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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조경철천문대 밤하늘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조 병 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그 말과 만나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시의 들판이 될 때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나의 하늘이널 생각하는 말로 가득히 차서그게 반짝이는 넓은 별밤이 될 때난 행복했다 행복을 모르는 내가그 행복을 네게서 발견하여어린애처럼 널 부르는 그 목소리가바람이 되어기류(氣流) 가득히 네게 전달이 될 때난 행복했다 아, 그와 같이 언제나먼 네가 항상 내 곁에 있는 생각으로그날그날 적적히 보낼 때공허(空虛)처럼 난 행복했다 "어쩌면 나는 광대한 우주의 모래밭에서 한 줌도 되지 않는 모래를 손에 쥔 채 노니는 어..
2025.03.25 -
어느 날의 동해 해변
바다로 가면박 인 혜 거센 파도를 내며온몸으로 울면서도바람이 쉼 없이 달리는 것은동쪽 끝의 빛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바다는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있었다 적은 가슴 바다에 담그면넓은 마음 내게 보여 주었지폭풍을 뚫고 가는 그곳에는새벽 별이 먼저 기다리고 있다 산맥과 파도도 종 환 능선이 험할수록 산은 아름답다능선에 눈발 뿌려 얼어붙을수록산은 더욱 꼿꼿하게 아름답다눈보라 치는 날들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놓은외설악의 저 산맥 보이는가모질고 험한 삶을 살아온 당신은그 삶의 능선을 얼마나 아름답게 바꾸어 놓았는가험한 바위 만날수록 파도는 아름답다세찬 바람 등 몰아칠수록파도는 더욱 힘차게 소멸한다보이는가 파도치는 날들을 안개꽃의터져 오르는 박수로 바꾸어 놓은 겨울 동해바다암초와 격랑이 많았던 당신의 삶을당신은 얼..
2025.03.24 -
가지 않은 길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숲 속에 ..
2025.03.19 -
남산서울타워
봄길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되어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이 오는 이유오 보 영 내가 네게로 오는 건다너를 위해서다 날 기다리는 네게날 필요로 하는네게기꺼이 다가가 네가 원하는 따사함을듬뿍 안겨주기 위해서다 또한 내가네게로 꼭 가야만 하는 이유는네 생명을 소생시키기 위해서다 겨우내 숨죽이며 지냈던네게포근한 온기를 전해새싹을 돋워주기 위해서다 푸른 꿈 펼쳐나갈네 삶을 보다 활기차게 응원하고 싶어서다 난 너를 많이 사랑하니까내가 할 수 있는..
2025.03.18 -
순천 금전산 금둔사 납월매, 백매, 청매
□순천 금전산(金錢山) 금둔사(金芚寺) 납월매(臘月梅), 백매, 청매 "매화감상, 탐매의 즐거움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봄의 전령을 하루라도 빨리 맞고 싶어 눈이 채 녹기도 전부터 눈 속에서 피어날 매화를 찾아 길을 재촉한다. 이른 봄 처음 피어나는 매화를 찾아가는 것을 '심매(尋梅)' 또는 '탐매(探梅)'라고 한다. 아직 겨울이 다 지나기 전, 꽃송이가 처음 벌어질 무렵의 매화를 찾는 것이 심매(尋梅)라면, 만개한 매화를 찾아 그 화사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관매(觀梅), 상매(賞梅) 또는 방매(訪梅)라고 한다.....매화를 감상하려면 우선 매화를 대하는 마음의 자세부터 달라야 한다. 마음속에 상념이 가득한 상태로는 고결하고 아름다운 매화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가 없다. 상념을 떨쳐 마음을 비우고 매..
2025.03.09 -
그리운 섬 독도(獨島)
그리운 섬 독도(獨島)서시박 정 선 보라!태양이 박차 오른 동해를 보라갈매빛 물결에 닦아온저 푸른 눈빛여기에 내 모국의 언어가 있다소멸할 수 없는 내 역사가 있다때때로 무서운 탑상구름이나 검붉은 적란운이하늘을 덮고거센 돌풍이 바다를 뒤흔들어도구름은 자취 없이 흩어지고 물은 다시제자리로 돌아오는 순리 앞에오직, 정직한 역사만이 민족의 장래를영광스럽게 꽃 피운다는엄숙한 말씀이 있다 세월이 물같이 흐르고까마득히 흘러갈수록 새롭게 떠오른 그날서기 512년 신라 22대 지증왕 13년을 기억하라독도의 모도(母島) 울릉도를 병합하여 신라 영토로복속시킨 이사부 박이종을 기억하라자식이 어미를 따름 같이일찍이 모도 울릉도를 따라신라를 거쳐 고려와 조선을 거쳐한반도의 분신으로 단련된탄탄한 뼈와 살과 호흡을 헤아려 보라이 지..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