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9. 13:53ㆍ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보성강과 섬진강이 합류하는 압록
2009. 5.17. 일요일 비 온 후 흐림
풍경소리 들으며 잠을 잤고 풍경 소리 들으며 눈을 뜬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목탁소리를 듣고 공양실로 간다.
오늘도 역시 녹두죽이다.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을 입에 넣고 천천히 먹는다.
고마움을 느끼기 위함이다. " 그 여러날 비바람 땡볕 속에 익어온 쌀 아니던가."
" 이틀간 잘지내고, 잘 먹고 갑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인사하고 공양실을 나온다.
선정실로 돌아와 배낭을 꾸리고, 우의를 입고 경내를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발은 많이 나았다.
왕벚꽃 길을 천천히 걸어 내려간다.
한번 걸은 길은 다시 걷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대원사에서 주암조각공원 까지는 군내버스를 타기로 한다.
버스가 마주 오고 있다.
회차하여 만날 때 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버스에 탑승한다. 버스에 탄지 10여분 만에 서재필선생기념공원 앞에서 하차한다.
이제 여기서 부터 송광사 까지 걸어가는 것이 오늘의 짧게 짜인 여정이다.
발에 휴식을 주어 낫게 하기 위함이다.
하얀 찔레꽃이 유독히 많이 핀 들길이다.
찔레꽃 향이 코끝에 묻어난다.
어느 듯 우산동 고인돌 공원이다.
고인돌 공원을 구경하고 주암호를 따라 걷는다.
주암호의 물은 속살이 보일 정도로 저수량이 적다.
곡천교를 건너 신평리로 걸어간다.
신평리는 넉넉하고 평화로운 마을처럼 보인다.
기와 담장 너머로 빨간 장미꽃이 화사하게 고개를 들고 웃고 있다.
신평천을 따라 송광사로 간다.
때죽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하얀 꽃이 달려 있다.
마음이 맑아지고, 머리가 쇄락해진다.
송광사 주차장을 지나 산채비빔밥집에 들어가 식사하고, 민박집을 같이 운영하기에 배낭을 풀어 방에 두고 카메라만 메고
송광사로 향한다.
편백나무 우거진 숲길을 지나고, 낙하담 연등을 지난다.
송광사 대웅보전 주변 화단에는 작약꽃이 활짝 피어 있다.
승보전을 돌며 벽화를 본다.
초전법륜. 정혜결사. 삼일수심. 단비구도. 육조점두. 십우도를 차례차례 보아 간다.
우렁우렁한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처소로 돌아온다.
오늘은 충분한 휴식만을 취하기로 한다.
오늘 걸은 길 : 주암호조각공원- 우산리 고인돌공원-곡천교-신평리-송광사 삼거리-송광사
금일 보행거리 : 14km
2009.5.18. 월요일 맑음
04 : 20분 숙소를 나서니 멀리서 닭이 울고 있다.
신평천을 따라 서서히 밝아오는 산야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간다.
걸을 수 있는 발 상태다.
신흥리를 지난다. 주암호에 여명이 트 오기 시작한다.
오봉리 마을을 지난다. 앵두나무에 빨간 앵두가 투명한 빛을 발하고 있다.
모처럼 둥근 햇살이 퍼지기 시작한다.
나뭇잎 사이로 빛나는 햇살은 싱그러운 연녹색 잎을 더욱 찬란하게 한다.
오봉리 마을 집들에는 앵두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문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창촌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이 18번 도로와 22번 도로가 갈라지는 곳이다.
묵사동. 압록으로 가기 위해서는 18번 도로를 택해야 한다.
어제저녁을 일찍 먹은 관계로 배가 출출하여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두리번거리다 보니 삼거리에 식당문이 열려 있다.
그동안 줄기차게 변함없이 먹어 온 나의 단골 메뉴 '된장찌개백반'을 주문한다.
전봇대가 가로수인 길을 걷는다.
이곳은 차량 통행량이 적다.
