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산화를 새로 구입하다

2009. 6. 19. 15:50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등산화를 새로 구입하다

2009.5.19. 화요일  맑음

 

04 : 30 분  난방을 OFF 시키고 민박집을 나선다.

곡성읍 읍내리를 지나 17번 도로로 진입하여 걷다 보니,  바로 옆으로 농로가 나 있다.

가드레일을 넘어 농로를 따라 걷는다.

넓은 들이다.

들꽃을 보기위해 기웃거리며 걷는다.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민가 근처에 잠시 머물고 있으려니 개가 요란하게 짖는다.

너무도 요란하게 짖으니까  주인이 나온다.

사진기를 들고 있는 나를 보더니 다시 들어간다.

 

 

 구름 때문인지 일출이 잘 되지 않는다.

개가 너무도 짖어 마을 사람들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떠난다.

고재삼거리에서 840번 도로로 들어선다.

이 길은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섬진강 길이다.

 

 

 갓길은 꽃씨를 뿌려 사람이 다닐 공간이 없다.

다행히 이른 아침이고 차량 통행도 많지 않은 길이라 걷는데 불편함이 없다.

구불구불 사형의 섬진강을 따라 걷는다. 길 따라 걷는다.

 

 

 

이곳을 흐르는 섬진강은 부드럽고, 고요히 머무는 듯 유유하기만 하다.

섬진강이 저러하니 나의 마음도 고요하고 넉넉해진다.

 

묵상하며 걷다 보니 청계동에 다다른다.

청계동과 양대박장군 유래비를 바라보고 청계동자연휴식지로 들어간다.

조금 들어가니 왼쪽으로 다단계로 떨어지는 폭포 계곡이 보인다.

배낭을 풀어놓고 바위에 앉는다.

상쾌한 바람이 청계골을 타고 불어온다.

심호흡하며 산 기운을 마신다. 

물소리가 우렁차다.

 

 

 

수통에 차거운 물을 가득 채우고 배낭 메고 일어나 또 걷는다.

청계동교를 건너 730번 도로를 따라 대강면을 향하여 걸어간다.

 

섬진강 제월리 습지를 촬영하기 위해 도로 옆 가드레일을 넘어 내려서니,

웬 횡재.  마삭줄 흰꽃이 무더기로 피어있다.

 

 

 섬진강 제월리 습지를 조망해 본다.

 

 

 

나무농장과 나무 묘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갈수록 산기슭과 들엔 온통 묘목만 보인다.

여기가 남원시 최서남단에 위치한 대강면이다.

대강면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순창군과 곡성군을 경계한다.

또한 호남지역 최대 묘목 생산지이고 묘목특화지역으로 육성되고 있다.

270여 농가에서 벚나무. 백일홍. 화살나무. 이팝나무. 조팝나무. 개나리 등 100여 종 약 5천여만 주의 묘목이 생산되고 있다 한다.

 

석촌삼거리 슈퍼에서 생수를 구입하고 순창에 가면 등산화를 구입할 수 있는지를 주인에게 묻자, 옆에서 듣고 있던 한 노신사가

순창에 가도 등산화 구입하기가  어렵고 혹 장날이면 구입할 수도 있다 한다. 

오늘은 장날이 아니니, 남원에 가라고 한다.

버스시간을 묻자, 자기도 지금 남원시로 가는 중이니 자기 승용차를 타라고 한다.

지금 도보여행 중인데 신발이 적어 물집이 생겨 걸을 수 없어 새 등산화를 구입하려 한다 하니, 이마트 앞에서 세워 주겠다 한다.

 

대강면 사람들은 누구나 묘목을 기른다고 하며, 많은 구수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묘목이 흔해 남원 가는 길 도로에 가로수로 백일홍 묘목을 심어 놓았다고도 한다. 

앞으로 3-4년 후에는 이 길이 백일홍 꽃 길이 될 것 같다.

이마트 정문 앞까지 차를 운전하고 가서, 차에서 내릴 때 천천히 내리라며 염려까지 해 주신다.

그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다양한 사이즈의 등산화는 없고, 유일하게 275mm 방수누벅 중등산화만 재고로 있다.

나에게는 상당히 큰 사이즈이지만 신어 보니 발 좌우앞뒤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으니까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이 등산화를 구입한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때 이 등산화를 구입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다.

이 등산화를 신고부터 발가락에 통증이 다시 오지 않았고, 무사히 국토종단을 끝마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 구입한 등산화를 신은 후,  그동안 신었던 등산화는 우체국에서 택배로 서울 집에 부친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 보니까 신발이 커서 다소 걸리적거리긴 하지만, 발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무엇보다 좋다.

이제는 얼마라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김밥집에서 된장찌개백반을 먹고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 걸려 대강면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제 다시 도보여행이 시작된다.

 

대강면에서 745번 도로를 걸어 방동리 월탄리를 지난다.

구불구불한 아름다운 하얀 길이 있는 전원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다시 섬진강을 만나 대풍교를 건넌다.

두승리 건곡리를 지나니 발바닥이 뜨거워져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양말을 벗고 휴식한다.

 

전용 보도가 나타난다. 순창읍에 들어 선 모양이다.

터미널 근처 모텔에 숙소를 정한다. 

목욕하고 빨래하고 발 소독하고 약 바르고 밴드를 붙인다.

 

구입할 물품도 있고 식사도 할 겸 숙소를 나선다.

내일을 위해 탈지면. 후시딘. 닥터밴드(대, 소). 배터리 1.5V. 물티슈. 행동식품을 구입한다.

오랜만에 삼계탕을 주문하여 식사한다.

 

 

오늘 걸은 길  :  곡성-읍내리 17번 도로옆 농로-고재삼거리-840번 도로-청계동교-730번 도로-대강면-745번 도로-방동리-대풍교

                        - 두승리-건곡리-순창읍

금일 보행거리  :  26 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