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자작나무
2024. 12. 26. 11:55ㆍ사진/나무
자작나무 숲
오 석 만
그냥 서서 듣고 싶다
하얀 속살 드러내며
속삭이는 목소리
바람에 만져지는 것들을
그냥 서서 보고 싶다
하얀 몸뚱이 솟아올라
하늘거리는 손떨림
설원 속에 피어나는 것들을
그냥 서서 울고 싶다
자작자작 울먹이는 하얀 몸짓
순백의 아픔
추위 속에 핀 꽃들을
첫날밤을 밝히는
타오르는 불꽃
자작나무 숲에서
하얀 나비 되어
날아오르고 싶다
자작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
최 원 정
하얗게 벗은 자작나무 나목 숲 사이로 아침 해가 빛나고 있다.
자작나무 순백의 향기
눈이 시리다.
은빛 자작나무 사이로 하얀 겨울바람이 분다.
햇살은 눈부신데
잔설殘雪은 산등성이마다
겨울을 깔아 놓았다
철마다 갈아입던 옷 벗어 놓고
하얀 속살을 드러내어
수줍어함일까...
자작나무 사이로는
하얀
겨울바람이 분다
이 추운 겨울에
나목裸木이 된 것이
어디 자작나무뿐이랴...
은빛 감도는
자작나무의 속살에 취해
겨울도
하얀 바람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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