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을 머금은 달개비꽃
2024. 8. 9. 14:05ㆍ사진/야생화
이슬 먹는 풀잎
임 남 규
끄트머리에 간신히 매달린 작은 방울
투명한 거울처럼 담아내는 그 속에
햇볕에 그을린 무지갯빛도 영롱하다
바람에 떨어질 듯 살랑거리는 방울
풀잎은 천성이 여유 있어 더디게 먹는다
새벽 이슬
나 태 주
새벽 이슬과 새들이 와서
만들어 놓은 고요
댓돌 위에
우물터에
그리고 돌계단 위에
서리서리 또아리뱀들처럼
앉혀 놓은 고요
그 누가 깨트릴 수 있으랴.
풍경소리도 깨트리지 못하여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낙엽들만이
한 잎 한 잎
고요를 보탤 뿐이다
나 또한
고요를 보태는
한 잎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