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6. 11:09ㆍ천문, 천체/밤하늘 여행
우(宇)라는 한자에는 '공간적인 넓이', 그리고 주(宙)라는 한자에는 '시간적인 넓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우주의 별들은 마치 그림이나 조각처럼 움직임을 멈추고 오직 침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우리들 인간은 탄생의 순간을 맞고, 생각지도 않은 시간에 휘말리며, 마침내는 나이가 들어 죽어간다. 별도 전적으로 마찬가지다. 지금도 우주의 어딘가에서 별이 태어나고, 우주의 어딘가에서는 별이 죽어 가고 있다. 우주에 퍼져 나간 별의 파편은 우주 공간을 떠돈 다음, 또 다른 별을 탄생시키는 재료가 된다, 더욱 큰 규모로 보면, 은하끼리도 엄청난 속도로 접근하고 마침내는 충돌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주는 결코 움직임을 멈춘 세계가 아니라, 실로 다이내믹한 격동의 장(場)인 것이다. 이 우주의 넓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득히 먼 우주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Newton 특별 부록'에서 >
조경철 천문대에 떠오르는 사냥꾼(Hunter) 오리온(Orion)
(2020.10.22-23)
일몰 후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토성 목성 상현달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토성과 목성은 앞으로 나날이 더 근접하여 2020년 12월 21일이 되면, 목성과 토성의 대근접 천문 현상이 일어나, 이 둘은 너무나 가까워 마치 붙어 있는 것처럼 일몰 직후 볼 수 있다. 이 정도의 대근접은 20년 만이라고 한다. 상현달 아래쪽으로 은하수의 중심 궁수자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자정이 지나고 있다. 동쪽 하늘 지평선 도심의 광해 위로 푸른색 산개성단인 플레이아데스 성단(Pleiades star cluster)이 떠오른다. 이어서 별의 이름이 '따라오는 자'라는 의미를 가진 황소자리 알파별인 적색 거성 '알데바란(Aldebaran)'이 떠올라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따라가고 있다.
사냥꾼(Hunter) 오리온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적색 초거성 베텔게우스(Betelgeuse)와 오리온의 허리띠(Orion's Belt) 그리고 푸른색 거성 리겔(Rigel)이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다. 시리우스(Sirius)가 마지막으로 떠오르며 겨울철의 대육각형(다이아몬드)가 완성되어 청명한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는다.
밤은 이제 무르익어 가고 새벽을 향하고 있다. 북쪽 하늘 오른쪽에는 북두칠성 긴 국자가 반공(半空)에 걸려 있고, W자 카시오페이아는 반대편 하늘 높은 곳에서 북극성을 축으로 북두칠성과 동심원(同心圓)을 그리고 있다.
동쪽 하늘에 샛별(금성)이 나무 가지 사이로 솟아오른다. 이따금 사자자리 유성우가 빛을 발하며 빗금을 긋는다. 어느덧 서쪽 하늘로 이동한 겨울철의 다이아몬드가 찬란히 빛나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로 화성이 지고 있다. 밤을 지새운 새벽의 찬란한 뭇별을 바라보며, 한 순간도 멈춤이 없는 대우주의 운행 속에서 장엄한 우주의 일원이 된 밤이었다.
사 랑
정 용 진
그대는 누구 이길래,
고요히 앉아 있어도
속마음에 가득 차오르고
문을 닫아 걸어도
가슴을 두드리는가.
내가 찾지 못하여
서성이고 있을 때
그대 마음도 그러하려니
차가운 돌이 되어
억년 세월을 버티지 말고
차라리
투명한 시내가 되어
내 앞을
소리쳐 지나가게나,
골목을 지나는 바람처럼
바람에 씻기는 별빛같이
그대는 누구 이길래,
이 밤도
텅 비인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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