오산리를 지나고 신전리 동암리를 지난다.
묵사동에 도착한다.
묵사동에는 보성강의 지류인 묵사동천이 흐른다.
묵사동천의 아름다운 절경을 만난다.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 장군의 탄생지인 용산제 가는 것은 포기한다.
그동안 헤어져 걸었던 보성강과 다시 만난다.
보성강을 가로지르는 연화교를 건너 죽곡을 향하여 걸어간다.
도로변 보성강이 보이는 경치 좋은 곳 여러 군데군데에, 쉬어 갈 수 있는 원두막을 만들어 놓았다.
바닥은 대나무를 깔아 놓았다.
편히 쉬어 가라는 팻말도 있다.
원두막에 올라 배낭 벗고 대나무 바닥에 앉아서, 뜨거운 발바닥을 식히기 위해 양말을 벗으려니, 물집이 터져 흘른 진물과 양말이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물 마시고 불어오는 바람에 열기를 식히며 휴식한다.
용정리를 지나 경찰승전탑 앞에서 압록교를 건넌다.
먼저 압록유원지를 거쳐 압록대교를 건너 압록역으로 가기 위해서다.
압록교를 건너 좌측으로 걸어가니 온통 매운탕 음식점이고 군데군데 민박 집이 있다.
압록대교를 건넌다.
여기가 바로 보성강과 섬진강이 합류하는 압록이다.
일림산 제암산에서 발원한 보성강은 섬진강 제1지류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북쪽으로 흐르는 강이다.
126.75km의 긴 여정을 이곳 압록에서 섬진강에 몸을 맡김으로써 끝낸다.
압록역을 둘러보고 지난다.
압록역부터는 17번 도로를 따라 걷는다.
섬진강과 철로와 도로가 나란히 논곡나루터까지 이어진다.
이도로는 교통량도 많고 덤프 차량과 트럭이 많이 지나다닌다.
게다가 갓길은 거의 없다.
걷는데 위험을 느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논곡나루터에 다다르니 섬진강 휴게소 간판이 보이고 자전거 대여소도 보이고 자전거 길이 섬진강 옆으로 조성되어 있다.
음식점은 문이 잠겨 있다.
17번 도로로 더 이상 걸어가기가 싫어 자전거 길을 걷다가 두기세월교를 건너 반대편 9번 도로로 간다.
이 도로는 시멘트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반복된다. 때로는 가파른 고개를 넘어가야 하기도 한다.
이 길이 바로 섬진강 알짜 트레킹 코스다.
산 밑 기슭으로 섬진강을 따라 비포장 도로를 걷는다
매실 농장을 지난다.
매실이 토실토실 익어가고 있다.
호곡나루터에 다다르니 줄배가 있다.
도깨비방망이를 든 도깨비 조형물, 섬진강 무익조 조형물도 보며 걸어간다..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사람이 내 앞에서 멈추고 내린다.
자기도 도보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인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한다.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몽골에 지프차 여행을 다녀왔는데, 도보 여행자는 꼭 가 보아야 하는 곳이라며, 몽골 여행을 강력히 권한다.
갈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아 수 인사하고 헤어진다.
침곡교를 걷는다.
보 위로 난 길이다.
이제 다시 17번 도로로 걸어 올라 걷는다.
오곡을 지나고 심청골철도공원(옛 곡성역)에 도착한다.
비록 걷기가 어렵지만 철도공원을 둘러본다.
곡성읍내로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이곳 심청골로 와서 민박집을 잡고, 육회비빔밥으로 저녁 식사를 한다.
곡성읍에는 등산화를 파는 등산점이 없단다.
오늘 걸은 길 : 송광사-문길삼거리-창촌삼거리-묵사동-연화교-죽곡-압록교-압록역-섬진강휴게소-자전거길-두기세월교-
9번 도로-두기리-호곡리-침곡교-17번 도로-오곡-곡성침곡교-17번도로-오곡-곡성
금일 보행거리 : 4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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