 막걸리와 파전을 내온 탓인지 술기운이 퍼져 많은 말을 했다.

앞으론 입을 조심하여야겠다.

나는 많은 것을 듣고 보기 위해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이지, 내가 남에게 말을 하기 위해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위(胃)는 밥을 적게,  입(口)은 말을 적게"를 잊었는가?  명심할 일이다.

 

내일은 갈 길이 멀다.

내일을 위해 2층 넓은 홀에서 일찍 잠자리에 든다.

 

오늘 걸은 길 : 운암교삼거리-입석리-국사봉전망대-내량삼거리-신평리-사선대

금일 보행 거리  :  30km

 

 

2009.5.22 금요일  흐린 후 맑음

 

04 : 00 숙소를 나선다.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진다.

오원천(섬진강)  옆 도로를 따라 걷는다.

주천교를 건너 745번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걷는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쪼르르르 쪼르르르" 수많은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한다.

해 뜰 시간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 소생하기 시작한다.

마음이 싱그럽고 편안하여 발걸음도 가볍다.

 

 

아침 안개가 가득하다.

잰걸음으로 걸어 회봉리 온천삼거리에서 우측 좌포터널을 지난다.

헤어졌던 섬진강이 다시 나타난다.

다리 밑에 풍혈냉천 민박집 네온사인이 빛난다.

좌포리 양화마을 앞 산기슭에 풍혈냉천이 있다.

 

이른 시간 때문인지 풍혈 문은 자물통으로 굳게 잠겨 있다

문틀 사이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담장 옆으로 키가 엄청나게 큰엉겅퀴가 자줏빛 꽃을 뽐내고 서 있다.

 

 

 

 

 

풍혈은 바위 구멍에서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곳이고, 냉천은 얼음물처럼 차가운 샘물이 솟아나는 곳이다.

 

섬진강을 따라 걷는다.

새벽안개가 깔려 있는 섬진강 풀숲에는 한가롭게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어제 내린 비로 물소리가 크게 들린다.

 

 

 

섬진강과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 하며 걸어간다.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이니 섬진강이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해 낸다.

섬진강 물속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빛난다.

 

 

 

마이산 등로 입구 강정리. 합미산성이라 쓴 팻말을 지나, 은 천천이 흐르는 강정교를 건너 마령에 도착한다.

등촌마을 앞을 지난다.

신비로운 마이산, 암마이봉 숫마이봉이 보인다

하늘 구름 속에도 암마이봉 숫마이봉이 보이고, 논물 속에도 암마이봉 숫마이봉이 보인다. 

구름이 서서히 벗겨지며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마이산(馬耳山)  / 박금숙 

촉각을 곤두세운
두 귀는
하늘로 솟았어라

천상의 소리 모아
이승의 시름 덜어주고자
한 점 흐트러짐 없는
당당한 기품

경건한 풍경 속에
은은한 목탁소리
끊이지 않아
나무들도 가부좌를 한 듯
엄숙한 자태로다

억겁의 세월
모진 풍파 견뎌온
돌탑들 사이사이
굳건한 역사가 흐르고
 
소박한 꿈 쌓아 올린
우리네 정성 지극하여
구름도 짐짓 비켜가는
신비의 馬耳山.
                

 

 

 

남부 매표소를 지나니 음식촌이다.

첫 집에서 배낭을 벗고 앉아 나의 단골 메뉴 "된장찌개백반"을 주문한다.

반찬이 한 상 가득하다.

 

금당사 대웅보전 경내는 독경 염불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금당사에서 앞산을 바라보니 어느덧 하늘은 새파랗게 되어 있다.

탑영제를 지난다.

마이산 탑사 앞에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미어졌고, 계속하여 학생들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너무도 덥고 사람도 많아, 잠시 휴식하며 사람들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린다.

아이스케이크를 먹으며 열기를 식힌다.

 

마이산 석탑!

마이산 석탑은 1885년 입산하여 솔잎등을 생식하며 수도한 이갑룡(1860-1957) 처사가 30년 동안 쌓아 올린 것이다.

당시에는 120기의 석탑이 있었으나 현재에는 80기만 남아 있다.

이 석탑은 가공되지 않은 천연석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심한 비바람에도 약간 흔들릴 뿐 무너지지 않는 경이로운 석탑이고,

불가사의한 석탑이다

특히 겨울철 탑산에 물 한 사발을 올려놓고 기도하면, 역 고드름이 하늘을 향해 자라나는 신묘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석탑을 따라 탑사에 오른다.

탑사에서 앞을 바라보니 움퍽움퍽 패인 바위봉과 석탑 전경이 시원하게 보인다.

탑사를 지나 걸어 오르니 2기의 천지탑이 있다.

