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나무

2019. 2. 26. 10:57사진/나무

박쥐나무꽃

김 숙 희

 

박쥐나무가

소매에 

오렌지빛 리본을 한들거리며

 

살랑

말아올린 끝단을 매듭 묶어

팔랑팔랑 여름 숲길을

하이킹 가고 있다

 

팔랑팔랑 춤사위에

서풍도 바지 단을 말아 올리고

여름 숲도 머리칼

둥그레 말아 올리고 있다

 

어둔 밤을 비행한 회한이

상고의 연대기를 오르다가

살풋

나비의 꿈을 꾸었나!

잎이 박쥐의 날개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박쥐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꽃의 전체 모습이 여성의 한복 앞섶에 매다는 노리개 모양을 하고 있다.

 

     □박쥐나무

      박쥐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바위가 많은 산의 숲속에서 자생한다. 나무껍질은 회색이며 겨울눈은 갈색 털로 덮여 있다.        잎은 사각으로 된 둥근 심장형으로 어긋나는데 잎몸 끝이 3-5개로 얕게 갈라져 손바닥 모양이    된다.잎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 뒷면에 잔털          이 드문드문 나있다.5-7월에 흰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아래를 향하여 피는데 꽃받침이 고리 모양이고 꽃잎은 선형으로 용수철처럼 뒤로 말리        며 노란 수술이 아래로 길게 늘어진다.꽃의 전체 모습이 여성의 한복에 매다는 노리개의 모양을 이룬다.9월에 둥근 계란형의 열매가 짙은 벽자색        으로 익는다.약간의 독성이 있으나 어린 순을 식용하고, 한방에서 뿌리를 약재로 쓴다.잎이 박쥐의 날개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박쥐나무 

          김 승 기

 

   박쥐도 꽃이 되고 싶었나 보다

   날개를 펼치면

   다 같이 하늘을 나는 세상이건만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의

   새와 짐승 사이에서

   회색분자라고 손가락질당하는 생이 억울해서라도

   풀도 아닌 나무에 매달려

   사랑의 눈길 받고 싶었나 보다

 

   부엉이 올빼미도 밤하늘을 날고

   소쩍새도 밤이 되어야 우는데

   그대와 나

   함께 하늘을 날면서

    낮이면 어떻고 밤이면 어떠랴

 

   하늘이 어둡고 어지러울수록

   黑白論理보다는 兩是兩非論이 세상을 살리는데

   박쥐인생이라고 어찌 줏대 없다 말할 수 있으랴

 

   사랑하는 사람아

   팔색조처럼 어여쁜 얼굴도 아니고

   꾀꼬리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도 지니지 못했지만

   충분히 사랑받을 착한 재주 하나는 있는데

   어찌 그대는 한복치마저고리 앞섶의 노리개만 어여뻐하는가

 

   지금 하늘은 점점 깜깜해지는데

   지내온 어제처럼 낮이어야만 웃을 수 있다는 그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서있는 나,

 

   박쥐도 나무에 매달려 꽃이 되듯이

   나도 이제 그만

   그대 앞섶 옷자락의 노리개로 매달려서라도

   사랑의 눈길로

   환하게 어둠 밝히는 꽃이나 되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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