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란 무엇인가

2019. 7. 21. 20:13천문, 천체/천문, 천체

덕유산 향적봉 은하수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을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이요, 다른 하나는 내 속에 있는 도덕률이다.'  - 칸트의 묘비명

 

별이란 무엇인가

하늘 높이 떠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별,

우리 인간하고는 별 관계도 없는 듯 아득하게 보이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별의 뜻은 심오하다.

별이 없었다면 인류는 물론, 어떤 생명체도 이 우주 안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체는 별로부터 그 몸을 받았다.

그러므로 별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어버이다.

하지만 생자필멸이라고, 별에게는 생로병사의 일생이 있다.

별도 뭇 생명들처럼 태어나고, 진화하고, 이윽고 죽는다.

비록 그 수명이 수십억, 수백억 년이긴 하지만.

 

태초에 대폭발(빅뱅)이 있었다.

우주의 시공간과 물질은 그로부터 비롯되었다.

폭발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기 시작한 우주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대폭발로 탼생한 우주는 강력한 복사와 고온 고밀도의 물질로 가득 찼고, 우주 온도가 점차 내려감에 따라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와 

약간의 헬륨이 먼저 만들어져 균일한 밀도로 우주 공간을 채웠다.

그러니까 만물은 이 수소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폭발 후 10억 년이 지나자 원시 수소가스는 인력의 작용으로 이윽고 군데군데 덩어리 지고 뭉쳐 저 수소구름을 만들어 갔다.

그리하여 띠우주는 엷은 수소구름이 수십, 수백 광년의 지름을 갖는 거대 원자구름으로 채워지고, 

이것들이 곳곳에서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회전원반으로 변해 갔다.

수축이 진행될수록 각 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회전 원반체는 점차 회전 속도가 빨라지고 납작한 모습으로 변해가며, 수소원자의 

밀도도 높아진다. 이윽고 수소구름 덩어리의 중앙에는 거대한 수소공이 자리잡게되고, 주변부의 수소원자들은 

중력의 힘에 의해 중심부로 낙하한다.  이른바 중력수축이다.

 

수축이 진행됨에 따라 밀도가 높아진 기체분자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며 내부 온도는 무섭게 올라간다. 가스공 내부에 고온. 고밀도의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윽고 온도가 1,000만 도에 이르면 사건이 일어난다. 

가스 공 중심에 반짝 불이 켜지게 된다.

수소원자 4개가 만나서 헬륨 핵 하나를 만드는 과정에 결손 질량이 아인슈타인의 그 유명한 공식 E=mc²에 따라 

핵에너지를 품어내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때 가스 공은 비로소 중력수축이 멈춘다.

가스공의 외곽층 질량과 중심부 고온 고압이 평형을 이루어 별 전체가 안정된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방 빛을 발하는 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심에서 핵융합으로 생기는 에너지가 광자로 바뀌어 주위 물질에 흡수. 방출되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줄기차게 표면으로 올라오는데,

태양 같은 항성의 경우 중심핵에서 출발한 광자가 표면층까지 도달하는 데 얼추 100만 년 정도 걸린다.

표면층에 도달한 최초의 광자가 드넓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갈 때 비로소 별은 반짝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타탄생이다.

 

새롭게 태어난 별들은 크기와 색이 제각각이다.

이들 분광형은 고온의 푸른색에서부터 저온의 붉은색까지 걸쳐 있다.별의 밝기와 색은 표면 온도에 달려 있으며, 이 차이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요인은 오로지 질량이다. 질량은 최소 태양의 0.085배에서 최대 20배 이상까지 다양하다. 물론 드물기는 하지만 태양 질량의 수백 배 되는 별들도 있다.
그런데 모든 별은 왜 공처럼 둥글며 서로에게 끌려가지 않는 것일까? 그 답은 중력과 원심력이다. 별의 모든 원소들은 중력이 끌어당겨 서로 가장 가깝게 만들 수 있는 모양이 바로 구(球)인 것이다. 지름 100km 이상의 천체에서는 중력이 지배적 힘으로 형체를 결정한다. 별들이 서로 끌려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뉴턴도 많이 고민한 문제로, 그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 달이 지구로부터 떨어지지 않는 것은 달이 지구의 둘레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 회전운동에서 나오는 원심력이 중력을 상쇄하는 것이다.

그러나 별들의 경우는? 역시 원심력 때문이다.

별도 우리 태양계와 마찬가지로 은하의 중심핵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다. 

뉴턴이 답을 못 찾은 것은 당시에는 은하의 존재 자체를 몰랐기 때문이다.

 

은하끼리의 충돌을 막아주는 것은 은하사이의 거리를 떼어놓는 우주 팽창 때문이다.

어쨌든 지름 수백만 광년에 이르는 수소구름들이 곳곳에서 이런 별들을 만들고 하나의 중력권내에 묶어둔 것이 바로 은하이다.

또 은하들이 무리지어 은하군을, 은하군들이 다시 모여 은하단을 만들면서 온 우주의 거대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별은 우주라는 집을 짓는 가장 기초적인 벽돌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은하의 나선 팔을 이루고 있는 수소구름 속에서는 새로운 별들이 태어나고 있다.

말하자면 수소구름은 별들의 자궁인 셈이다.

 < 이광식의 '천문학 콘서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