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밤하늘

2019. 7. 2. 22:45천문, 천체/천문, 천체

지리산 장터목 여름철 은하수 : 궁수자리와 전갈자리를 보는 것은우리은하의 중심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찻주전자 주둥이 가까이에 지구로부터 3만 광년 떨어져 있는 우리은하의 중심이 감춰져 있다.

 

울산비위 위로 전갈이 누워있다. 목성과 안타레스가 보인다

 

 

여름철 밤하늘  

지구는 이제 태양의 둘레를 절반쯤 돌았다. 은하수가 다시 머리 위 높은 곳에서 호를 그리고 은하의 빛줄기 속에 밝은 별자리가 떠 있는 천상의 드라마 제2막이 시작된다. 궁수자리와 전갈자리 쪽을 보라. 당신은 은하의 중심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쉽게도 북반구의 경우 이 별자리들은 남쪽 지평선 위로 높이 올라오지 않는다.

 

전갈자리는 밝은 별 안타레스가 주도한다. 이 별은 '화성의 라이벌'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런 이름을 얻게 된 건 붉은 빛을 띠기 때문이었다. 전갈자리는 황도 가까이 놓여 있고 화성도 때로 이 길을 거닌다. 붉은 행성과 붉은 별이 제법 짝을 이룬다. 나는 안타레스가 전갈의 붉은 심장이라고 생각한다. 

전갈의 두 발과 지평선 가까이로 내려가 있는 몸 그리고 구부러진 꼬리 끝의 침인 샤울라를 찾아라. 남태평양의 원주민들은 은하수라는 강줄기에 낚시줄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고 상상했다. 이 전갈은 지구상의 모든 동물을 죽이겠다고 오만한 허풍을 늘어놓는 위대한 사냥꾼, 오리온을 벌하기 위해 신들이 보낸 암살자라는 설이 있다. 신들은 그 뒤 오리온과 전갈을 별들 사이에 올려놓았지만 서로 반대편 하늘에 있으므로 다시는 싸우지 못할 것이다.

 

궁수자리엔 밝은 별이 하나도 없으므로 전갈자리와 마찬가지로 남쪽 지평선이 아주 맑지 않는 한 보기가 어렵다. 이 궁수는 반인반마인 켄타우르스로 하늘에 있는 두 마리의 켄타우르스 가운데 하나다.(다른 하나는 남쪽하늘에 있는 켄타우르스자리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 궁수는 켄타우르스들 가운데 가장 온순하고 지혜로운 키론이다. 키론은 비극적인 사고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제자 헤르쿨레스가 쏜 독화살에 맞는다. 키론은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멸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제우스는 이런 키론을 별들 사이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이 별자리에서 켄타우르스의 모습을 찾지는 마라.왜냐하면 절대로 찾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전갈의 꼬리에 차를 붓고 있는 찻주전자를 찾아라. 황도대의 세 번째 별자리가 이 하늘에 있다. 황도대의 동물원에서 유일하게 무생물인 천칭자리가 바로 그것이다. 황도대에는 8과 2분의 1마리의 동물과 4와2분의 1명의 인간이 있다. 이것들을 모두 알아맞힐 수 있는가?

 

찻주전자 주둥이 가까이에 지구로부터 3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수 은하의 중심이 감춰져 있다. 이 영역은 수많은 별과 성단이 태어나는 작열하는 성운과 거무스름한 먼지와 기체로 가득 찬 망원경의 낙원이다. 찻주전자의 북쪽하늘에서는 메시에 천체를 다른 어느 영역보다도 더 많이 볼 수 있다.

'희미한 얼룩들'이 마치 찻주전자의 주둥이에서 나오는 증기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은하의 소용돌이 중심에는 전파와 엑스선과 감마선을 방출하는 궁수자리 A라는 에너지원이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태양의 수백만 배 질량을 가진 거대 블랙홀과 관련있다고 믿는다. 블랙홀은 매우 강력한 중력장을 가진 고밀도의 천체다. 블랙홀은 물질을 끌어당기고 물질은 그 깊은 구렁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 막대한 에너지를 복사한다. 그 구렁 속에서는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다. 우주의 역사 초기에 별과 먼지와 기체가 모여 우리 은하 중심에 이 괴물을 만든 게 틀림없다. 이것은 다른 은하들고 마찬가지다. 이렇게 형성된 은하의 블랙홀은 강력한 빛을 방출했고 우리는 이것을 아주 멀리 있는(그러므로 아주 오래된) 퀘이사 형태로 보고 있다.


안타레스는 일생 말기에 들어선 적색 거성으로 크기로는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를 제외하면 견줄 자가 없다.안타레스가 만약 태양의 위치에 있었다면 그 표면이 거의 목성 궤도까지 뻗쳤을 것이다.이 별의 중심부는 오그라들어 수소와 헬륨을 융합해 탄소, 질소, 규소, 철 같은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초고밀도의 뜨거운 용광로가 되어 있다.이 별이 초신성으로 격렬하게 생을 마감한다면 이러한 원소들을 우주 공간으로 분출해 미래의 별과 행성이 태어날 성간 성운의 일부가 될 것이다.지구와 우리 몸을 이루는 무거운 원소는 모두 초거성 속에서 만들어져 태양과 그 행성들이 태어나기 오래전에 폭발로 우주 공간에 흩뿌려진 것들이었다. 천칭자리의 가장 밝은 두 별은 '북쪽 발톱'과 남쪽 발톱'으로 불리는데, 고대에는 이 별들이 전갈의 일부였지만 로마인들이 전갈의 발톱을 베어내 '정의의 저울'을 나타내는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었다.그리스의 천문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별의 목록에 희미한 북쪽 발톱을 안타레스보다 더 밝은 별로 기록해 놓았는데 실로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고대 이후 이 별의 밝기가 변한 것일까?   

< 쳇 레이모의 '아름다운 밤하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