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서 밤으로의 변화야말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다

2018. 12. 12. 14:25천문, 천체/천문, 천체

설악산 대청봉의 북천일주 별 궤적 -<사진 촬영:2017.9.12>

 

낮에서 밤으로의 변화야말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다.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사라진다고 해서 밤이 그 칠흑 같은 어둠으로 즉시 우리를 둘러싸지 않는다.

하늘은 잠깐 동안 계속해서 더 밝게 빛난다.

우리는 그 모습을 '땅거미' 혹은 황혼이라고 부른다.

'로베로 사전'에 담긴 황혼의 정의는 이렇다. '태양이 지면 즉시 나타나는 흐릿한 빛.'

태양이 넘어가고 나서 어둠이 내릴 때까지 거의 1시간 사이에 하늘의 광도는 40만 배 이상 감소한다.

황혼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대기권이다.

태양은 지평선 아래에 있을 때조차도 빛을 확산시키며 그곳의 대기를 계속해서 환하게 밝혀준다.

우리가 있는 곳의 위도에서는 태양이 지평선 아래 6도만 내려가도 더 이상 햇빛을 통해 무언가를 읽을 수 없게 된다.

12도가량 내려갈 경우 우리 주변에 있는 물체의 윤곽이 희미해지고, 18도 가까이 내려가면 완전히 어두컴컴해진다.

나의 천체 관측은 바로 이 순간에 시작한다.

서쪽의 해지는 방향에서 노르스름한 구름과 오렌지색 구름이 늑장을 부리면, 일종의 아치 현상이 일어난다.

태양이 넘어가는 동안 중천(中天)은 원래의 푸른색을 유지하는 반면, 하늘의 다른 부분은 거의 대부분 색깔이 바뀐다.

이는 지상에서 30여 킬로미터 높이의 대기 중에 위치해 있는 오존층 때문이다.

이 오존층이 햇빛을 여과하며 빨간색과 오렌지색, 노란색은 거의 대부분 흡수하지만, 푸른색은 통과시킨다. 

< 트린 주안 투안의  '마우나케아의 어떤 밤' 중에서 >