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2. 09:49ㆍ도보여행기/국토종단 길에 오르다
다시 길 위에 서며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발하여, 남해안 해안길을 따라 백련사까지 걷고는 그만이였습니다. 국토종단을 하겠다고 길을 떠난지 4일째 되는 날, 예기치 못한 발가락 부상으로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책을 읽으며 몇 며칠을 보냈습니다. 이제 상처도 아물었고 주변의 일들도 마무리 된 듯 싶습니다. 다시 길 위에 섭니다. 가야 할 길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강진만에서 출발, 탐진강을 거슬러 올라 간다. 장흥 사자산를 넘어 웅치로 가서, 일림산에서 발원한 보성강을 따라 걷고, 대원사.송광사를 지난다. 보성.섬진강이 합수되는 압록 부터는 섬진강을 따라 걷는다. 순창. 옥정호를 지나고, 임실 마령을 지나 마이산을 넘는다. 그 다음은 금강을 따라 걷고, 무주를 지나 영동 황간 모동을 지나 백화산 이 있는 백두대간을 넘어 상주에 도착한다, 낙동강을 따라 걸어 회룡마을로 가고, 월악산 기슭을 걸어 단양 영월에 도착한다. 영월에서부터 정선까지는 동강을 따라 트레킹을 한다. 그리고 장전. 숙암계곡을 지나 진부로 가고, 월정사를 지나 오대산을 넘어 명개리로 간다. 백두대간 구룡령을 넘어 공수전리, 양양에서 동해안을 따라 고성 통일 전망대에 도착한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거리 약 900여 km의 도보여행 길입니다. 짧은 길을 선택하지 않고, 돌아가더라도 가급적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한가한 오지의 길로 갈 생각입니다. 이번에 출발하여 여정을 끝마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 끝마치지 못하여도 상관없습니다. 한 번에 못하면, 나누어서 하면 되니까요. 속박 당하지 않는 걸림이 없는 길, 자유로운 길을 걸을려고 합니다. 천천히 걸어가며 또 다른 세상을 볼려 합니다.많은 소리를 들을려 합니다. 소리없는 소리까지도
많은 것을 볼려 합니다.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도
그리고 또, 버리고 비울렵니다. 버리고 또 비워 여정이 끝날 때 쯤이면,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냥 걷기만 하세요
법정
한 걸음, 한 걸음 삶을 내딛습니다
발걸음을 떼어 놓고 또 걷고 걷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짊어지고 온 발자국은 없습니다
그냥.. 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우리 삶이고 세월입니다
한 발자국 걷고 걸어온 그 발자국
짊어지고 가지 않듯
우리 삶도 내딛고 나면 뒷발자국
가져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냥 그냥 살아갈 뿐..
짊어지고 가지는 말았으면 하고 말입니다
다 짊어지고 그 복잡한 짐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냥 놓고 가는 것이 백번 천번 편한 일입니다
밀물이 들어오고 다시 밀려 나가고 나면
자취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세요
애써 잡으려 하지 마세요
없어져도 지금 가고 있는 순간의 발자국은
여전히 그대로일 겁니다
앞으로 새겨질 발자국, 삶의 자취도
마음 쓰지 말고 가세요...
발길 닿는 대로 그냥 가는 겁니다
우린 지금 이 순간 그냥 걷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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