움퍽움퍽 패인 마이봉 벽에 능소화가  붙어 자라고 있는 것이 보인다.

여름 능소화가 피면 아름다울 것이다.

 

마이산 탑사 / 潤疇 목필균 

알면서 저지른 죄가 더 크다지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알 수 없는 이 세상에 

죄 없이도 평생을 고개 숙이고
돌탑을 쌓으며 정진해 온 이갑용 도사가 있어
마이산에 탑사를 열었다 

하늘 같다는 지아비로, 대지를 품은 지어미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천지탑이 되어 
어리석은 중생들 품으라 이르니 

해묵은 능소화는 절벽을 오르고
겨울엔 고드름도 하늘을 향했다는데
쓰고, 달고, 시고, 짜고, 매운 세상살이
쏜살같은 흘러가는 세월을
갖가지 형상으로 눈앞에 보여주는 돌탑 

태풍에 흔들릴 수 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수사를 가기 위해 다시 내려와  탑사 앞 산길로 오르는 계단을 오른다.

매점이 나온다.

은수사 뒤로 솟아있는 바위가 암마이봉이다. 

코끼리와 흡사히 닮았다.  코끼리와 닮은 코끼리봉이며 암마이봉이다.

 

 

 

매점 앞 평상에 배낭을 벗어 놓고 휴식한다. 

사계의 마이산과 역고드름 사진이 걸려 있다.

나무그늘에 앉아 있으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

냉음료를 마시니 금방 무더위가 가시고 몸의 열기가 식는다.

 

암마이봉 밑에 있는 절이 은수사다.   

은수사의 사시사계는 언제나 아름다운 곳일 것 같다.

은수사 앞 뜰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다. 

작약. 수염패랭이꽃, 엉겅퀴. 금낭화 등....

또한 마이산 줄사철나무 군락지이기도 하다.

 

무량광전 옆으로 돌아가면 약수가 있는데, 이 약수는 섬진강의 발원수가 된다고 한다.

겨울철 정화수를 떠 놓고 밤새 두면 역고드름이 생긴다고 한다.

 

차디찬 약수를 마시고,  키가 큰 청실배나무 밑 그늘 쉼터에 앉는다.  

바위가 움퍽움퍽 패인 암마이봉과 무량광전이 보인다.

 

 

 

무량광전 앞에는 큰북이 있다. 

북을 세 번 치면 1년 동안 무병장수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북을 치고 지나간다. 

암마이봉과 은수사의 풍광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다. 

 

"신비로운 마이산, 불가사의한 마이산 석탑"의 진면목을 보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주마간산.  국토종단 길에  한번 느끼고 지나갈 뿐이다.

언젠가 다시 또 찾아보아야 할 곳이다.

 

마이산을 넘어 북매표소를 지나 진안을 지난다.

용담호, 상전을 지나 죽도교를 건넌다.

 

이제부터는 금강을 따라 걸어간다.

가파른 구불구불한 고개 언덕을 걸어 올라서니 죽도마을 입구 이정표가 나온다.

죽도유원지 앞 죽도에서 대양천이 금강과 합류한다.

 

뙤약볕 속 아스팔트 길을 쉬임 없이 걷다 보니  발바닥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대양천 따라 내리막 길을 한참 걸어가니 천반산 자연휴양림 입구 표시가 나온다.

 

섬계에 도착한다. 

대양천이 흐르는 깊은 산속 마을이다.

섬계는 천반산 등산로 입구 마을이다.

여름 한철 피서객과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주인이 없는 '섬계산장' 민박집 평상에 앉아 전화를 하니 밭에서 일하고 있던 주인아주머니가 잠시 후 들어오며 반긴다.

아직 여름철이 되지 않아 청소하지 않았다며, 평상과 방을 청소한다.

이곳 지하수는 너무 차 찬물에 샤워하면 감기가 들 수 있으니 난방을 켜 놓을 테니 조금 있다 샤워하라고 한다.

식사를 준비해 놓겠다고도 한다.

너무도 친절하고 싹싹한 아주머니시다.

 

지금까지 늘 그렇게 하여 왔던 데로 찬물에 샤워한다.

머리와 다리에  찬물을 뿌려 열기를 식힌 후 온몸을  찬물로 씻는다. 

찬물로 샤워하며 뜨거운 몸을 식히면  피로가 빨리 풀리는 것 같다.

 

오늘 걸은 길  :  사선대-주천교-745번 도로-회봉리 온천삼거리-좌포터널-풍혈냉천-마령-마이산 남부매표소-마이산탑사-은수사-

                        북부매표소-진안-30번 도로-언건삼거리-49번 도로-상전-죽도교-천반산 자연휴양림입구-섬계

금일 보행 거리 :  42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